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이유희를 위해 운전해 온 운전사는 깜짝 놀랐다.‘이 귀여운 소녀가 너무 대단하네, 우리 도련님을 지옥에 보내는 게 아니라, 도련님을 구원하는 거잖아!’이유희의 아버지가 돌아간 후, 이유희는 늘 트라우마에 살고 있었다. 점점 더 폭력적이고 차가워졌으며 삶에 비아냥거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신효정의 등장으로 이유희를 변하게 했다. 이유희가 감정이 있는 사람으로 되었다.‘잘 됐어, 정말 잘 됐어.”신효정은 점차 진정되었고 이유희의 품에서 불쌍하게 흐느꼈다. 흐느낄 때마다 이유희의 심장이 세게 아팠다. 활기차고 순진한 소녀는 평범한 소녀가 아니라 자폐증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유희는 신효정 몰래 국내외에서 치료법을 찾았지만 좋은 결과가 없었다. 그저 마음의 인도를 받고 오랜 시간 곁에 있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 과정은 길고 고통스러워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적다. 하지만 이유희는 견뎌내겠다고 결심했다. 신효정은 자신의 여자인 만큼 떠나지 않고 평생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유희 오빠, 고마워요. 언니를 안 때려서 고마워요.”신효정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신효린은 널 때리고 욕하고 다치게 했는데, 왜 지켜줘?”이유희는 마음이 아파서 눈썹을 찌푸렸지만 목소리는 다정했다. 신효정은 킁킁거렸다.“우리 언니잖아요. 엄마 아빠가 언니를 좋아해요. 언니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 보여요. 엄마 아빠의 기분을 상하기 싫어요. 언니가 다친 것을 보면 속상할 거예요.”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논리이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신효정은 자신에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을 기꺼이 봐주었다. 이유희는 울컥했다. 가슴은 바늘로 꽉 찬 것 같아 짙은 통증이 온 사지로 퍼져 나갔다.“효정아, 너무 착해.”‘너무 착해서 울고 싶어. 너처럼 착한 여자는 내 어두운 삶을 밝혀주는 빛이야. 너무 어색하지만, 간절히 너를 붙잡고 싶어.’이유희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신효정은 하얀 목을 들어 앵두 같은 입술로 이유희의 떨리는 목젖에 키스했다
늦은 밤, 아람은 뜨거운 욕조에 편안하게 몸을 담그고 복숭아 색의 비단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수건으로 검은 머리카락을 감싼 후 김이 모락모락 났다. 얼굴이 붉은 아람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최근에 일어난 모든 일이 짜증 났다. 행복한 일이 없었지만 행운에는 불운이 따르며 사람들이 항상 불행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아람은 구씨 가문 아가씨이다. 아가씨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못할 일이 없다. 대통령이 되고 싶어도 방법을 찾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남자만이 예외이다.아람은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이제 경주가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았다. 아람은 심지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미 저도 모르게 경주에게 다가가고 받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람에게 뺨을 날렸다.‘남자는 나쁜 놈들이야, 신경주는 더더욱 제 버릇 남 못 주는 나쁜 놈이야!’아람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입꼬리가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아가씨, 마음을 진정할 수 있는 국을 끓였어요. 조금만 마셔요. 살 안 쪄요.”임수해는 양복 우에 앞치마를 두르고 거실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아람을 바라보았다.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바쁜 모습을 본 아람은 왜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말했다.“수해야, 넌 내 비서야. 가정부가 아니야. 앞으로 이런 일을 하지 마. 해문에서 가정부를 보내서 요리를 해달라고 민지 이모한테 부탁할게. 너도 하루 종일 일하느라 힘들잖아. 마음만 받을게.”“아가씨, 구 사장님은 일을 도와라고 하셨을 뿐만 아니라 의식주를 챙겨달라고 했어요. 이 모든 게 제 몫이에요. 항상 이렇게 했었잖아요.”임수해는 마음이 급했다. 나중에 아람은 자신을 비서로 원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아람은 고개를 흔들었다.“지난번에 얘기했잖아. 넌 마땅한 사람에게 마음을 써야 해. 아린 같은 사람 말이야.”임수해는 주먹을 움켜쥐며 가슴 끝이 찡해졌다.“이미 내 밑에서 일하느라 충분히 바쁘잖아.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아린에게만 잘해. 두 가
