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Chapter 801 - Chapter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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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그때가 되면 진주와 신효린은 정말 살 길이 없을 것이다. 진주는 3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고, 신효린은 지루하게 3일 동안 곁에 있어 주었다. 3일째가 되어서야 부기가 빠졌다. 하지만 신광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동안 신효린은 신광구에게 수없이 전화를 했다. 언제 진주를 보러 오냐는 질문에 신광구는 항상 대충 넘어갔다. 이 일을 알게 되면 진주가 대성통곡 할 줄 알았다. 결국 남편에게 사랑을 받고 싶지 않은 여자는 없다. 남편에게 무시를 당하면 그 누구든 화가 날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진주는 매우 침착했다. 울며 불며 난동을 피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밥도 제대로 먹고 요양도 잘했다. 너무 정상이어서 오히려 더 이상했다. 그 모습을 본 신효린은 어안이 벙벙했다. 신광구가 없는 진주는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순간 신효린은 차갑고 무덤덤한 진주의 얼굴을 보니, 진주가 신광구를 사랑한 적이 없고 낯선 사람보다 더 낯선 느낌을 받았다.“엄마, 아빠가 사흘째 보러 오지도 않았는데, 화도 안 나?”신효린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흥, 급하면 안 돼. 네 아빠는 신경주와 같아. 집착할수록 무시할 사람들이야. 네가 차가울수록 그들이 더 다가올 거야. 남자들은 모두 천한 놈들이야!”진주가 장난을 치며 욕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사흘 동안 신광구에게 연락하지 않은 건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저 용기가 없을 뿐이다. 지금 퇴원 기준에 도달했지만 신광구를 피하기 위해 부상을 핑계로 병원에 있어야 했다. 그날 밤 아람이 소란을 피운 후 신광구가 진주를 보는 눈빛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마침 어떻게 신광구에게 해명하고 이미지를 되돌릴 수 있는지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 이때, 병동 문이 열렸다.“밖에서 기다려, 내가 들어가서 사모님을 만날게.”“네, 회장님.”신광구의 목소리를 듣자 진주 모녀는 멍해졌다. 진주는 급히 베개 밑에 있던 파우더를 꺼내 입술을 하얗게 만들어 조금 더 초췌해 보이려고 했다. 신광구가 들어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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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병실의 분위기는 우울했다. 예전에 진주는 신광구의 총애를 받았고 잘 돌봐주기도 했다. 신광구는 신남준의 곁에서 효도를 하지 않아도 진주가 살짝 다쳐도 항상 걱정해 주고,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보러 왔다. 3일 동안 연락 없는 건, 과거에는 불가능한 일이다.“광구 오빠.”진주는 허약하게 침대에 기대어 하얗게 바른 입술을 떨며 눈물을 글썽이고 신광구를 바라보았다.“요즘 많이 바쁘지? 그룹 일 때문에 바쁜 거 알아. 난 괜찮아. 고막이 뚫렸을 뿐이야. 괜찮아, 이미 수술도 했어.”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광구는 진주의 말을 끊고 나지막하게 물었다.“진주야, 물어볼 것이 있어서 왔어. 그날 구아람이 한 말, 사실이야?”진주는 멍해지더니 동공이 흔들렸다.“광구 오빠, 지금 날 의심해? 난 오빠의 와이프야. 내가 평소에 어떤지 오빠가 잘 알잖아. 내가 딸 둘을 낳아줬어. 효정을 낳을 때 죽을 뻔했어. 내가 오빠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희생했는데, 어떻게 살인자와 그런 관계겠어? 광구 오빠,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아? 