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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어요. 목소리를 들어보니 나이는 별로 많지 않은 아가씨 같았어요.”

장소월은 워낙 혼자 다니기를 좋아하고 인간관계에 신경 쓰는 데에 능하지 않으니, 은경애는 그녀가 참석할 거라는 말 대신 그저 알려주겠다고 대답했었다.

장소월은 초대장을 열어보았다. 아래 적혀있는 이름을 보지 않아도, 위에 글씨만으로도 소현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몇 년이 지났어도, 그녀의 글씨는 여전했다.

생일 파티?

전연우가 밖에서 들어오며 물었다.

“가고 싶어? 내가 같이 갈게.”

“그때 가서 생각해.”

장소월은 손에 들고 있던 금빛 초대장을 내려놓았다. 날짜를 보니 일주일 뒤였다.

아마 허이준이 돌아와 알려줬을 것이다. 허이준을 제외하면 그녀의 귀국 소식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테니.

장소월은 방에 돌아와 입고 있던 검은색 원피스를 갈아입었다.

아이를 은경애에게 맡겨놓으니, 마음이 놓였는지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장소월은 침대에 잠시 누워 휴식을 취했다.

전연우가 언제 침대에 올라왔는지 전혀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었다.

하늘에 천천히 어둠이 내려앉았다.

먼저 깨어난 전연우는 아직 꿈나라에 빠져있는 여자에게 이불을 덮어주고는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 복도에 있던 도우미가 말했다.

“대표님,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전연우가 잠옷 단추를 잠그며 말했다.

“잠시만요.”

장소월은 아주 긴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의자에 묶인 채 큰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사납게 번지는 불길은 조금씩 그녀의 피부를 삼켜버렸다. 한편 전연우는 문 어구에 서서 아이를 안고 있는 송시아와 함께 고통스러워하는 그녀를 외면하고는 매정히 떠나버렸다.

그녀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들어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녀는 절망과 무력감에 휩싸인 채 자신을 집어삼키는 불꽃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꿈속에서의 그녀는 건강한 몸 상태였다...

돌연 심장에서 전해져오는 강렬한 통증에 눈을 번쩍 떴다.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려 베개를 적셨다. 희미한 조명 아래, 전연우가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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