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부자 맞아의 모든 챕터: 챕터 811 - 챕터 820
1011 챕터
제811화
릴리가 자연스레 그를 대신해 대답했다.“???”그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방금 갓 그의 신분을 알았을 텐데?벌써 마음을 놓는다는 말까지 나온다고?이 어린 계집애는 연기를 잘하는 것도 모자라 반응까지 빠르군...당연한 일이다. 고정남이 신하균의 신분을 확인할 때 릴리도 신속하게 상황 파악을 완료했다. 신씨고 경찰이라면 누군지는 뻔하지 않은가?게다가 자기를 도와주러 온 사람인데 그녀는 누가 뭐라 해도 그의 편을 들어줄 것이다!고정남은 릴리의 건방진 태도에 인내심이 없어졌다.“강릴리! 너 진짜 내가 너한테 속수무책인 줄 알아?”릴리는 피식하고는 비꼬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시겠죠, 저 같은 딸, 말 한마디면 모른 척 하실 수 있으시잖아요?” 고정남의 끓어오른 화는 릴리의 덤덤한 말 한마디에 절반은 식어 버렸다.“너...”“제가 일전에 말하지 않았나 보네요. 저는 조상님들을 모시러 온 거예요. 어머니는 아직 전혀 모르시죠?”릴리가 갑자기 말했다.고정남은 침착하게 말했다.“네가 말하면 찬성해 주실 거다.”릴리가 웃었다.“이 말을 믿으십니까? 그럼 제가 딸이라는 말은 왜 믿지 않으십니까?”고정남이 한숨을 내쉬었다.“릴리야, 나는 너를 믿는다. 하지만 고성그룹의 상황을 너도 보지 않았느냐.”“네, 봤습니다. 후계자가 되면 누군가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뜻이잖아요.”이 말을 하며 릴리는 고정철을 힐끔 쳐다봤다.“그런데요, 정말 이 이유 뿐이십니까?”“나는...”“제가 이렇게 긴 시간을 드렸는데도 여전히 거절하시는 것을 보니 저도 더 이상 고성그룹에 있을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이 덤덤한 말 한마디에 고정남은 더이상 차분할 수가 없었다.“내가 널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그럼 내가 더 어떻게 해야겠느냐! 집에 있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너를 우선시하고, 네가 그룹에 들어오겠다 하여 그것도 들어주지 않았느냐! 네가 바라는 건 모두 들어줬는데...”“기자회견을 열어서 제 신분을 공개해 주세요.”릴리는 진지한 눈을 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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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고정철이 말하려 했지만 릴리는 그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그리고 당신은 눈 똑바로 뜨고 잘 봐. 당신 아들이 사업에서의 걸림돌은 나 강릴리야! 그러니 무슨 더러운 짓이든 나한테 하라고. 다시는 내 언니 건드리지 마!”이 말만 남기고 그녀는 몸을 돌려 문밖으로 걸어갔다.문 앞에서 그녀는 발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오묘한 눈빛으로 고정남을 쳐다봤다.“당신이 내 어머니한테 정이란게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고성그룹 사람들 간수 잘하세요. 더 이상 어머니한테 골칫거리 만들지 마시고요! 제가 당신을 찾아온 것은 진심으로 당신에 대해 알고 싶어서예요. 고성그룹의 후계자 자리 따위엔 별 흥미 없다고요.”“…”사무실 문이 닫혔다.사무실에는 고성그룹의 두 형제와 경호원들만 덩그러니 남겨졌다.고정남은 한참이나 어리둥절해 있었다. 그리고는 옆의 고정철에게 물었다.“저게 무슨 뜻이냐? 너 무슨 짓을 한 거야?”고정철은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그리 애지중지 하시는 딸인데 뒤조사는 잘 안 하셨나 보네요?”“…”그도 당연히 뒷조사를 했다.하지만 별다른 내용은 알아내지 못했었다.어머니는 강학도의 작은 딸이고, 수년간 외국에서 지내며 국내에는 별로 돌아오지 않는다는…“흥, 저 계집의 말도 맞는 말이지. 캐번디시가는 그들이 외국에서의 방어막이야. 하지만 이 방어막도 이제 곧 제 코가 석자이게 될걸!”“…”릴리는 사무실에서 나온 후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못 나올까 걱정했네!”그는 엘리베이터로 가며 옆에 있는 사람에게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고마웠어요! 다음에 제가 같이 게임 놀아줄게요. 많이 봐준다고 장담할게요!”“…”역시 나를 알아봤구나.이 아이의 판단력과 반응속도에 그는 그저 감탄만 했다.엘리베이터가 아래층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신하균은 화제를 바꿨다.“저들에게 신분을 공개해도 상관없나요?”릴리가 핸드폰을 보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어차피 비밀로는 못해요, 고정철이 이미 알고 있었거든요. 아참, 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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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릴리는 간만에 침묵을 유지하고 핸드폰만 봤다.차가 출발 하자마자 그녀는 인내심이 없어졌다.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전화벨 소리가 꽤 울린 후 누군가가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아가, 무슨 일이야? 