이때, 초인종이 울렸다.“이렇게 늦었는데, 누구지?”임수해는 당황했다.“수해야, 문 열어. 내가 모셔온 손님이야.”아람은 담담하게 명령했다.‘손님? 아가씨가 오늘 밤 손님이 올 거라고 말하지 않았잖아.’임수해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현관문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아름다운 20대 중반의 소녀가 평범한 트레이닝복에 검은 오리털 모자를 쓰고 서 있었다.“당신은.”임수해는 깜짝 놀라며 소녀를 쳐다보았다.“저, 저는 영이라고 합니다. 강영. 신씨 가문의 가정부예요. 넷째 아가씨 곁에서 돌봐주었어요.”강영은 긴정되어 두리번거리며 자기소개를 했다. 임수해는 신효정 곁의 가정부라는 말을 듣자 바로 깨달았다.“영아, 미안해. 특별한 사정으로 널 데리러 가지 못했어. 네가 직접 오게 했네.”아람은 급히 맞이하며 강영의 손을 잡고 별장 거실로 갔다.“밖에 춥지? 손이 너무 차가워. 택시 타고 오라고 했잖아. 차비를 아끼지 마.”“택시 필요 없어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왔어요. 편해요.”강영은 대답을 하며 얼굴을 붉혔다. 고귀한 아가씨가 이렇게 자신을 걱정해 주는 것을 보자 감동하여 말을 못 했다.아람은 지하철역에서 별장까지 걸어오는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아팠다. 강영이 돈이 아까워서 걸어온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임수해는 영이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주었고 자상하게 손난로를 조심스럽게 가져다주었다. 영이는 소파에 앉아 온몸의 한기를 없애는 데 시간이 걸렸다.“사, 아니. 구아람 씨. 고마워요. 우리 넷째 아가씨를 돌봐줘서.”강영은 나지막하게 말했지만 눈빛은 단호했다.“신씨 가문에 있을 때 넷째 아가씨에게 얼마나 잘해줬는지 제가 다 알아요. 넷째 아가씨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아람은 신효정처럼 맑은 영이의 눈을 깊이 바라보다가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것이 맞는 경정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진주의 곁에 믿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두어야 한다. 하지만 오 씨 아줌마 외에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아람은 깍지 낀 채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이유희와 신효정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자 마음은 감동과 부러움으로 가득했다. ‘효정은 이미 행복의 항구를 찾았는데, 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구아람 씨도 넷째 아가씨에게 잘해주셨어요. 무엇이든 도와드릴게요.”아람은 영이의 손을 꼭 잡았다.“영아, 고마워. 하지만 무리하지 말고 안전해야 해. 위험에 처하면 가정 먼저 나에게 연락해. 계획은 보류할 수도 있고 포기할 수도 있어. 하지만 네가 다치면 안 돼. 알았지?”강연은 눈물을 머금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영이 여기까지 왔는데 배를 굶고 있었다. 아람은 직접 고기, 야채, 계란이 있는 면을 만들었다. 그리고 초연서가 만든 만찬들도 준비했다. 간단하지만 정성이 담겼다.영이는 국수에 푹 빠져서 허겁지겁 먹었다. 배가 많이 고팠던 것 같다.“맛있어?”아람은 맞은편에 앉아 턱을 괴고 웃으며 물었다.“네, 맛있어요. 너무 맛있어요.”영이는 국물까지 들이킨 후 만족스러운 듯 입을 닦았다.“구아람 씨, 요리를 너무 잘하세요. 신 사장님이 구아람 씨와 결혼할 수 있는 건 사장님의 복이에요!”아람은 여전히 눈웃음을 지었지만 말투에는 비아냥거리는 느낌이 있었다.“아쉽게도 이 복을 버렸잖아. 앞으로 이 복을 그 누구에게 줘도 신경주에게 주지 않을 거야.”...신효린은 이유희의 사람에게 맞아 얼굴이 붓고 멍들었다. 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없었다. 진주에게 폐를 끼치기 싫었고 신광구에게 알리지도 못했다. 그래서 몰래 비행기를 타고 H 국에 가서 요양할 수밖에 없었다.정연은 이유희의 사람이다. 이유희의 동의가 없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돌아가서 이 일을 퍼뜨린다면 신씨 가문과 자기의 체면을 잃을 뿐만 아니라 이유희의 더 끔찍한 보복을 당할 수 있다.‘쥐와 한 방을 쓰며 피투성이가 된 고통은 평생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아!’하지만 복수하지 않으면 울면서 깨어날 정도이다. 어젯밤 H 국에서 수술을 받은 신효린은 거즈로 머리를 면봉처럼 감싸고 성주
