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101 - 챕터 110
1008 챕터
제101화 거부할 권리
양다인은 탁자 밑으로 주먹을 꽉 쥐며 서둘러 설명하기 시작했다.“아무리 출산 휴가중이라고 하지만 회사 내부에 퍼진 소문 정도는 알아. 소식을 듣고도 얘기하지 않은 건 괜히 유준 씨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정유준은 손가락으로 천천히 무릎을 툭툭 두드리며 짜증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다음부터 어떤 핑계로도 강하영을 찾지마.”“유준 씨, 왜 그렇게 그 여자를 감싸는 거야? 내가 뭐가 부족해?”양다인이 화장마저 번질 정도로 서럽게 울었지만 정유준은 말을 돌렸다.“소씨 집안에서 태교에 전념하도록 해.”“나 이대로 내버려둘 셈이야? 유준 씨, 이 아이는 우리 두 사람의 아이잖아.”양다인이 이성을 잃고 거듭 따지기 시작하자 정유준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계속 그런 식이면 파혼하고 양육권은 내가 가질 수도 있어.”이 말을 남기고 정유준은 몸을 일으켜 룸을 나갔고, 문이 닫히자 양다인은 거칠게 눈물을 훔쳐냈다.‘이 모든 게 다 강하영 탓이야! 죽여버릴 거야!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소씨 집안.양다인이 빨갛게 퉁퉁 부은 눈으로 집에 돌아가자 거실에는 할아버지는 보이지 않고 소예준만 있었다.양다인은 소예준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내색할 수 없었다.“오빠.”“난 네 오빠가 아니야.”양다인이 목멘 소리로 소예준을 불렀지만 소예준이 그녀를 한번 힐끗 쳐다보고 계속 재정 잡지를 읽기 시작하자 양다인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오빠가 나 싫어한다는 거 알아. 그래도 우리 유전자 검사 결과는 99%이고, 사실이 그래.”“DNA도 조작할 수 있지.”손에서 잡지를 내려 놓은 소예준이 몸을 일으켜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양다인, 우리 어머니는 절대 너처럼 간접적인 수단으로 남을 해치는 분이 아니었어!”그의 말에 양다인은 이를 악물었다.“오빠, 나한테 그런식으로 얘기하다가 할아버지가 화내실까 봐 두렵지도 않아?”말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소 노인이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며 들어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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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대체 누구지?
강하영이 크게 반항하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이것 놔!”“짝!”남자가 강하영의 뺨을 힘껏 때리자 귓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방금 뺨을 맞은 것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기 시작했다.남자는 그대로 강하영을 끌고 차 안에 밀어 넣은 뒤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얘기했다.강하영은 자신의 힘으로 이 남자를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경솔하게 행동할 수 없었다. 만약 여기서 남자가 함부로 손찌검을 한다면 그녀의 아이를 지킬 수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강하영은 차 문에 달라붙어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조심스레 주머니에 손을 넣어 허시원에게 긴급 전화를 걸려고 했다.화면 잠금 버튼을 세 번 누르기만 하면 바로 긴급 전화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미처 버튼을 누르기 전에 남자가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휴대폰을 뺏앗아 창밖으로 던져버렸다.강하영는 깜짝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고 창밖을 바라보았다.‘대체 누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강하영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차창밖을 내다보면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 두려움에 떨 뿐이었다.차에서 뛰어내리려면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유산을 하거나, 유산을 당하거나.강하영은 마음을 다잡으며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야한다고 거듭 다짐했다.두 시간 뒤.차는 낮은 단독주택 앞에 멈춰 섰고, 주위는 칠흑 같이 어두운 숲으로 뒤덮였다.남자가 강하영을 차에서 끌어내리자, 운전기사가 주택 문을 연 뒤 강하영을 집안으로 힘껏 밀었다.비틀 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가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깜짝 놀란 강하영이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려고 애썼지만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강하영은 문을 두드리며 다급하게 소리쳤다.“당신들 대체 누구야? 왜 나를 여기에 가둬두는 건데?!”하지만 들려오는 건 자동차 엔진 소리뿐이었다.그때 강하영의 머릿속에 불길한 생각이 스치기 시작했다. 설마 죽을 때까지 이곳에 갇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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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강하영이 사라졌다
