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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지금 정말 강이한에게 단 일말의 감정이라도 남았더라면 이유영은 꼭 사람을 불러서 한지음을 집에서 내쫓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영은 그러지 않았다!

그저 한지음이 입고 있는 임부복이 좀 눈에 거슬렸을 뿐이었다. 필경... 두 사람도 전에는 사이가 그렇게 깊고 치열했는데 이제는 정말 과거밖에 안 남은 것 같았다.

한지음은 오히려 사양하지 않았다. 하인은 그녀를 부축하여 식탁에 앉힌 후 그녀의 앞에다 몇 개의 음식을 갖다 놓았다. 한지음은 몇 모금 먹어보더니 입가에는 쓴 미소를 지었다.

“넌 지금 정말 잘 지내고 있구나!”

“...”

이유영은 한지음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그저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내려놓았다.

한지음은 가슴이 따끔거렸다.

이유영은 두 눈을 가리고 있어도 한지음의 몸에서 자신과 조금 다른 기운을 느꼈다. 그건 마치 유감,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

예전에 한지음은 정말 히스테리 할 정도로 이유영을 미워했다. 하지만 지금 못 믿을 만큼, 한지음의 몸에서 전혀 이유영에 대한 미움을 느낄 수 없었다.

“말해 봐. 무슨 일이야?”

이유영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필경 이유영과 한지음 사이에는 서로 이야기 나눌 옛정도 없었다.

특히 얼마 전, 사무실에서 두 사람 사이에 그런 불유쾌한 일도 있었으니 더욱 나눌 얘기가 없었다.

하지만...

예전에 이유영을 만나기만 하면, 한지음은 그저 쉴 새 없이 이유영더러 강이한 곁을 떠나라고 재잘재잘 얘기했었다. 아니면 이유영이 어떤 사람인지 비하하면서 그녀에게 모욕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한지음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한지음은 온몸의 기운은 그렇게 무거운데 그저 이유영의 방향을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유영은 눈썹을 치켜들며 물었다.

“고의로 임부복을 입고 나한테 보여주는 거야?”

전에 사무실에서 임신했다고 말한 지 얼마나 됐다고, 지금 배도 안 부어올랐는데 벌써 임부복을 입었다.

특히 지금 한지음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기운은 전에 사무실에서 유 아주머니가 계실 때랑 완전히 달랐다...

사무실에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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