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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엄마... 오빠 왔어요.”

장명주가 돌연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키며 신나게 소리쳤다. 장소월도 고개를 돌려보니, 멀지 않은 곳에 하얀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스무 살 남짓한 대학생 같아 보이는 젊은 남자가 걸어왔다. 그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엄마, 전 오빠한테 갈게요.”

강만옥이 말했다.

“그래.”

그녀가 손에 힘을 풀자, 장명주는 곧바로 흥분하며 그를 향해 달려갔다.

그 순간 장소월은 화들짝 놀랐다. 그의 모습, 특히 그의 눈과 눈썹이 지금 그녀 옆에 서 있는 남자와 무척이나 닮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그는 전연우와 매우 닮아있었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그에게는 전연우가 갖고 있지 않은 순진함과 청초함이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강만옥은 전연우를 한 번 힐끗 보고는 자리를 떴다.

그 후, 장소월도 떠났다.

차에 오르니, 하늘에서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젯밤 제대로 자지 못했던 탓인지, 장소월은 차 안에서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나와 강만옥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

묘지를 떠난 지 10분이 지난 뒤, 전연우가 그녀에게 한 마디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장소월은 줄곧 전연우와 강만옥 사이에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애증의 감정이 존재할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전연우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말했다.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의 순결함을 증명해 주기라도 하는가?

그런 말을 내뱉는다면, 그 자신조차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장소월은 그의 한 마디, 한 단어조차도 함부로 믿을 수 없었다.

별장에 돌아간 뒤.

전연우는 아이를 안은 그녀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걸어갔다. 그의 한쪽 어깨는 이미 비에 젖어 흥건해진 채 말이다.

그때 호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울렸다. 전연우는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자리를 피해 전화를 받았다.

극소수의 전화를 제외하고는, 전연우는 늘 그녀 앞에서 받곤 했다.

그가 걸어 나가자 장소월은 틀림없이 좋은 일은 아닐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전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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