“6시에 나가셨는데 혹시 무슨 일 생긴 겁니까?”임씨 아주머니가 걱정스레 물었고, 정유준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알았어요.”전화를 끊은 정유준이 다시 우인나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신호음이 채 울리기도 전에 우인나가 전화를 받았다.“정 대표님! 하영이 집에 있어요?”“혹시 저녁에 같이 식사하기로 약속했습니까?”정유준의 진지한 말투에 우인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네, 맞아요. 레스토랑에서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휴대폰 전원도 꺼져 있어요!”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정유준의 눈가엔 싸늘한 한기가 스쳤다.“일단 끊어요!”그는 바로 허시원에게 전화를 걸어 분부하기 시작했다.“강하영이 사라졌어. 지금 당장 애들을 보내 찾아봐.”정유준은 전화기를 든 채 지시를 내리며 성큼성큼 사무실을 나섰다.레스토랑.우인나는 다급한 마음에 화가 치밀어 오를 것 같았다.“어떡하죠? 하영이가 난원에 없대요!”그 말에 부진석은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섰다.“유림 아파트로 가보자, 어쩌면 집에 있으면서 휴대폰을 충전하는 것을 잊었을 수도 있잖아. 임신 중엔 건망증 증상도 있고 잠이 몰려오는 경우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우인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진석을 따라 유림 아파트로 향했다.강하영의 집 앞에 도착해 한참 문을 두드리자 맞은 편 주민이 문을 열었다.“아이고, 그만 좀 두드려요. 지금 시간이 몇 신 줄 알아요? 거기 살던 사람 안 돌아온 지 꽤 됐어요.”부진석이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선생님, 혹시 오늘도 돌아온 적 없었습니까?”남자는 불쾌한 듯 부진석을 노려보았다.“없다니까요! 오늘 하루 종일 집에 있었으니 집에 돌아왔으면 문 여는 소리가 들렸을 겁니다!”말을 마친 뒤 거칠게 문을 닫자, 우인나는 다급한 마음에 눈가가 붉어졌다.“강하영은 대체 어디로 간 거죠? 요 며칠은 기분이 괜찮았단 말이에요!”“혹시 최근에 다른 사람과 싸운 적은 없었어?”부진석이 침착한 말투로 묻자 우인나도 곰곰히 생각에 잠기더니 뭔가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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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버르장머리 없는 놈
정유준은 한참 침묵을 지켰다.“알겠습니다.”휴대폰을 내려놓은 정유준은 바로 허시원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계속 양다인의 행적을 추적해 봐!”“알겠습니다.”지시를 내리고 정유준은 바로 외투를 집어 들더니 별장을 나섰다. 그리고 차에 올라탄 뒤 빠른 속도로 본가로 향했다.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며 한창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정 노인을 찾았다.정 노인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분 나쁜 분위기에 불쾌함을 느꼈는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로 온 거야?”“아버지가 강하영을 데려갔습니까?”“네 이놈! 지금 대체 시간이 몇시인지 확인해 봐라! 여섯 시 반에 지금 나한테 달려와 그딴 질문을 해? 네 안중에는 내가 있기는 하냐? 버르장머리 없는 놈!”차갑게 따지는 듯한 정유준의 태도에 정 노인은 벌떡 일어나 크게 화를 냈다.화가 극에 달한 정유준은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얘기하기 시작했다.“아버지가 꾸민 일이 아니길 바랄게요. 그렇지 않으면 저도 아버지의 두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정 노인은 화를 참지 못하고 그릇을 바닥에 던졌다.“네놈은 조만간 그 여우 같은 년 손에 신세를 망치게 될 거다!”정유준은 싸늘한 시선을 거두고 몸을 돌려 떠났다.차에 오르고 정유준은 허시원의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강하영 씨의 마지막 위치를 추적했더니 도로에서 휴대폰을 찾았습니다.”“구체적인 위치가 어디야?”“별장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근처에 있는 CCTV는 강하영 씨가 사라진 시간대에 파손된 상태였어요.”정유준은 분노에 휩싸여 운전대를 세게 내리치며 소리 질렀다.“당장 알아내! 계속 알아봐!”휴대폰을 곁에 던지고 정유준은 난원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그의 머릿속에는 강하영과 연락이 닿을만한 사람들을 끊임없이 떠올려 봤다.부진석과 우인나는 어젯밤 계속 강하영을 찾고 있었으니 이제 강하영이 연락할 만한 사람은 한 사람만 남았다.정유준은 소예준의 연락처를 찾아 바로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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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강하영의 행방
