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881 - 챕터 890
1009 챕터
제881화
“뭐라고?”하은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택양씨가... 너를 쫓아다녔다고?”심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은 얼마 없어. 원래 쓰던 카카오톡 계정도 이미 쓰지 않아서 그 사람이 나에게 보낸 메세지도 너에게 보여줄 수 없어. 믿든 믿지 않든 네 마음대로 해.”하은설은 아무 말도 없었다.심유진은 내심 실망한 내색이었다.심유진은 그녀와 자신의 오랜 우정이 두 달 만난 쓰레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니 씁쓸했다.“허택양이 너에게 접근한 건 너한테 첫눈에 반해서가 아니야. 목적을 가지고 너한테 접근한 거야. 너를 이용해 나와 태준 씨를 무너뜨리고 YT 그룹과 자신의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야.”심유진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으나 하은설의 귀에는 그렇듯 거슬렸다.“네가 어떻게 택양 씨가 나한테 첫눈에 반하지 않은 걸 알아? 네가 어떻게 그 사람이 나를 안 좋아하는지 알아? 심유진, 너무 오만 떨지 마. 모든 게 너를 둘러싸고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말라고.”하은설은 화가 나 눈이 새빨개져 말을 쏟아냈다.심유진은 그녀의 말에 한참이나 입을 다물고 하은설을 뚫어지게 보았다. 가슴이 울렁거렸다.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여전히 하은설이었으나 왜 이렇게 낯설단 말인가.하은설은 심유진에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너의 그 오만한 판단으로 우리를 갈라지게 하려는 거야? 택양 씨의 바람도, 감옥에 들어간 것도 다 네가 계획한 거지. 그럼, 다음은? 또 뭘 계획할 건데? 지금 나한테 다 알려줘, 마음 준비라도 하게!”심유진은 참았던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억울함이 물방울로 변하여 떨어졌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못했다.“인정해, 허택양의 바람은 내가 사람을 불러서 시킨 일이야.”이렇게 된 마당에 심유진은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다.“이것 말고는 허택양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한 적 없어. 그가 너를 납치한 것도, 나를 납치한 것도 모두 사실이야. 그날 밤 만약 태준 씨가 오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허택양에게 이끌려 한국으로 갔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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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술 마실래요?”심유진은 바닥의 술들을 품에 끌어안고 허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허태준은 그녀의 품에서 양주들을 빼앗고 맥주를 남기며 대답했다.“당신은 이거 마셔요.”“저기요!”심유진은 원래도 기분이 안 좋은 데다 거하게 술을 마시려던 계획조차 허태준에 의해 흐트러지자 더욱 길길이 날뛰었다.심유진은 급하게 팔을 뻗어 술을 빼앗으려 했다. 허태준은 몸을 비틀고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살짝 손가락으로 튕겼다.“말 들어요.”허태준은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아니면 맥주도 없을 줄 알아요.”심유진은 재빨리 맥주를 몸 뒤에 숨기고 빼앗긴 양주들을 바라보며 군침을 삼켰다.“알았어요.”**심유진은 소파에 털썩 앉아 한 손으로 맥주캔을 쥐고 한 손으로 허태준이 구운 닭다리를 쥐었다.“나 지금 너무 슬퍼요.”그녀가 닭다리를 뜯자 입술은 기름 범벅이 되었다.허태준은 미간을 구기며 그녀에게 몸을 숙여 입술의 기름을 닦아주었다.“네?”허태준은 인내심있게 뒤의 말을 기다렸다.“허택양은 진짜 음산한 놈이에요!”심유진은 화가 나 고래고래 소리쳤다.“네.”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으며 그녀의 말에 동조했다.“은설이... 