사랑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의심하고, 모든 것이 잘못으로 보이거든!”화낼수록 가슴이 움찔했다. 모든 분노에 찬 질문은 마음속의 당황함을 숨기기 위해서이다.“홍영이라는 남자를 말하는 게 아니야. 너희들 사이에 뭐가 있으면 내가 알아낼 거야.”신광구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내가 말한 건 초연서야. 초연서를 습격하라고 시킨 사람이 너야?”“아니, 아니야, 나 아니야!”진주는 쉭쉭거리며 미친 듯이 설명했다.“내가 왜 초연서를 해치겠어? 해치면 나한테 무슨 좋은 점이 있어? 내가 왜 위험을 감수하겠어!”신광구는 진주를 바라보며 이미 따뜻하게 데워진 핸드폰을 움켜쥐었다. 이 사흘 동안, 신광구는 비서를 보내 진주와 홍영의 사이를 몰래 조사하라고 했다. 아람의 주장대로 두 사람이 몰래 사랑에 빠지고, 진주가 목걸이를 사랑의 표시로 남자에게 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진주는 홍영을 알고, 두 사람은 TS에 있을 때 모르는 사이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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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진주는 멍해졌다.‘맑고 순수하다고? 날 말하는 게 맞아? 왜 신경주의 엄마인 정서연을 말하는 것 같지?’들으면 들을수록 가혹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이제 너는 내 보호가 필요 없는 것 같아. 내가 없더라도 넌 무슨 수를 쓰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싫어하는 사람에게 복수할 수 있어.”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이번이 마지막이야. 네가 얌전히 있었으면 좋겠어. 다시는 억울한 사람을 건드리지 마. 신씨 가문에 폐를 끼치지 마. 아니면 널 해외로 보낼 수밖에 없어. 성주를 떠나 숨어 살아야 해.”신광구가 자신을 해외로 보내겠다는 말을 듣자 진주는 화가 나고 소름이 돋았다.“신광구, 무슨 뜻이야? 날 버리겠다는 거야? 날 버림받은 여자로 만들 거야? 구아람의 말 때문에? 아니면 구만복의 여자에게 다른 마음이 있어? 그래서 날 화나게 하고 나와 헤어져서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은 거야?”“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신광구는 화를 내며 눈썹을 찌푸렸다. 목소리도 쉬었다.“허, 내 말이 맞네. 그치? 찔렸지?”진주는 등을 뻣뻣하게 세우고 목이 터질 듯이 소리를 질렀다. 붉은 눈시울로 신광구를 째려보았다.“초연서가 TS 방송국에 있을 때부터 소문이 있었어. 네가 사적에서 챙겨주고 초연서를 키워주려고 했어.”신광구는 눈을 부릅뜨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초연서가 네 이상형이지? 난 그저 차등일 뿐이야.”이 말은 진주의 가슴에 너무 오랫동안 가슴 끝에 가시처럼 박혀 있었다. 이 순간 뿌리를 뽑아내고 화가 나며 속이 시원했다.“초연서가 마약을 하여 명예를 잃지 않았더라면 신씨 가문의 사모님이 됐겠지? 내 차례가 있겠어?”“말 다 했어?”신광구는 차갑게 물으며 이마에 칫줄이 튀어나왔다.“흥, 초연서를 좋아하니 도와주는 거잖아. 당시 무대에서 실금을 하여 품위를 잃었을 때 너도 있었잖아. 왜 구만복처럼 달려와서 초연서를 보호하지 않았어? 왜 초연서와 결혼하지 않았어? 네가 그럴 용기가 없어서 그래. 그런 여자에게 피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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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네, 회장님!”명령을 내린 후 신광구는 답답한 듯 고개를 저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실을 나갔다. 다시 진주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진주는 입을 반쯤 벌리고 다리를 떨었다. 몸이 쓰러지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울어도 소용없고, 소란을 피워도 소용이 없네. 눈앞에서 죽겠다고 해도 곁에 있어주지 않아? 날 한 번도 보지 않아? 신광구, 날 사랑하지 않지? 아니면 난 그저 누군가의 대타일 뿐이야? 날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지?’“하, 하하, 하하하하!”