엄마가 보고 싶어?”“네, 갑자기 어머니랑 통화한 지가 오래된 것 같아서요! 아버지랑 다 별일 없으시죠? 저 보고 싶지는 않으세요?”릴리는 평소와 같이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강미영이 웃었다.“엄마야 보고 싶지, 근데 너희 아버지는 어떤지 몰라.”릴리는 삐진 척 입을 삐죽 내밀었다.“아버지는 너무 편애하세요, 백퍼 언니는 보고 싶으셨을걸요!”강미연이 물었다.“지금 언니랑 같이 있어?”“아니요, 형부랑 둘이 그렇게 깨를 볶는데 제가 그 둘 사이에 왜 끼어 있어요? 저 새 친구를 사귀었어요, 오늘 밤 데이트할 거예요.”릴리는 강미연에게는 늘 숨기는 게 없었다.강미연이 재빨리 물었다.“남자 친구?”릴리가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엄마도 참, 남사친이에요!”강미연이 웃으며 말했다.“그래그래, 그럼 둘이 재밌게 놀고, 네 형부한테 스케줄 보고하는 거 잊지 말고. 너무 이리저리 쏘다니지 말고.”릴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알겠어요.”전화를 끊은 후, 올라가 있던 그녀의 입꼬리는 다시 내려왔다.어머니와의 대화는 평소와 다를 게 없었지만, 그녀는 눈치챘다. 분명 무슨 일이 생겼다.릴리는 확실히 형부에게 뭐든지 말하는 것에 습관 됐다. 육시준은 그녀가 무얼 하든지 다 지지해 주고 그녀에게 도움과 자유를 주니까 말이다.하지만 어머니는 이 사실을 모른다.어머니가 갈 때까지만 해도 외할아버님과 언니의 말을 잘 들으라고 당부하셨다.그런데 갑자기 형부한테 스케줄을 보고하라고?형부도 이상하다. 신순경님이 온 것은 반드시 주아언니 때문이 아니라 형부 때문이다...“여사친님, 지금은 어디로 가고 싶으시죠?”옆에 있던 사람이 청량한 목소리로 차분히 말을 걸어왔다.그제야 현실로 돌아온 릴리는 눈이 반짝거렸다.“JL빌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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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JL빌라로 가는 길에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하지만 신하균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한 말에 오랫동안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런 느낌이 든 건 너무 오랜만이었다. 반나절 동안 그는 이 젊은 여인에게 더 많은 호기심이 생겼다.릴리는 뒷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에 거침이 없다. 그리고 안하무인으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또 자세히 생각해 보면 그녀의 충동적인 행동들은 사실 전부 그녀의 계획안에 있다. 방금 사무실에서 고정철에게 필통을 던질 때 말이다. 겉보기에는 건방져 보였지만 사실은 자기가 이길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고정남이 죄책감 때문에 자기를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차에 타서도 어머니에게 그저 평범한 안부 전화를 하는 것 같았지만 전화를 끊은 후에는 바로 웃음기를 거두었다. 온몸에서 풍겨 나오는 차가운 분위기가 일전과는 영 딴판이었다. 그래서 그가 간만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사생활에 대해 질문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결론은 한 글자 한 글자 그의 마음을 때려 박았다. 그렇다. 그 역시도 이 자리에 계속 있으려면 남들보다는 더 예리한 촉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 오래 살 수가 있다...차가 JL빌라 정원으로 들어왔다. 릴리가 차에서 내려 운전석 앞에 섰다. 생글생글 웃는 귀여운 모습은 신하균이 그녀를 처음 봤을 때와 똑같았다.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저 때문에 많이 놀라셨나요? 저희 앞으로도 계속 연락할 수 있을까요? "신하균의 얼굴에는 의문이 보였다. "놀랐다고요? ""네! "릴리는 눈웃음을 지었다. "당신은 고성그룹 빼고 제 진짜 신분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형부친구니까, 저는 당신을 믿어요! 혹시 두려우신가요?"Y국이 멀기는 하지만 캐번디시가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녀와 연관있는 사람들도 안녕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말에는 그녀의 작은 사심이 들어있었다.그냥 친구라면 당연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보통 친구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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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강유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띠리릭-”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아담한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좋은 저녁이에요!”릴리는 평소와 같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강유리를 보고 조금은 놀란 것 같았다.