이...”비록 가슴속은 화로 일렁거렸지만 하은설을 욕보이는 말을 내뱉지는 못했다.“됐어요!”심유진은 고개를 젖혀 남은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비어진 맥주캔을 그녀는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허태준은 새 맥주캔을 따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허태준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으나 그녀의 행동으로 허택양 때문에 심유진과 하은설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허태준은 매우 단순한 남자여서 여자 간의 ‘복잡한’ 우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하지만 멋대로 끼지 않아야 한다는 철칙은 알고 있었다.커플 사이, 부부 사이에 끼지 않듯이 말이다. 그들의 사이가 다시 좋아졌을 때 양쪽의 욕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그리하여 허태준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관여하지 않았다. 심유진이 술을 마시려 하면 술을 주고 밥을 먹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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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감옥에 들어간 후에는 이미 늦는다고요!”심유진이 맥주캔을 바닥에 집어 던지자 그녀의 몸이 적셔졌다.허태준은 머리가 더욱 아파왔다.술주정뱅이 본인은 아직 사태 파악이 안 되어 맥주캔을 들어 연거푸 술을 마셨다.“은설이가 지금 그놈에게 세뇌당하고 있다고요! 알아요?”심유진은 몸을 돌려 닭다리를 집었던 손으로 허태준의 옷깃을 집어 들었다. 하얀색의 셔츠는 기름으로 얼룩진 손자국이 남았다.“은설이가 세뇌당하고 있어요!”심유진은 옷깃을 잡고 앞뒤로 흔들었다.“은설이가 나를 믿지 않아요. 나더러 거짓말쟁이래요. 내가 역겹대요!”하은설이 내뱉은 말들을 되짚으며 심유진의 가슴은 찢길듯이 아팠다.허태준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심유진의 어깨를 누르며 냉정해지라 말했다.“허택양이 은설 씨에게 뭐라고 했나요?”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믿겨요? 허택양이 은설이한테 내가 일부러 그들을 갈라놓았다고 말했어요. 지금 은설이는 그놈을 믿고 저를 믿지 않아요. 나더러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취하하라고 하지 않나, 허택양의 아이를 낳겠다고 하지 않나!”심유진은 말하면서 억울했는지 손의 물건을 집어 던지고는 허태준의 품으로 안겨 왔다.심유진의 두 팔은 그의 허리를 꼭 껴안았고 두 손으로 그의 셔츠 밑단을 쥐었다.허태준은 자신의 옷의 참혹한 상태를 생각하려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한숨을 쉬고 그녀를 안아 나지막이 토닥였다.“울지 마요. 내가 허택양을 죽여 줄게요.”“안돼...꺽!”심유진은 그의 가슴켠에서 트림을 하자 알코올 냄새가 올라와 허태준의 코를 찔러왔다.“살인은 안 돼요!”심유진은 그를 경고해 왔다.“이건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에요. 살인은 안 돼요. 아니면 감옥에 잡혀 들어간다고요!”허태준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좋아요, 사람은 죽이지 않을게요.”허태준은 그녀의 말을 따랐다.허태준은 더 이상 봐줄 수 없어 허리를 숙여 심유진을 안아 들고 집안의 커다란 욕조에 집어 던졌다.“뭐 하는 거예요!”심유진의 청바지는 그가 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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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욕조 속의 뜨거운 물은 차갑게 식어갔고 작은 공간 속을 울리던 움직임과 신음소리도 차츰 멎어갔다.심유진은 이미 진이 빠져 허태준의 가슴에 쓰러졌다.그녀의 긴 머리는 젖어 부스스 흐트러져 그녀 어깨의 붉은 자국을 가까스로 감추었다.허태준은 그런 그녀를 안아 들고 긴 다리를 뻗어 손쉽게 욕조를 빠져나왔다.그는 서랍에서 수건을 꺼내 들어 심유진을 감싸 그녀 몸의 물기를 닦아주었다.