진주가 미친 듯이 웃어 경호원들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얘졌다.“사모님, 괜, 괜찮으세요?”“좋아, 이번엔 진자 부부가 됐어.”‘날 사랑한 적이 없어, 나도 널 사랑한 적이 없어. 하지만 신광구. 어떻게 되든 내가 이겼고, 내가 이득을 봤어. 네가 제일 사랑하는 여자가 내 손에 죽었으니까!’...“아, 아파. 너무 아파.”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난 신효린은 축축하고 더러운 곳에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니 버려진 창고였다.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고 벽 아래에서 쥐 두 마리가 지나갔다.“아!”신효린은 겁에 질려 구르고 기어가면서 더러운 돌을 주어 쥐를 향해 내리쳤다. 쥐들이 도망쳤다. 찍찍거리는 소리는 마치 신효린을 조롱하는 것처럼 더욱 거세졌다.“누, 누구 없어요?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신효린이 두려움에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 창고 문이 서서히 열렸다. 눈부신 빛이 들어온 후 검은색 타이츠를 입고 볼록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사람이 들어왔다. 매력적인 몸매는 모든 남자들을 홀릴 정도였다.“너, 너야. 이 도련님 곁에 있던 여자!”신효린은 바로 알아보았다.“안녕하세요, 신효린 씨. 정말 오랫동안 기적해서 한참을 기다렸어요.”정연은 매력적인 눈웃음을 지으며 손에 끼고 있던 검은 가죽 장갑을 잡아당겼다.“네가 날 납치한 거야? 감히 신씨 가문 아가씨를 납치해? 죽고 싶어?”신효린을 화가 나서 이를 악물며 엄숙하게 말했다.“여긴 어디야? 빨리 풀어줘. 아니면 가만두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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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감히 날 때려? 난 신씨 가문 셋재 아가씨야, 너. 너.”신효린은 아파서 몸을 움츠리고 땀을 뻘뻘 흘렸다. 마치 번데기처럼 신음하며 구르고 있었다. 소리를 지르면 지를수록 목소리는 점점 약해지고 힘이 없었다.‘정말 여자의 발 힘이야? 너무 무서워!’“신씨 가문 셋째 아가씨가 왜? 셋째 아가씨도 아닌데, 왜 때리면 안 돼?”정연은 웃으며 목을 움츠렸다. 차가운 눈빛을 보자 신효린은 소름이 돋았다.“네 목숨은 네 눈에만 가치가 있어. 내 눈에는 저 쥐들과 다를 게 없어.”신효린은 이 말을 듣자 모욕을 당한 느낌이 들어 화가 났다. 이를 악물며 일어서서 정연과 싸우고 싶었다. 그러나 신효린이 일어서기도 전에 또다시 정연의 발에 차여 바닥에 주저앉았다. 방금 발차기보다 더 심했다. “아!”신효린은 추악한 두꺼비처럼 바닥에 주저앉았다. 오장 육부가 움켜준 것처럼 아팠고 눈물과 콧물이 먼지와 섞여 구석에 있는 쥐보다 더 비참했다. 정연은 남자가 아니기에 봐주지 않았다. 한발 더 차려고 할 때 이어폰에서 이유희의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됐어, 연아. 너무 세게 찼어. 저 꼴을 봐봐, 한 번만 더 차면 죽을 거야.”정연은 아름다운 다리를 거두었다.“네.”신효린은 죽을 것처럼 아팠다. 눈앞에서 사나운 여자가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그럼 그냥 놔줄 건가요?”“세게 내려칠 필요는 없어. 정신 차리게 뺨 몇 대만 때려.”이유희는 답답하게 말했다. 그 목소리는 섹시한 무기력함이 드러났다.이 순간, 검은 롤스로이스 뒷줄의 화면에 나온 건 창고 내부의 장면이다. 이유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신효린의 비참한 모습을 보자 화가 풀리며 웃고 싶었다.‘아니, 화가 다 풀리지 않았어.’신효린이 신효정에게 한 짓을 떠올리면 직접 나서서 신효린의 뼈를 차고, 헛소리를 하는 혀를 뽑고 팔을 자르고 싶었다. 그렇게 하며 신효정에게 복수를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신효정은 신씨 가문의 아가씨이다. 중요한 사람의 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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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신효정은 부끄러워서 메이크업을 한 것처럼 얼굴이 빨개지며 이유희의 품에 숨었다. 