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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민도준이랑 헤어지고 나한테 와

최수인은 권하윤이 그 자리에서 죽지 못한 것을 한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물어봤다.

“그때 내가 도준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당신도 거기 있었죠?”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얼굴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도 무시한 채 태연한 척 말했다.

“최 사장님께서 비밀을 지켜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전에 말했듯이, 나는 직업윤리를 잘 지키는 사람이니까.”

최수인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돈이 필요하면 도준한테 주라고 하면 되지 않나? 이백억은 그에게 전혀 큰돈이 아니에요.”

“설마 도준이 안 주는 건 아니겠죠?”

하윤은 미소를 지었다.

“민 사장님께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아서요.”

최수인이 입을 삐죽거리는 것은 분명히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하윤을 쳐다보더니 두 눈이 점점 커졌다.

“그럼, 당신이 나한테 와요. 나는 도준보다 대범하니까!”

“확실해요?”

민도준의 여자를 뺏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최수인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둘은 어차피 길게 만날 수 없으니까 어쨌든 내가 먼저 줄을 설게요.”

하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귀에 거슬렸다.

그녀는 남은 차를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만 가볼게요.”

최수인은 흔들의자에 앉아 한 손으로 접시를 받치고 한 손으로는 찻주전자를 들고 책상에 놓인 족자 상자를 훑었다.

“당신도 참 신중하네요.”

“연기하려면 반드시 진짜처럼 해야 해요.”

하품을 하자 최수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래요. 소식이 있으면 다시 연락할게요.”

하윤이 일어나자마자 그가 한마디 더 했다.

“만약 생각이 바뀌어 나한테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연락해요.”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생각해 볼게요.”

그녀가 너무 자연스럽게 대답해서 최수인은 오히려 어리둥절했다.

그녀가 떠난 뒤, 그는 감탄했다.

“어쩐지 도준이 흥미를 느끼더라니, 확실히 재미있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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