심유진은 눈꺼풀을 들어 쉰 목소리로 힘겹게 한마디 했다.“졸려요...”허태준은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자세를 다잡아 그녀가 더욱 편하게 자신의 품속에서 쉬게 했다.“자요.”얼마 지나지 않아 심유진은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잠에 들었다.**허태준은 침실의 커튼을 치고 침대의 미약한 램프를 켰다.심유진은 아무것도 모르고 잠에 들었다. 꿈속에서도 미간을 찌푸렸고 눈꺼풀은 불안한지 가볍게 떨려왔다.“은설아...”그녀는 무의식적인 중얼거림이 허태준의 귀에 들어와 그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이불을 턱끝까지 올리고 허태준은 몸을 일으켰다. 따뜻한 눈빛은 차차 사그라들었다.**하은설이 갈 곳이라고는 몇 군데밖에 없었다.허태준은 오텀호텔에 전화를 걸어 하은설이 아직 집에서 휴식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녀의 오피스텔로 향했다.이 오피스텔에서 지낸 시간은 짧았지만 일부러 맞춘 열쇠는 이사 후에도 아직 심유진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이 열쇠를 이제야 쓰게 된 것이다.현관의 신발장 옆에 한 쌍의 스니커즈가 아무렇게 널브러져 있었다. 신발장 위에는 캐릭터 고리를 단 열쇠가 놓여 있었다.하은설이 집으로 돌아온 모양이었다.거실은 비었고 방의 모든 문들은 잠겨져 있었다.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허태준은 방안으로 급히 찾으러 들어가지 않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벨소리가 하은설의 침실에서 울리다가 빠르게 멈추었다.동시에 허태준이 건 전화도 끊어졌다.허태준은 하은설에게 카톡을 보냈다.“나와요, 거실에 있으니까.”십여 분이 지나서야 하은설은 천천히 거실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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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오해를 풀러 왔어요.”허태준은 답했다.하은설은 가슴이 다시 한번 철렁였다.“오해?”그녀는 차갑게 웃었다.“나랑 유진이 사이엔 오해 없어요.”허태준은 앞으로 두어 발작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여기로 와 앉을래요?”허태준은 침착하게 하은설에게 물었다.“임신하지 않았나요? 오래 서있으면 발이 많이 아플거예요.”“가증스럽게 걱정하는 척 하지 말아요!”이미 편견이 생겼는지 허태준의 모든 행동은 하은설의 눈에 연기하는 것으로 보였다.“그래요, 거기 서 있어요.”허태준도 더 이상 하은설을 강요하지는 않았다.“유진 씨더러 고소를 취하하라 했다고 들었어요.”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니요.”하은설은 허태준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당신이 취하해야죠.”허태준이 고소했으니 취하도 당연히 그가 해야 하는 것이다.“택양 씨는 하지도 않은 이로 감옥에 갈 수 없어요.”“하지도 않은 일?”허태준은 흥분하여 눈썹을 꿈틀거렸다.“허택양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요? 당신한테 사실을 말할까요, 아니면 좋은 사람으로 남을까요?”허태준의 냉정한 비웃음에 하은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저한테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건 허 대표님이시겠죠? 저희 가지고 노니까 재미있으신가요? 성취감이 느껴지나요?”“저를 믿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죠.”강하게 쏘아붙이는 하은설과 달리 허태준은 많이 평온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허태준은 편안했고 하은설의 공격에 결코 휘둘리지 않았다.“하지만 당신과 유진 씨는 십여 년의 친구예요, 유진 씨가 당신에게 상처를 줄 거라 생각하나요?”허태준의 말은 비수가 되어 하은설의 가슴을 찔렀다.이 또한 그녀가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물어온 문제였기도 했다.“어쩌면 이런 행동이 저에게 상처가 됨을 모를 수도 있죠.”하은설은 고집을 세웠다.심유진의 출발점은 허태준과 자신, 그리고 하은설을 지키는 것에 있었다.