신효린은 이유희의 욕망을 알고 있었다.“움직이지 마, 뽀뽀하자.”이유희는 다정한 눈빛으로 신효정의 턱을 잡았다. 혀끝으로 이를 벌리며 신효정의 입속에서 탐욕스럽게 움직였다. 그 키스에 신효정은 어지러웠다. 거절할 힘이 없이 촉촉한 눈을 가늘게 뜨며 이유희의 괴롭힘을 당했다.차 안의 온도가 점점 더 높아져 곧 터질 것 같은 순간, 갑자기 이유희는 이어폰에서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멈추고 눈썹을 찌푸리며 이어폰을 벗었다.“유, 유희 오빠. 이건 우리 언니예요?”신효정은 이유희의 허리를 안고 놀란 표정으로 정연에게 뺨을 맞고 있는 신효린을 바라보았다.“응, 네 재수 없는 언니 말고, 누가 이렇게 못생겼겠어?”이유희는 정연에게 맞고 있는 신효린의 비참한 모습을 보며 눈을 찔금 했다.신효정은 정연이 무를 뽑는 것처럼 신효린의 머리를 잡고 뺨을 때리는 모습을 보았다. 몇 대 맞고 나서 자만할 정도로 아름다웠던 신효린의 얼굴은 돼지머리처럼 부었다. 입가에 피가 흐르고 코피도 나며 눈을 뜨지 못했다. 정연은 무술가 집안 출신이다. 이유희의 보디가드로서 손이 얼마나 매운지 상상할 수 있다.“잘못했어요. 때리지 마세요. 때리지 마요.”신효린은 아파서 말도 똑바로 하지 못했다. 울며 불며 정연에게 빌었다. 그 비명 소리를 들을수록 이유희는 기분이 좋았다.“왜, 왜 때리는 거예요?”신효정은 눈을 부릅뜨고 이유희의 팔을 흔들었다.“빨리 정연 언니를 멈춰라고 해요!”“여보, 왜 멈춰야 해?”이유희는 신효정의 얼굴을 만졌다.‘여, 여보?’이 호칭을 듣자 신효린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고 입을 다물었다.“내가 말했잖아. 널 지켜줄 뿐만 아니라 널 괴롭혔던 사람들을 혼내줄 거라고. 그들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줄 거야.”이유희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반짝였다.“신효린이 너에게 한 모든 짓을 용납할 수 없어. 오랫동안 봐준 건 이미 자비를 베푼 거야. 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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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10년 넘게 이유희를 위해 운전해 온 운전사는 깜짝 놀랐다.‘이 귀여운 소녀가 너무 대단하네, 우리 도련님을 지옥에 보내는 게 아니라, 도련님을 구원하는 거잖아!’이유희의 아버지가 돌아간 후, 이유희는 늘 트라우마에 살고 있었다. 점점 더 폭력적이고 차가워졌으며 삶에 비아냥거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신효정의 등장으로 이유희를 변하게 했다. 이유희가 감정이 있는 사람으로 되었다.‘잘 됐어, 정말 잘 됐어.”신효정은 점차 진정되었고 이유희의 품에서 불쌍하게 흐느꼈다. 흐느낄 때마다 이유희의 심장이 세게 아팠다. 활기차고 순진한 소녀는 평범한 소녀가 아니라 자폐증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유희는 신효정 몰래 국내외에서 치료법을 찾았지만 좋은 결과가 없었다. 그저 마음의 인도를 받고 오랜 시간 곁에 있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 과정은 길고 고통스러워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적다. 하지만 이유희는 견뎌내겠다고 결심했다. 신효정은 자신의 여자인 만큼 떠나지 않고 평생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유희 오빠, 고마워요. 언니를 안 때려서 고마워요.”신효정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신효린은 널 때리고 욕하고 다치게 했는데, 왜 지켜줘?”이유희는 마음이 아파서 눈썹을 찌푸렸지만 목소리는 다정했다. 신효정은 킁킁거렸다.“우리 언니잖아요. 엄마 아빠가 언니를 좋아해요. 언니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 보여요. 엄마 아빠의 기분을 상하기 싫어요. 언니가 다친 것을 보면 속상할 거예요.”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논리이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신효정은 자신에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을 기꺼이 봐주었다. 이유희는 울컥했다. 가슴은 바늘로 꽉 찬 것 같아 짙은 통증이 온 사지로 퍼져 나갔다.