‘이소희가 미쳤나, 감히 허풍을 떨어? 신경주는 신씨 그룹 사장이야. 권력도 크고, 아버지를 안중에 두지 않는데, 이씨 가문이 어쩔 수 있겠어?’하지만 신효린은 이소희에게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조용히 이씨 가문을 지켜보며 그들이 성주의 웃음거리가 되기를 기다렸다.“그래, 네가 좋으면 돼. 둘째 오빠와 평생 행복하게 살아!”신효린은 아픈 얼굴을 감싸고 억지로 축복을 해주었다.“참, 전에 내가 말했던 송 시장님의 아들 말이야. 너한테 관심이 있었는데, 넌 관심이 없어서 만나지 않았던 그 자식, 기억나?”이소희는 갑자기 말을 돌렸다.‘송 시장님의 아들? 기억나.’전에 진주가 신효린을 데리고 골프장에 가서 송 시장 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는 사실 송 시장의 아들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 소개팅을 하려 했다. 하지만 송 시장 부부는 신효린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송 시장님의 부인은 신효정을 원해서 신효린의 체면을 깎았다. 그 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이소희 앞에서 송씨 가문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한다고 허풍을 떨었다. 그러나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거라며 송씨 가문을 거절했다고 했다.“어, 왜? 왜 갑자기 그 사람 얘기를 해?”신효정은 퉁명스럽게 물었다.“아, 아니야. 그저 송 도련님이 지금 나에게 구애하고 있어.”이소희는 잘난 척 웃음을 터뜨렸다.신효린은 깜짝 놀라며 차갑게 웃었다.“넌 신씨 그룹 사장님의 부인으로 될 텐데, 시장님 아들을 안중에 두겠어?”“내 마음속에는 둘째 오빠가 있어. 그래서 거절했어. 하지만 날 많이 좋아해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네. 무슨 짓이든!”이소희의 웃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면서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무슨 뜻이야? 계획이 뭐야?”신효린은 그 말의 뜻을 깨닫고 물었다.“신효정과 결혼하게 만들겠어.”신효린은 숨을 들이쉬었다. 구애자에게 이상한 요구를 제기하는 이소희가 미친 것 같았다.‘이씨 가문이 왜 이런 미친놈을 키웠지?’“넌 신효린의 언니잖아. 내가 편하게 할 수
운전사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조수석에 앉은 경호원은 아직 구조 중이며 위독한 상태이다. 윤진수는 뒷줄에 앉아있었고 충돌 지점이 차 앞쪽이어서 유리 파편에 맞아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뻔했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하지만 두 다리는 방출성 골절로 영원히 잃었다.윤정용은 전국의 모든 외과의사를 불러 윤진수를 진단했지만 아무도 다시 일으켜 세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날 가족들은 거실에 앉아 걱정을 하고 있었다.셋째 아가씨 윤민주는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상관없이 감정은 풍부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둘째 오빠가 자주 다니던 길인데, 어떻게 교통하고가 날 수 있어? 어떡해!”사람들은 모두 우울했다. 오직 윤유성만 아무렇지 않고 옆자리에 앉아 다리를 꼬고 우아한 태도로 한가롭게 차를 마시며 가볍게 말했다.“매일 다니는 길이라고 해서 교통사고가 날 확률이 줄어드는 건 아니야. 두 가지는 전혀 모순되지 않아, 셋째 누나.”윤민주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윤유성을 흐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둘째 오빠가 큰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넌 기분이 좋아 보이네. 네 생각대로 이루어진 거야, 드디어?”“기분이 좋은 건 아니야.”윤유성은 찻잔을 내려놓고 금테 안경을 올렸다.“난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야. 누나처럼 될 필요가 없어.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왜 울어?”“너, 너!”윤민수는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히며 부들부들 떨었다.“그만해! 어렸을 때부터 싸우더니 아직도 싸워? 민주야, 진수가 이렇게 됐는데 오빠를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시비를 걸어? 집이 덜 복잡하다고 생각해?”윤정용은 팔걸이를 세차게 내리쳤다.분노에 찬 꾸짖음에 윤민주는 겁에 질려 눈물을 그쳤다. 그저 윤유성을 매섭게 쳐다보기만 했다. 윤유성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말했다.“아버지, 저에게 방법이 있어요. 시도해 보세요. 둘째 형의 다리를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모두의 시선이 윤유성에게 집중되었다. 윤정용은 정신을 차리며 몸을 앞으로 기울