그러나 이런 보호는 ‘허택양은 쓰레기’가 전제였다.“당신들의 허택양에 대한 판단이 틀렸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나요?”하은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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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엘리베이터를 나오자 사람들이 많이 적어졌다.하은설은 허태준과 일정 거리를 두며 걷는 속도를 늦추었다.허태준은 한 룸의 벨을 눌렀다.‘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안의 남자는 경악하며 물었다.“허 대표님?”허태준은 고개를 돌리며 인내심 있게 하은설이 걸어오기를 기다렸다.“한 분과 같이 왔어요.”허태준은 방의 사람과 말했다.하은설이 방문 앞으로 가자 그 남자는 그녀의 얼굴을 알아보고 ‘헉’하고 놀랐다.“그분 아니세요...?”남자는 하은설을 가리키며 허태준에게 물었다.“허택양의 그...”남자의 입에서 허택양의 이름이 나오자 하은설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그를 바라보았다.큰 키에 빡빡이 머리를 한 남자는 얼굴에 칼자국이 하나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좋은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하은설은 긴장하여 그 자리에 섰다.“맞습니다.”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남자의 예측이 맞음을 얘기했고 하은설을 불렀다.“우리 들어가서 얘기해요.”하은설은 머뭇거리며 경계 어린 눈빛으로 눈앞의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걱정하지 말아요. 호텔 안엔 CCTV가 있으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구 하나 도망가지 못해요.”허태준은 이렇게 하은설을 위로했다.하은설은 그제야 안심했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혼자 문 앞에 서서 한 손으로 문고리를 잡았다.“여기서 말씀하세요. 얘기가 끝나면 저는 갈게요.”허태준은 의자를 끌어당겨 방 안에 앉았다. 남자는 조심스럽게 허태준의 옆에 앉아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허 대표님?”“당신이 누군지, 허택양이 당신한테 어떤 짓을 했는지 이 여자분에게 다 말씀해 주세요.”허태준은 턱으로 하은설을 가리켰다.“그래요.”칼자국을 새긴 남성은 목을 가다듬으며 자기소개를 시작했다.“저는 강성이라고 합니다. N 시티 ‘천마파’의 두목이고요.”N 시티에는 많은 조직들이 많은데 강성은 그중의 ‘천마파’를 이끌고 있었다. 한국에서 밀입국하여 온 천파마 형제들을 돌보는 강성은 이 곳의 한국인 사이에서 꽤 유명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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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어느 방이요?”하은설은 급히 물었다.“오텀 호텔?”강성은 그 말에 웃었다.“아니요, 오텀 호텔은 그 이후의 일이고요. 처음에는 당신을 허택양이 임시로 빌린 한 지하실에 눕혔어요. 심유진이라는 당신의 친구가 자신과 당신을 바꾸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허택양이 어쩔 수 없이 당신을 오텀 호텔에 데려간 거예요.”“심유진으로... 나를 바꿔?”하은설은 그 자리에 얼어 버렸다.이 일은 허택양도 심유진도 그녀한테 얘기하지 않았다.강성이 한 얘기가 너무나도 구체적이어서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허택양의 최종 목적은 심유진을 한국에로 납치하는 거예요. 저희를 부른 것도 심유진이 도망갈가 봐요. 심유진을 잡지 못해 당신을 이용한 거예요.”허택양이 하은설한테 약을 먹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후에 자신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깼을 때 자신과 심유진은 이미 안전하게 오텀호텔에 있었기에 하은설은 시종일관 허택양이 자신을 납치하려고 일을 벌인 거로 생각했다.하은설은 가슴이 철렁했고 문고리를 잡은 손에도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갔다.