낮에서 밤까지, 또 밤에서 다음 날 낮까지, 강하영은 바닥에 누워 힘없이 문틈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손은 이미 빨갛게 부어 떨려오기 시작했다.좁고 밀폐된 공간과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 그녀의 멘탈을 끊임없이 무너뜨리기 시작했다.뱃속에 세 생명이 버티고 있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을 것이다.강하영은 눈을 감고 머릿속에 정유준의 모습을 떠올렸다.그간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소씨 집안이 아니면 정씨 집안이 움직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소씨 집안과 정씨 집안의 세력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그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아무 힘도 없이 보잘것없는 그녀는 그들과 맞서 싸울 수 없었다.‘지금은 혼자지만 앞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어떡하지?’아이는 무고한 생명이고, 아직 어머니의 원수도 채 갚지 못했다.강하영은 천천히 몸을 웅크렸다.만약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강하영은 자신과 아이를 위해 도박을 걸 생각이다.정유준의 곁에서 아이를 낳고, 더욱이 아이를 지킬 것이라는 도박.……같은 시각, 난원.정유준은 온몸에 음산한 분위기를 뿜으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 턱밑의 거뭇거뭇한 수염은 퇴폐미를 더해 보였다.그는 무서울 정도로 핏발이 선 눈으로 꼼짝도 하지 않고 휴대폰만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었다.그때 임씨 아주머니가 국수를 들고 정유준 곁으로 다가왔다.“사장님, 뭐라도 좀 드셔야죠. 이러다 강하영 씨를 찾기 전에 먼저 쓰러지겠어요.”정유준은 입술을 깨물며 어두운 표정으로 아주머니가 건네준 국수를 받아 두 입 정도 먹었을 때 입구에서 인기척이 들렸다.그는 황급히 그릇과 젓가락을 내려놓고 허시원이 데려온 양다인을 차갑게 바라보았다.양다인은 그런 정유준의 모습에 그만 멍해지더니 다급히 그에게 달려와 가슴 아픈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유준 씨, 왜…….”정유준은 그런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무서울 정도로 싸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양다인, 내가 소씨 집안의 체면을 봐서 3일 동안 너 찾지 않은 거야. 하나만 물을게. 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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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끝장을 볼 거다
양다인은 책상 앞으로 달려가 울면서 물었다.“혹시 할아버지가 강하영을 데려가신 거예요? 할아버지가 저를 위해 그러셨다는 건 알지만, 혹시 정말 강하영을 데려갔다면 그만 풀어주세요.”소 노인은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다인아, 너 그 여자가 네 앞에서 어떻게 했는지 벌써 있은게냐? 유준이 놈과 결혼하지 않을 셈이야?”양다인은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할아버지, 방금 제가 난원에 갔을 때, 유준 씨가 제 목을 졸라 죽이려 했어요. 사람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제가 유준 씨 마음을 돌릴 자신이 있어요! 그런데 만약 강하영한테 무슨 일 생기면 우리 사이는 완전히 끝나고 말 거예요. 제 아이를 죽일 거란 말이에요!”“그놈이 정말 그렇게 얘기했어? 그게 사실이면 나도 끝장을 봐야겠다!”그 말에 양다인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정말 할아버지가 강하영을 납치한 거야?’양다인은 이대로 정유준과의 사이가 틀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진작에 이 남자가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강하영은 언제든 처리할 수 있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었다.그렇기에 양다인은 더욱 울부짖으며 애원하기 시작했다.“할아버지, 제발요! 이번 일로 강하영도 제대로 겁을 먹고 앞으로 아무리 간댕이가 부어도 절대 저한테서 유준 씨를 빼앗아 가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배 속에 아이가 이미 3개월에 들어섰는데 지금 아이를 지우면 제 몸도 망가져서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으면 저도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소 노인은 양다인의 말에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너는 마음이 약해서 탈이구나. 내가 사람을 시켜 그 여자를 남쪽에 외진 곳에 있는 저택에 가둬놓으라고 했다. 이틀만 더 기다려. 만약 운이 좋아 죽지 않고 살아있으면 그때 다시 풀어주라고 하마.”소 노인의 말에 양다인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그리고 이번 기회에 반드시 정유준이 강하영에 대한 마음을 단념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그런데 양다인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소예준이 이 모든 대화를 듣고 있었다는 것이다.소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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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그의 마음속에는 너밖에 없어