“효정아, 너무 착해.”‘너무 착해서 울고 싶어. 너처럼 착한 여자는 내 어두운 삶을 밝혀주는 빛이야. 너무 어색하지만, 간절히 너를 붙잡고 싶어.’이유희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신효정은 하얀 목을 들어 앵두 같은 입술로 이유희의 떨리는 목젖에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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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늦은 밤, 아람은 뜨거운 욕조에 편안하게 몸을 담그고 복숭아 색의 비단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수건으로 검은 머리카락을 감싼 후 김이 모락모락 났다. 얼굴이 붉은 아람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최근에 일어난 모든 일이 짜증 났다. 행복한 일이 없었지만 행운에는 불운이 따르며 사람들이 항상 불행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아람은 구씨 가문 아가씨이다. 아가씨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못할 일이 없다. 대통령이 되고 싶어도 방법을 찾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남자만이 예외이다.아람은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이제 경주가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았다. 아람은 심지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미 저도 모르게 경주에게 다가가고 받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람에게 뺨을 날렸다.‘남자는 나쁜 놈들이야, 신경주는 더더욱 제 버릇 남 못 주는 나쁜 놈이야!’아람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입꼬리가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아가씨, 마음을 진정할 수 있는 국을 끓였어요. 조금만 마셔요. 살 안 쪄요.”임수해는 양복 우에 앞치마를 두르고 거실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아람을 바라보았다.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바쁜 모습을 본 아람은 왜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말했다.“수해야, 넌 내 비서야. 가정부가 아니야. 앞으로 이런 일을 하지 마. 해문에서 가정부를 보내서 요리를 해달라고 민지 이모한테 부탁할게. 너도 하루 종일 일하느라 힘들잖아. 마음만 받을게.”“아가씨, 구 사장님은 일을 도와라고 하셨을 뿐만 아니라 의식주를 챙겨달라고 했어요. 이 모든 게 제 몫이에요. 항상 이렇게 했었잖아요.”임수해는 마음이 급했다. 나중에 아람은 자신을 비서로 원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아람은 고개를 흔들었다.“지난번에 얘기했잖아. 넌 마땅한 사람에게 마음을 써야 해. 아린 같은 사람 말이야.”임수해는 주먹을 움켜쥐며 가슴 끝이 찡해졌다.“이미 내 밑에서 일하느라 충분히 바쁘잖아.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아린에게만 잘해. 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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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이때, 초인종이 울렸다.“이렇게 늦었는데, 누구지?”임수해는 당황했다.“수해야, 문 열어. 내가 모셔온 손님이야.”아람은 담담하게 명령했다.‘손님? 아가씨가 오늘 밤 손님이 올 거라고 말하지 않았잖아.’임수해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현관문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아름다운 20대 중반의 소녀가 평범한 트레이닝복에 검은 오리털 모자를 쓰고 서 있었다.“당신은.”임수해는 깜짝 놀라며 소녀를 쳐다보았다.“저, 저는 영이라고 합니다. 강영. 신씨 가문의 가정부예요. 넷째 아가씨 곁에서 돌봐주었어요.”강영은 긴정되어 두리번거리며 자기소개를 했다. 