“그리고...요?”“그리고? 당연히 심유진이 갔죠. 그 여자 너무 멍청하던데요. 허택양이 혼자 오라고 하니까 진짜 아무도 데려오지 않고 혼자 왔더라고요.”허태준의 쏘아보는 눈빛을 느낀 강성은 빠르게 말을 바꿨다.“아니, 제 말은 그러니까, 너무 용감하다고요. 친구를 위해 자신을 위험에 빠지게 하다니, 이 의리는 우리가 배워야 한다니까요!”허태준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중점만 말해.”강성은 빠르게 중점만 말하기 시작했다.“허택양이 심유진더러 가라고 한 곳은 당신이 갇힌 지하실이 아니라 공항 근처의 한 모텔이었어요. 심유진은 붙잡힌 후에 부하들을 설득해서 자신을 돕게 했죠. 그때 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도망칠 수 있었으나 당신을 구하려고 허택양과 공항에 간 거죠. 허택양이 당신을 감시하는 부하들에게 공항에 도착했으니 철수해도 된다고 지시를 내렸어요. 공항에 도착한 후에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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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하은설은 손을 벌벌 떨려 온몸의 힘을 써서야 힘겹게 문을 열 수 있었다.밖의 사람은 인내심 없이 문을 밀어버렸다. 밀려버린 두터운 문이 하은설을 박자 그녀는 뒤로 밀려났다.문이 잘 열리지 않자 문밖의 사람은 다급히 머리를 쏙 내밀었다. 문 뒤의 하은설을 보고는 얼굴이 삽시에 얼어버렸다.“괜찮으십니까?”하은설은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괜찮아요.”하은설은 문과 거리를 두었다. 그 사람에게 부딪히지 않기 위해 아예 화장실로 몸을 비켰다.사람들이 우수수 방으로 들어왔다.꽤 널찍한 방이 사람들로 좁아 보였다.강성은 그들로 하여금 한 줄로 질서 있게 서라고 했다.그들 중 일부 백인들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싸움을 일으키려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성의 부하로 보이는 아시아계 인들은 그들을 저지했다.“하은설 씨?”강성은 하은설을 불렀다.“증거를 보실 건가요?”하은설은 지금 오히려 나가기 싫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이 증거를 제시하면 허택양의 거짓말은 탄로 날 것이고 자신은 사랑에 눈이 멀어 오랜 친구를 배신한 사람이 될 거라는 예감이 왔다.“하은설 씨?”강성은 화장실로 걸어 와 독촉했다.“빨리 나오세요! 빨리 이 사람들 말 듣고 내보내자고요!”할 수 없이 하은설은 강성을 따라 나갔다.그제야 하은설은 방 안의 사람들을 제대로 보았다. 국적이 예측되지 않는 황인과 한눈에 보아도 동네 양아치로 보이는 백인들이었다.그들은 모두 험상궂게 생겼고 몸 또한 일반인들보다 우람했다.몇몇 백인들은 하은설이 나오자 음흉한 눈빛으로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뭐 하는 짓들이야!”강성은 허리춤의 총을 꺼내 들며 욕을 퍼부었다.“다들 얌전히 있지 않으면 오늘 다 죽을 줄 알어.”그제야 그들은 얌전해졌다.강성은 자신의 핸드폰을 그들의 눈앞에 보이며 물었다.“이 사람 기억나지?”하은설은 핸드폰 액정의 사람을 똑똑히 보았다. 허택양이었다.“기억나죠!”백인 양아치들은 그 사진을 보며 비웃기 시작했다.“그 겁쟁이잖아! 우리에게 맞아서 반항도 못 하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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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허태준이 할 행동을 예상한 하은설은 급하게 소리를 질렀다.“허 대표님, 진정하세요! 유진이는 대표님이 살인하는 걸 원하지 않을 거예요. 유진이와 별을 두고 감방에 가고 싶으세요?”“누가 살인한다고 했어요?”허태준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허태준은 손가락을 움직여 방아쇠를 당겼다.총소리가 울리며 한 양아치의 처절한 울음이 울렸다.“내 발! 내 발!”그의 발등에는 하나의 구멍이 생겼고 검붉은 피가 흘러나왔다.“악!”평생 이렇듯 잔인한 장면을 본 적이 없던 하은설은 비명을 지르며 뒤돌아서며 급하게 욕실로 숨고는 문을 잠갔다.