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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아침 식사가 끝난 뒤, 유영은 소은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을 자고 있던 소은지는 친구가 해외에서 귀국했다는 얘기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너 돌아왔어?”

“응, 곧 너 있는 곳으로 갈 거야.”

“그래. 오전에 반차 낼 테니까 이쪽으로 와.”

“그래.”

전화를 끊은 뒤, 유영은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맨몸으로 집을 나섰다.

이곳에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가지고 싶지 않았다. 옷차림도 어제 입고 왔던 대로였다.

그들이 사는 홍문동 아파트는 도심과 좀 떨어진 호화 아파트라 워낙 거대해서 바깥까지 나가서 차를 잡아야 했다.

길가에서 30분이나 기다렸지만 워낙 외진 곳이라 차가 잡히지 않았다.

이때, 외제차 한대가 빠른 속도로 질주하더니 그녀의 앞에 멈추어 섰다.

유영이 짜증을 내려던 순간, 반쯤 열린 차 창밖으로 강이한이 싸늘한 얼굴을 내밀었다.

“타.”

명령조가 다분한 말투였다.

유영이 거절하려는데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 않아. 예전에는 당신 봐서 주변인들한테까지 압력을 넣지 않았어. 그래도 10년 같이 산 정이라는 게 있으니까.”

“지금 무슨 말을 하지?”

분명한 협박이라는 건 유영도 알고 있었다.

강이한은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 여자가 미친 행세를 하지만 않았어도 절대 이런 식으로 협박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유영은 마지못해 차에 올랐다.

“어디로 가는데?”

그녀가 물었다.

강이한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싸늘하게 대꾸했다.

“병원.”

병원 얘기가 나오자 그의 의도가 뻔히 보였다. 3개월이나 지났는데도 그는 하나도 깨달은 게 없었다.

시간만 길게 연장되었을 뿐, 지난 생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똑같이 벌어지고 있었다.

유영은 뻔히 알면서도 그에게 물었다.

“거기 가서 뭘 어쩌라고?”

강이한이 말했다.

“당신이 납치범을 사주한 사실을 지음이가 알았어.”

“그래서?”

“그렇게 과분한 걸 바라지는 않아. 사과만 한다면 그냥 넘어가겠대. 무리한 요구가 아니잖아.”

하!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니!

유영은 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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