“언니가 웬일로 이렇게 일찍 돌아오셨어요? 요즘 늘 늦게 돌아오셨잖아요?”“오늘은 무술관에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일찍 돌아왔어.”강유리가 대답했다.릴리가 말하며 그녀의 상태를 체크했다.별일이 없는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한숨 놓았다.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강유리가 바보도 아니고 진짜로 다쳤다면 교통경찰에게 연행당하는 정도로 쉽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식도 언니를 치지 않았다고 말했으니까...릴리는 맞은편 소파에 털썩 앉았다.“힘들어 죽겠어요! 저 내일부터는 고성그룹에 안 갈래요!”강유리는 의아했다. 아직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릴리가 먼저 말하다니.“왜 그래? 누가 너한테 시비라도 걸었어?”릴리는 동공이 살짝 흔들리고 잠시 말이 없었다.고정철이 한 짓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다. 솔직히 말할까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숨기고 싶었다. 망설이던 참에 육시준이 갑자기 물어봤다.“고정철이 널 불렀어?”“...”릴리는 당황해서 ‘어떻게 알았어요’ 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강유리를 힐끔 쳐다보니 그녀는 이미 예상했다는 표정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오후에 형부가 고정철을 조심하라고 귀띔했었다. 그러니 당연히 언니와도 이 일을 얘기했었나 보다. 릴리는 몇 초간 말이 없었다.“그자가 제 신분을 알아냈어요.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어머니한테 전화했었는데 반응이 뭔가 이상했었어요.”그녀는 숨김없이 예측까지 전부 말했다.강유리는 표정이 무거워졌다.“역시 그 자랑 상관이 있었어!”릴리가 물었다.“누구요?”강유리는 이 말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릴리에게 물었다.“고정철이 네 신분을 알아내고 그걸로 협박했어? 그래서 둘이 다퉜고?”릴리가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 오후에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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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괜찮으면 됐어요... ”강유리가 한숨 놓았다는 듯 긴 숨을 내쉬었다. 질문을 하려던 참에 상대방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작은 이모님께서 지금 상황이 특수한 만큼 앞으로 연락할 때는 조금 더 신중하자고 전해 달라세요. 그리고 요 며칠 국제뉴스에서 보고하는 소식들도 너무 믿지 마시고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강유리는 알고 있다. 이렇게 큰 손해를 입었는데 작은이모가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상대방이 독이라는 악랄한 수단까지 썼으니, 피를 보지 않고서야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알겠어요. 그럼 저희가 지금 뭘 하면 좋을까요? ""잘 먹고 잘 자고, 계속 지금의 그 귀여움 쭉 유지하시면 돼요. ""??? "강유리의 얼굴에는 물음표가 가득했다. 전화기 너머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한 말이다.""... "이 전화는 육시준에게 걸려 온 전화다. 작은 이모님이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한 거라면 위로의 말일 수 있지만 육시준에게 한 말이라면 이건 이미 싸움에서 이긴 것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밤새 졸이고 있던 마음이 인제야 좀 놓였다. ... 전화가 끊겼다. 강유리는 거실 공기가 더 상쾌해진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기지개를 쭉 켰다. 그리고 릴리의 커다란 두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강유리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농담을 한마디 던졌다. "또 한고비 넘겼네. 아버지 임종을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되겠어. "캐번디시가의 지위는 조금 특별하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초조하게 기다리는 상황을 릴리는 많이 겪어봤다. 하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이런 기다림이 두렵고 절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누군가와 같이 있고 서로 공감해 줄 수 있어서인 것 같다. 릴리는 잠깐 침묵하고 대답했다. "좋은 소식이네요. 축하할 필요가 있겠어요."강유리는 이 말에 흥미를 느꼈다."어떻게 하고 싶은데?"릴리가 잠시 생각하고 대답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제의 이간질, 뭔가 부족해요. 