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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기성은은 검은색 우산을 들고 전연우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전연우는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외투를 걸친 채, 서늘한 분위기를 풍기며 장소월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의사가 현관으로 들어왔다.

기성은이 우산을 접고, 도우미가 전연우가 벗어 놓은 외투를 받아 옷걸이에 걸어놓았다. 기성은으로부터 무언가 지시를 들은 도우미는 계단에 서 있는 여자를 향해 걸어갔다.

장소월은 그가 오늘 돌아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차갑게 굳어버린 얼굴로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핸드폰을 은경애에게 돌려주고는 아이를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

별이는 열이 올라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서철용은 청진기로 아이의 상태를 점검했다.

어젯밤 별이를 데리고 정원 산책을 했던 탓일까.

그저 일반적인 기침이라 생각했으나, 이틀이 지나도 전혀 나을 것 같지 않았다. 장소월은 그제야 걱정이 되어 병원에 데려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서철용은 의미심장한 눈으로 전연우를 쳐다보다가 장소월에게 말했다.

“아이는 괜찮아요. 보통 감기예요. 열이 내리는 주사를 하나 맞으면 돼요.”

서철용은 가는 주삿바늘을 아이의 손등에 꽂아 넣었다.

장소월이 의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보통 감기라면 약만 먹이면 되지, 왜 주사까지 맞아요?”

서철용은 정신을 고도로 집중했는지 대답하지 않았다.

전연우가 장소월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철용인 틀리지 않아.”

그때 서철용이 말했다.

“마음이 놓이지 않으면 병원에 가도 돼요.”

“마침 소월 씨 건강 검진 결과도 3일 뒤면 나오니, 그때 별이도 데려오면 되겠네요.”

전연우가 말했다.

“짐 챙겨. 병원 가자.”

장소월은 이유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두 사람이 무언가 그녀에게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서철용과 전연우 두 사람이 입을 맞춘다면 그 간악함은 아무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장소월은 기진맥진한 얼굴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

“나한테 집에서 나가지 말라고 한 건 너야. 그런데 이제 와 또 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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