남자의 행동과 하는 말을 강하영은 전부 알고 있었지만 눈을 뜰 힘이 없는 데다 너무 긴장한 탓에 많이 지쳐있었을 뿐이다.이제 안전하다고 느낀 그녀는 그제야 시름을 놓고 잠에 빠져들었다.……이틀 뒤.강하영은 정신이 들자 곁에는 정유준이 바로 곁에 누워 있어 눈을 뜨자마자 그의 잘생긴 이목구비가 눈에 들어왔다.그는 오랫동안 잠을 못 잔 사람처럼 눈빛이 검푸른 색을 띠었고, 심지어 잠을 잘 때도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나 때문에 이렇게 변한 거야?’강하영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분은 느끼며 고개를 돌려 옆에 걸려 있는 수액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침대맡에 놓인 달걀죽 한 그릇을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당장 먹고 싶었지만 차마 정유준을 깨울 수 없었다.“깼어?”남자의 쉰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강하영은 자신의 사소한 행동에 그가 깨어날 줄은 몰랐는지 멈칫하고 말았다.강하영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정유준은 몸을 반쯤 일으켜 그녀를 살피기 시작했고, 익숙한 체취가 다가오자 강하영은 저도 모르게 그를 쳐다봤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그녀는 정유준의 찌푸린 미간이 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강하영이 어색한 듯 시선을 돌리고 입술을 달싹이자 잠긴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배고파.”“그래.”정유준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침대맡에 놓인 죽을 들고 한 손으로는 강하영을 일으켜 침대 머리에 기대게 했다.그리고 죽을 한 숟가락 떠서 그녀의 입가에 가져가자, 그녀도 거절하지 않고 한 입 한 입 먹기 시작했다.죽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약간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강하영은 정유준의 헝클어진 머리를 보더니 물었다.“잠을 얼마나 못 잔 거야?”“얼마 안 됐어.”정유준이 그릇을 내려놓으며 대답하자 강하영은 눈을 내리깔았다.“또 한 번 나를 구해줘서 고마워.”“그런 말은 듣고 싶지 않으니까 행동으로 표현해 봐.”남자의 침착한 표정에 강하영의 심장이 저도 모르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정유준 씨, 우리 얘기 좀 해.”정유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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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정유준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강하영은 복잡한 마음을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그때 당시 확실히 정유준의 긴장한 듯한 외침을 들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임씨 아주머니가 얘기해 주셨는데, 대표님이 3일 동안 밥도 거의 드시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아주머니와 꽤 많은 얘기를 나눴나 봐?”강하영의 말에 우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집으로 돌아온 날, 내가 아래층에서 하룻밤 묵었잖아. 그때 아주머니께서 많이 돌봐주셨어. 그래서 내가 슬쩍 얘기를 꺼내본 거지. 더 중요한 건 대표님이 너를 위해 양다인을 협박했다는 거야!”강하영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우인나가 아주머니한테서 들은 얘기를 강하영에게 전하자,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유준 씨가 양다인한테 아이를 지우라고 했단 말이야?”우인나는 입을 삐죽거렸다.“아주머니가 그렇게 얘기해줬어. 나는 대표님이 차라리 그 아이를 확 지워버렸으면 좋겠어! 그렇게 되면 네 뱃속의 세쌍둥이가…….”우인나가 말을 하다말고 바로 입을 다물자 강하영이 입술을 깨물었다.“인나야, 나 갇혀 있는 동안 생각해 봤어.”“뭔데?”“내 아이들이 아버지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싶어.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발견됐지만, 만약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 나는 아이들의 목숨을 가지고 위험한 도박을 할 수 없어. 나는 그 책임을 질 수 없거든.”“그래서 정유준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아니, 사실을 고백하려고. 예전에도 그랬듯 나는 정부도, 상간녀도 되고 싶지 않아. 그저 단순히 임신 사실과 내 생각들을 정유준 씨에게 얘기할 생각이야. 나머지 일은 그가 알아서 할 결정이고.”“대표님이 아이를 지우라고 하면 어쩔 거야?”“도박하는 심정으로 이번에 물어보려고.”강하영은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혔고, 한참 침묵을 지키고 있던 우인나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네 편이야!”……30분 후.정유준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소씨 집안 별장에 나타났다.그는 차 문을 열고 온몸에 싸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별장 입구로 걸어갔고, 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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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어떻게 이 국면을 만회할 것인가?