고정남은 고정철이 조금 거슬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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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몇 시간이나 기다렸는데도 연락이 전혀 안 된다는 것은 명백한 복수다. 이건 그가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알 수 있었다.평범한 교통사고였다면 고성그룹이 친히 나섰는데도 해결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밤새 연락이 안 되는 바람에 그는 날이 밝을 때까지 교통안전 동영상을 보고 안전교육을 받고 있어야 했다. 이튿날 아침, 그의 안색은 초췌하고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진하게 나 있었고 턱에는 시퍼런 수염도 나 있었다. 만신창이가 되어 일전의 도도하고 우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제야 상대방은 전혀 다치지 않았고 너그럽게 배상요구도 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속에 천불이 나고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었다. "자기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 그럼 내가 낭비한 시간은 어떻게 배상할 건데!"경찰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해 안 된다는 표정으로 그를 힐끔 보았다. "그럼 지금 당신 뜻은 상대가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고한빈은 잠시 말문이 막히고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 "내가 미쳤습니까, 굳이 그년한테 배상하게!"이 불만으로 가득 차 높아진 목소리, 격해진 감정 기복, 그리고 초라한 모습에 경찰은 고한빈의 정신상태를 조금 의심했다. 경찰은 몇 초 동안 침묵하고 고개를 돌려 뒤에 있던 보조에게 물었다. "검사보고는 봤어? 음주 운전이나 마약 복용 같은 건 아니지?""둘 다 아닙니다. 어제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말없이 뒤 돌아서 갔다.보조도 그 뒤를 따랐다.고한빈 혼자 경찰서 문 앞에 덩그러니 남아 아침햇살을 맞이했다. 경찰서를 드나드는 직원들은 바삐 드나드느라 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그는 축 처진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이를 갈며 이름을 불렀다. "강유리! "... 강유리는 긴장이 풀렸는지 단잠을 잤다. 그녀는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왔다가 간 것인지 아니면 아예 돌아오지 않은 건지 알 수 없었다. 저녁노을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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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그가 잠시 멈칫하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래서 깼어요?"낮에 그가 별로 자지 않은 건 사실이다. 강유리의 말대로 지금 가까스로 우세일 때 먼저 수를 써야 했다. 외국 쪽 일은 작은이모께 맡겼지만 국내에 있는 고성그룹 사람들 역시 가만 둘 수는 없다. 그는 육경서더러 유강그룹에게 소식을 전하라고 시켰다. 여한영씨에게 트렌드와의 콜라보를 추진시키라고 말이다.그리고 LK그룹과의 중간 규모 사업들까지 고정철의 기업과 연관이 생겼다.고정남이 고정철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이제 고정남은 그를 낱낱이 조사하려 들것이다. 이제 갓 고정철의 개인사업을 발견했는데 육시준과 연관이 있다는 것까지 발견했으니 고정남이 더 이상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그가 손을 쓰기만 시작한다면 고정철은 한동안 쉴 틈이 없을 것이다... "깨지는 않았는데요, 당신 정말 내로남불인 건 아세요!"강유리가 소파에 기대며 압도하는 분위기로 육시준 쪽으로 몸을 기댔다. 육시준은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눈썹만 찡긋했다. "왜 그렇게 말하죠? ""저한테는 무슨 방법이 생각나면 제멋대로 하지 말고 당신과 상의하라고 해놓고 당신은 그러지 않았잖아요!"강유리가 고개를 홱 돌리고 그에게 따졌다. 굳이 묻지 않아도 육시준이 뭘 했는지 알 수 있다. 그가 릴리와 하려고 했던 계획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둘 사이를 더욱 이간질 하는 것이다. 육시준이 간곡히 말했다. "당신도 저와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했어요."강유리는 불만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 둘은 다르죠! 제가 동의할 걸 알아도 저한테 말했어야죠."육시준은 더 이상 변명하지 않았다."응, 다은번엔 꼭 여보한테 미리 보고할게요.""... "사실 이런 대답을 바란 건 아니다. 그저 이 사람이 자기 일로 이렇게 수고하는 게 조금 마음 아팠을 뿐이다. "다음은 없어요. 오늘은 저녁밥 먹고 바로 자러 가요!"육시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렇게 급해요? ""당연하죠!"