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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강이한은 이 일을 조용히 처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지음이 사실을 알고 태도로 보아 무언가를 할 것 같았다.

강이한이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아.”

“그 전제가 내가 사과하는 거고?”

그가 양보할수록 유영은 더 거칠게 파고들었다.

허리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

“한지음한테 가서 전해. 어디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라고.”

말을 마친 유영은 몸을 비틀어 강이한의 품을 떠났다.

조금 전까지 누그러진 말투로 그녀를 대하던 남자의 얼굴이 급변했다.

그게 자신에 대한 실망이라는 것을 유영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말 할 자격이 없었다.

그녀는 말없이 반대편으로 걸어가다가 분이 안 풀리는지 뒤돌아서서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증거, 나서원 씨한테 받은 거지? 어디서 찾아냈는지 확인은 해봤어? 그리고 어떤 경로로 한지음 귀에 들어갔을까?”

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갑자기 가슴이 철렁했다.

유영은 곧장 소은지가 있는 오피스텔로 찾아갔다. 자고 있던 소은지가 잠옷을 입은 채로 달려나와 그녀를 안아주었다.

“네 전화 받고 아침 만드느라 씻지도 못했어.”

그 말을 들은 순간 유영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청하시에서 소은지는 그녀의 유일한 친구였다. 사실 긴 악몽에서 깨어나 회귀했을 때, 바로 이곳으로 옮겨와서 살고 싶었다.

홍문동 저택에 있는 것만으로 그녀에게는 지옥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게 뭔지 알기에 친구에게까지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아침을 먹고 왔다고 말하려던 유영은 머리가 산발이 된 채로 서 있는 친구를 보고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배고프다. 빨리 밥 먹자.”

“그래.”

소은지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키 차이가 제법 났기에 두 사람이 같이 서 있으니 소은지가 언니 같았다.

유영은 소은지가 준비해 준 샌드위치를 먹으며 과거를 회상했다. 강이한과 함께 살게 된 뒤로 아침은 항상 한식으로 고집해 왔다.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입맛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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