뒤에서 차갑고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유성은 발걸음을 멈추고 나른하게 눈을 뜨고 하품을 하며 뒤돌아보았다.“형, 무슨 일 있어? 늦었어. 쉬고 싶어.”“유성아, 연기를 잘하네. 일석이조의 수단도 괜찮네.”윤성우는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응?”윤유성은 알아듣지 못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진수의 교통사고, 네 짓이지?”윤성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어?”윤유성은 계속 모르는 척했다.“네가 진수의 차에 손을 대라고 사람을 보냈어. 하지만 죽이지는 않고 장애인으로 만들었네.”똑똑한 윤성우는 이미 윤유성의 속셈을 꿰뚫어 보았다.“그리고 아버지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의술이 있는 아람을 소개해 주었지. 호감을 얻으며 아버지의 걱정을 나눌 수 있는 조언을 제공했어. 유성아, 유성아. 여우도 그저 그렇네.”윤유성은 가늘고 하얀 손끝으로 안경을 올렸다. 정교한 턱을 살짝 들어 올리더니 갑자기 광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텅 빈 복도에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가 윤성우를 소름 돋게 했다.“형, 어떻게 윤씨 그룹 사장으로 된 거야? 이야기를 지어내는 수준으로 감독을 하면 이미 명성을 얻었을 거야. 비즈니스에서 구윤과 신경주에게 오랫동안 억압할 일도 없잖아.”윤유성은 가슴을 움켜주며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웃었다. 윤성우는 이를 악물었다.“윤유성!”“둘째 형의 교통사고가 나랑 무슨 상관있어? 내가 한 짓이라고 고집부리면, 우리가 안 맞는다는 거야.”말을 마치고 윤유성을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윤성우는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누르고 녹음을 끝내면서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방으로 돌아온 윤유성은 정장을 갈아입고 샤워를 한 후 소파에 앉아 와인을 따라 마셨다. 너무 아늑하고 쾌적하고 즐거웠다. 때때로 한 사람을 죽는 것보다고 못하게 만드는 것은 죽이는 것보다 더 통쾌하다. 노크 소리가 나자 우 비서가 들어오며 문을 잠갔다.“윤 사장님, 저를 찾으셨어요?”“수습은 잘했어?”윤유성은 와인을 홀짝였다.
윤정용은 아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날 밤 구만복과 통화로 집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다음 날 아침 일찍 윤유성과 함께 해문의 구씨 가문으로 갔다.“만복아, 만복아! 제발 네 조카를 살려줘!”윤정용은 들어오자마자 절친인 구만복 앞에서 이미지를 신경 쓰지 않고 우는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구만복과 유지민이 가장 먼저 윤정용을 맞이했다. 윤정용의 다소 지저분하고 초췌한 모습을 본 구만복은 마음속으로 몰래 비웃었다.‘평생 나와 얼굴을 비교하던 노인이, 드디어 이미지를 지키지 못하겠나 보네.’“윤 회장님, 무슨 일이에요?”유민지는 윤정용의 상태를 보자 깜짝 놀랐다. 윤정용은 그들을 향해 서둘러 다가갔다. 고령의 나이에 뜻밖에도 발이 돌에 걸렸다. 그러자 앞으로 비틀거리더니 구만복 부부에게 큰 절을 했다. 구만복과 유민지는 말문이 막혔다. 윤정용은 아파서 손을 문질렀다.“아버지, 괜찮으세요?”윤유성은 급히 다가가 윤정용을 부축해 주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웃고 있었다.‘아들에 대한 사랑은 참 경건하네.’윤정용은 이미지를 신경 쓰지 않고 구만복의 팔을 덥석 잡았다.“만복아, 진수가 며칠 전에 교통사고를 당했어. 심각한 교통사고!”구만복과 유지민은 깜짝 놀랐다.“어떻게 된 일이야?”“둘째 형이 집에 돌아오던 날 밤에 비가 많이 와서 길이 미끄럽고 잘 보이지 않았어요. 큰 트럭이 너무 빨리 달려서 형의 차를 넘어뜨렸어요.”윤유성은 윤정용을 부축하며 눈에 아쉬움이 있었다.“형 다리가 차에 깔려서 방출성 골절이래요. 의사 말로는 두 다리를 절단해야 된다네요.”“절단?”구만복은 깜짝 놀랐다.“너도 진수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잖아. 네 조카가 불구자로 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거지?”윤정용의 눈에는 희망의 빛이 반짝였다.“유성에게 들었어. 아람이 명의 백신이라 수술 실력이 엄청 뛰어나다고. 아람이가 나서서 진수를 살려주면 안 돼?”“아저씨.”이때 아람은 우아한 자세로 별장에서 걸어 나왔다. 햇빛 아래 비추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