“나는 절대 정부 따위한테 사과할 생각은 없다!”소 노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정유준이 이런 식으로 자기를 찾아와 막말하는 것을 보고 미쳤다고 생각했다.정유준은 천천히 일어서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실눈을 뜨고 소 노인을 응시했다.“그렇다면 저도 옛정을 생각하지 않겠습니다.”“정유준! 네놈이 이 김제에서 네멋대로 날뛸 수 있다고 생각해?”소 노인의 분노에 찬 고함에도 정유준은 느긋한 말투로 대답했다.“아직 상황 파악을 잘 못하시는 것을 보니 어르신께서도 이젠 나이가 드셨나 봅니다. 만약 소씨 집안에 소예준이 없었다면 이 집안은 아무것도 아닙니다.”말을 마친 남자는 몸을 돌려 떠났고, 소 노인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할 수 없어 부들부들 떨며 그의 뒷모습을 주시했다.한참 그러고 있다가 비로소 정신을 차린 소 노인은 휴대폰을 꺼내 정 노인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사흘 동안 소씨 그룹은 연달아 MK 그룹의 공격을 받았다.주가 폭락은 말할 것도 없고, 중요한 계약 두 건마저 MK에 빼앗겼다.뻔히 알면서도 손을 쓸 생각이 없어 보이는 손예준을 보고 소 노인은 화병에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정 노인이 이 사실을 알고 여러 차례 정유준을 찾았지만, 매번 전화를 끊어버리고 만나주지도 않았다.빠르게 이 일은 강하영 귀에도 들어가게 됐고, 정유준의 행동에 강하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소씨 집안은 비록 김제에서 뿌리가 깊었지만, 이번 여러차례의 타격에 소씨 집안도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입었다.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소예준이 이를 알고도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인터넷에는 많은 찌라시가 돌고 있었고, 외부에서는 소씨 집안과 정씨 집안이 철저하게 사이가 틀어졌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지금 다들 흥분해서 소씨 집안이 과연 어떻게 이 국면을 만회할 것인가를 기다리고 있었고, 또 MK 그룹의 다음 행보가 어떨지 궁금해하고 있었다.심지어 어떤 네티즌은 정씨 집안과 소씨 집안의 약혼까지 들추어내기도 했다.더 많은 사람은 정유준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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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해줄 얘기가 있어
문자를 확인한 양다인은 몸이 굳어졌다. 성형을 한 지 한 달밖에 안 되었는데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다.만약 자기가 지금 소씨 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임해진이 알게 되면, 자신을 협박할 게 분명했다.그때와 비교할 수 없는 것은 소예준이 지금 그녀를 눈엣가시로 여긴다는 사실이다.그런데 만약 임해진과 몰래 만나게 되면 조만간 들통날 게 틀림없다.양다인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머릿속에 좋은 수가 떠올랐다.바로 강하영과 임해진, 두 사람을 한꺼번에 처리할 좋은 방법이었다.“해진 씨, 돌아온 거 축하해. 마침 해줄 얘기도 있었는데.”“만나서 얘기하자, 정말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조급해하지 마, 나 지금 소씨 집에 있거든.”임해진이 깜짝 놀란 이모티콘을 보내왔다.“김제에서 3대 집안 중 하나인 소씨 집안 말하는 거야?”“맞아, 그러니까 우리가 만나는 것도 조심해야 해. 모레 내가 장소를 보내주면 그쪽으로 와.”“그래, 소식 기다릴게.”휴대폰을 내려놓은 양다인의 눈에는 음산한 빛이 감돌았다.‘이번에는 아무도 나한테 협박할 생각하지 마! 정유준과 소씨 집안도 다 내가 차지할 테니까!’저녁 7시 30분, 병원정 노인이 소 노인의 병문안을 갔다.병실에 도착하자 소 노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를 맞이했다.“이보게 정씨, 자네 정말 훌륭한 아들을 뒀더군! 당시 자네 정씨 집안이 금방 김제에 왔을 때 누가 자네 집안을 도와줬는지 잊지 마!”체면을 중요시하던 정 노인은 소 노인의 질책에 안색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이 일은 우리 두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네!”정 노인이 싸늘한 말투로 대답했다.“우리 소씨 집안과 상관이 없다고? 그럼 어디 말해보게, 우리 소씨 집안의 손실은 대체 어떻게 책임질 건가?”“이 일의 발단은 바로 그 정부 때문이야!”소 노인의 고함에 정 노인도 질 수 없다는 듯 맞받아쳤다.“그래서 자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생각인가?”소 노인의 물음에 정 노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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