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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강지훈은 조금 전 문 앞에서 모든 과정을 목격했었다. 소녀는 꽤나 대담했다.

소현아는 그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다. 장소월의 오빠를 마주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두 사람 모두 나쁜 놈 같았다.

그녀는 차에서 내리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서문정의 경호원들이 이미 차를 포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감히 차에서 내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소현아는 목을 움츠리며 감히 그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말했다.

“죄... 죄송해요... 아저씨 차가 제 차랑 너무 많이 닮아서요... 절대 일부러 탄 건 아니에요... 그리고 저 여잔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절 차에서 쫓아내지 않으면 안 돼요?”

아저씨?

강지훈의 매서운 눈동자에 순식간에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못마땅한 감정을 겉으로 나타내진 않았다. 다만 피에 굶주린 듯한 섬뜩한 기운은 무시하기 어려웠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은 그가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선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특히 눈 위에 남아있는 흉터는 그의 악랄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서문정의 기세를 보니 당장이라도 차를 부술 것 같았다.

차 유리는 선텐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안에 있는 사람은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에 있는 사람은 안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앞에 앉아있던 보좌관이 갑자기 차 창문을 내렸다.

보좌관의 어깨에 달린 훈장을 본 경호원은 순간 멈칫했다.

“아가씨, 차를 망가뜨리면 후과를 책임져야 해요.”

서문정은 운전기사의 어깨에 달린 훈장을 발견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뒷좌석 밑에 웅크리고 있는 소현아를 바라보며 분노에 찬 표정으로 손을 휘젓고 몸을 돌렸다.

소현아는 떠나는 그들을 조심스럽게 살핀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깜짝이야, 무서워 죽겠어...”

그녀는 잔뜩 겁먹은 토끼처럼 소심하게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아가씨, 이름이 뭐예요?”

강지훈은 여느 여자의 향기와는 다른, 아주 자연스러운 달콤한 체취를 맡았다. 이는 그로 하여금 얼굴을 찌푸리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감정이 꿈틀거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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