임수해는 신효정 곁의 가정부라는 말을 듣자 바로 깨달았다.“영아, 미안해. 특별한 사정으로 널 데리러 가지 못했어. 네가 직접 오게 했네.”아람은 급히 맞이하며 강영의 손을 잡고 별장 거실로 갔다.“밖에 춥지? 손이 너무 차가워. 택시 타고 오라고 했잖아. 차비를 아끼지 마.”“택시 필요 없어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왔어요. 편해요.”강영은 대답을 하며 얼굴을 붉혔다. 고귀한 아가씨가 이렇게 자신을 걱정해 주는 것을 보자 감동하여 말을 못 했다.아람은 지하철역에서 별장까지 걸어오는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아팠다. 강영이 돈이 아까워서 걸어온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임수해는 영이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주었고 자상하게 손난로를 조심스럽게 가져다주었다. 영이는 소파에 앉아 온몸의 한기를 없애는 데 시간이 걸렸다.“사, 아니. 구아람 씨. 고마워요. 우리 넷째 아가씨를 돌봐줘서.”강영은 나지막하게 말했지만 눈빛은 단호했다.“신씨 가문에 있을 때 넷째 아가씨에게 얼마나 잘해줬는지 제가 다 알아요. 넷째 아가씨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아람은 신효정처럼 맑은 영이의 눈을 깊이 바라보다가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것이 맞는 경정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진주의 곁에 믿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두어야 한다. 하지만 오 씨 아줌마 외에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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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아람은 깍지 낀 채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이유희와 신효정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자 마음은 감동과 부러움으로 가득했다. ‘효정은 이미 행복의 항구를 찾았는데, 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구아람 씨도 넷째 아가씨에게 잘해주셨어요. 무엇이든 도와드릴게요.”아람은 영이의 손을 꼭 잡았다.“영아, 고마워. 하지만 무리하지 말고 안전해야 해. 위험에 처하면 가정 먼저 나에게 연락해. 계획은 보류할 수도 있고 포기할 수도 있어. 하지만 네가 다치면 안 돼. 알았지?”강연은 눈물을 머금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영이 여기까지 왔는데 배를 굶고 있었다. 아람은 직접 고기, 야채, 계란이 있는 면을 만들었다. 그리고 초연서가 만든 만찬들도 준비했다. 간단하지만 정성이 담겼다.영이는 국수에 푹 빠져서 허겁지겁 먹었다. 배가 많이 고팠던 것 같다.“맛있어?”아람은 맞은편에 앉아 턱을 괴고 웃으며 물었다.“네, 맛있어요. 너무 맛있어요.”영이는 국물까지 들이킨 후 만족스러운 듯 입을 닦았다.“구아람 씨, 요리를 너무 잘하세요. 신 사장님이 구아람 씨와 결혼할 수 있는 건 사장님의 복이에요!”아람은 여전히 눈웃음을 지었지만 말투에는 비아냥거리는 느낌이 있었다.“아쉽게도 이 복을 버렸잖아. 앞으로 이 복을 그 누구에게 줘도 신경주에게 주지 않을 거야.”...신효린은 이유희의 사람에게 맞아 얼굴이 붓고 멍들었다. 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없었다. 진주에게 폐를 끼치기 싫었고 신광구에게 알리지도 못했다. 그래서 몰래 비행기를 타고 H 국에 가서 요양할 수밖에 없었다.정연은 이유희의 사람이다. 이유희의 동의가 없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돌아가서 이 일을 퍼뜨린다면 신씨 가문과 자기의 체면을 잃을 뿐만 아니라 이유희의 더 끔찍한 보복을 당할 수 있다.‘쥐와 한 방을 쓰며 피투성이가 된 고통은 평생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아!’하지만 복수하지 않으면 울면서 깨어날 정도이다. 어젯밤 H 국에서 수술을 받은 신효린은 거즈로 머리를 면봉처럼 감싸고 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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