원래는 하루를 꼬박 새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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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왠지 고정철이 계획에 초를 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괜히 계획이 틀어지고 피동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오후에 깨자마자 강유리는 고성그룹의 두 형제에게 손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상황인지도 잘 모르겠고, 무얼 하든 어차피 영향도 없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다. 고성그룹의 진흙탕 싸움에 강유리는 진작에 훼방을 놓고 싶었다.하지만 깨고 나서 보니 자기가 하고 싶어 한 일을 육시준이 이미 한발 앞서 했다는 걸 알았다. 왠지 모를 안도감이 넘쳐났다. 역시 육시준은 그녀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신경 쓰고 있는 일들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기분은 연애보다도 사람을 중독시킨다... 그를 밀고 있던 손이 저도 모르게 육시준의 어깨를 감았다. 서재의 엘리베이터부터 이층의 드레스 룸까지 강유리의 잠옷은 이미 못 볼 정도로 벗겨졌다. 강유리는 몇 번이나 잠깐 멈추고 안방에 가서 계속하자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번진 불길이 어떻게 멈출 수가 있겠는가? 모든 것이 끝났을 때는 이미 야심한 밤중이었다. 강유리는 녹초가 되어 옆에 누워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몽롱한 불빛 때문에 평소에는 뚜렷하던 윤곽이 조금은 흐릿하게 보였다. 강유리는 그의 품에 안겨 익숙한 냄새를 맡고,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잠들기 전, 강유리는 잊고 있던 게 생각났는지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유강엔터에서 새로 따낸 저작권이 하나 있는데, 이 일에 대해서 네티즌들의 반응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대부분 사람은 불만은 토로하고 있었고, 소수의 사람은 작가와 배우들에게 기대를 표하고 있다. 현장 분위기도 원래는 평화로웠지만 최근에는 들려온 소식 때문에 조금 시끄러워졌다. 트렌드가 투자를 하려고 한다는 소식이었다... 일단 트렌드가 업계에서 명성이 어떤지는 상관없다고 치자, 하지만 트렌드의 대주주가 고정철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일전에 트렌드는 성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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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추예진은 방금 추스른 화가 다시 강유리의 반응에 끓어올랐다. "그래도 고성그룹 사람이잖아! 나한테 넌 그저...""이모, 우리가 처음 같이 일했던 게 소씨 아저씨의 소개 덕분이었지?"강유리가 그의 말을 끊고 맑은 눈동자로 그를 주시했다. "그 후로도 투자자들을 꽤 소개해 줬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다며. 사람들이 이모 눈이 너무 높다고 하는 건 맞는 말이야. 그때 당시 무명 배우였던 내 어디가 맘에 들었 던거야?""..."추예진이 멈칫하고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언제 적 일을 말하는 거야. 네가 지금 감정적으로 굴어도 소용없어. 그들과 협업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그녀는 단호한 태도로 화제를 자연스럽게 일로 바꿨다. 하지만 강유리도 오늘만큼은 일 얘기를 하려고 추예진을 부른 게 아니다. "내 어머니가 이모 후배라서 날 이렇게 챙겨주는 거야? 할아버지도 그래. 분명 날 찾으셨으면서 나를 사부님께 맡기시고. 이것도 내 어머니가 할아버지 제자여서겠지. 촌수를 어지럽히면 안 되니까..."강유리는 조곤조곤 혼잣말로 분석하는 것처럼 말했다. 추예진의 우아하고 차분한 포커페이스에 금이 갔다. 하지만 그녀는 빨리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리고 마음에 안 드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뭔 말이 하고 싶은 거야?"강유리는 어떤 미세한 표정도 놓치고 싶지 않은 듯 추예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내 능력으로는 확실히 이런 정보들을 알아낼 수 없어. 하지만 육시준은 할 수 있지."추예진의 미간이 더 찌푸려졌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말했다. "그 자식은 정말 너한테 숨기는 게 없구나."강유리의 눈의 반짝였다. "인정하는 거야?"추예진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어지자, 뒤로 기대앉고는 될 대로 되라는 듯 말했다. "육시준이 이미 다 알아냈는데 내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뭐가 달라지니?"강유리가 말했다. "그 사람이 알아낸 건 내 어머니가 할아버지 제자라는 사실뿐인데."추예진은 넋이 나갔다. "???"그리고 몇 초 후에 웃으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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