이후에도 총소리와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하은설은 두 손으로 귀를 막고 그 화면을 상상하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한참이 지나서 욕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허태준의 소리가 방음이 되지 않는 유리문으로 흘러나왔다.“은설 씨, 저랑 같이 돌아가실래요?”허태준의 잔인한 모습을 본 하은설은 그가 두려워졌다. 그러나 방안에 남은 사람들은 더욱 무서웠다.하은설은 급하게 문을 열며 더듬거리며 대답했다.“같,같이 갈게요.”**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하은설은 허태준과 헤어지려 했다.“저 혼자 택시 타고 가면 돼요.”하은설은 허태준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폐 끼치지 않을게요.”“안 돼요.”허태준이 하은설에게 한 걸음 다가가자 그녀는 놀라 뒤로 물러났다.허태준의 기세에 꿀리지 않기 위해 높은 굽을 신었던 하은설은 오히려 자신의 꾀에 넘어갔다.그녀는 높은 굽 때문에 발목을 삐끗했다.허태준이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하은설은 바닥에 넘어졌고 격렬한 아픔이 아랫배에서 느껴졌다.그녀는 머리를 숙여 바닥에 흥건한 피를 쳐다보았다.하은설은 머릿속이 하얘졌고 몸에서 모든 힘이 빠져나갔다.하은설은 쓰러지기 전에 생각했다.‘이것이 나의 운명이구나...’**알콜의 힘을 빌려 심유진은 잠을 푹 잤다.그녀가 깨니 이미 저녁이었다.허태준은 없었고 방에는 램프만 켜져 있었다.그녀는 지끈거리는 관자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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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심유진은 허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뚜-”전화는 오랜 시간이 지나 겨우 통했다.“유진 씨?”허태준은 목소리를 낮게 깔며 물었다.“깼어요?”전화기 너머는 너무나도 조용하여 허태준이 어디에 있는지 심유진은 알 수가 없었다.“네.”그녀는 물었다.“어디 간 거예요?”“저요?”허태준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병원이요.”심유진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무슨 일이에요?”“내가 아니고요.”허태준은 머뭇거리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은설 씨요.”“은설이요?”심유진은 다급히 방에서 뛰어나오다가 탁자에 무릎을 부딪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나왔다.“어느 병원이에요? 지금 갈게요!”“아니요.”허태준은 심유진을 말렸다.“은설 씨는 잠들었어요. 한동안 깨지 못할 거예요.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니까 내일 나랑 같이 와요.”“아...”심유진은 꺼내온 옷을 다시 걸었다.“그럼... 조심히 돌아와요.”**허태준은 반 시간 후에 돌아왔고 Mike 엄이 보내온 도시락도 가져다주었다.기름에 튀겨진 맛있는 냄새가 도시락 봉투에서 흘러나왔다. 심유진은 그 시각 매우 배고팠지만 입맛은 없었다.“은설이 어떻게 된 거예요?”그녀는 허태준의 손을 잡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일단 뭐 좀 먹어요.”허태준은 손의 봉지를 심유진에게 건네줬다.“천천히 얘기해 줄게요.”심유진은 햄버거를 한입 베어 물고 씹어 넘기기도 전에 허태준을 독촉했다.“빨리요!”“오후에 은설 씨를 찾으러 갔어요.”허태준은 그녀에게 처음부터 설명해 주었다.“증거를 보여 줬어요.”“그게 병원에 있는 것과 무슨 관련이에요?”심유진은 쓸데없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집에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은설 씨가 발을 헛딛는 바람에 아이를 유산했어요.”허태준의 표정은 매우 엄숙했고 말투도 괴로움이 배었다.심유진은 손에 들었던 햄버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뭐, 뭐라고요?”심유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다시 한번 말해 봐요... 은설이가... 어쨌다고요?”그녀의 눈에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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