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561 - Chapter 570
622 Chapters
제561화
“흑흑, 왜 이렇게 다음 주가 멀게 느껴질까. 우리 셋이 같이 있는 게 너무 그리워.”구지윤은 윤혜인을 부축해 씻고 재우려 했다. 아름이도 구지윤을 보자 같이 자겠다고 떼를 썼다.결국 그날 밤, 세 사람은 같은 방에서 잠을 잤다. 윤혜인은 구지윤과 밤새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자신에게 갑자기 남편이 생긴 이야기부터, 이준혁이 방에 가둬놓고 한 일들까지 모두 이야기했다. 특히 몸에 난 자국들은 구지윤도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아름이에게는 벌레에 물린 자국이라고 둘러댔지만, 구지윤은 바보가 아니었다.윤혜인은 괴로워하며 말했다.“너 모를 거야, 정말 너무 무서웠어. 그 사람이 손으로... 너무 아팠어...”구지윤은 조용히 말했다.“너무 긴장해서 그랬을 거야, 그래서 아팠던 거지.”“지윤아, 너도 육씨 자식이랑... 그 자식도 침대에서 너에게 못되게 굴었어?”그러자 구지윤은 고개를 저었다.“우리는 그런 적 없어.”외모는 번듯했지만, 알고 보니 육선재는 완전 변태였다.처음에는 술을 마신 후 때리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점심시간에도 시간을 내서 집에 와서 때렸다.육선재와 결혼한 2년 동안, 구지윤은 매일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그는 그녀에게 만약 다른 사람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구지윤의 엄마를 죽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오랜 학대로 인해 구지윤은 반항할 용기를 잃었고 맞는 것을 일상처럼 여겼다.나중에 윤혜인이 우연히 알아차리고 곽경천이 나서서 해결해 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 어두운 결혼 생활에서 얼마나 더 허우적거리고 있었을지 모른다.마지막으로 헤어질 때, 육선재는 그녀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구지윤, 나 너 사랑해. 진짜로 사랑해.”하지만 그 말을 듣고 구지윤은 놀란 나머지 기절하고 말았었다.윤혜인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지윤아, 너 혹시 아직 한번도...”구지윤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한 번의 경험이 있었지만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둘 다 처음이어서 서툴렀고 금방 끝났다.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경험이자 신과 같은 위치
Read more
제562화
이준혁은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특별히 요구하는 건 없어. 단지 한 달 동안은 나를 피하지 말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있어 줘.”그는 단지 둘이서 시간을 더 보내고 싶었다.윤혜인은 화가 나서 말했다.“절대 안 돼!”그녀는 한 달은커녕 하루도 이 남자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그러자 이준혁은 얇은 입술을 씩 올리며 말했다.“소송을 통해 이혼하려면 우리 법무팀의 실력으로는 2년, 5년이 걸려도 상관없어. 그 길을 가고 싶다면 문은 저기 있으니 마음대로 해.”말을 마치고 그는 다시 서류를 보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했다.윤혜인은 말이 안 나올 정도로 화가 났다.“대표님, 그렇게 사람이 필요해요? 제가 돈 내줄 테니 친구 할 사람 고용하세요. 1억이든 10억이든 제가 다 낼게요!”이준혁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다른 사람은 필요 없어. 너만 있으면 돼.”그의 눈빛은 그날 침대에서와 같았다.윤혜인은 순간 얼굴이 빨개지며 그를 욕했다.“정말 뻔뻔하고 무례하네요. 변태...”곧이어 이준혁이 그녀를 차갑게 막았다.“잊었나 본데, 이혼해달라고 빌고 있는 사람은 너야.”그 말에 윤혜인은 입을 다물었다.‘이 빌어먹을! 한 달? 그래, 내가 반드시 후회하게 해준다. 한 달이 뭐야, 열흘 안에도 먼저 이혼하자고 나한테 빌게 할 자신이 있다고.’마침내 윤혜인은 조건을 받아들였다.“그럼 이렇게 해요. 내가 바쁠 때는 나를 찾지 말아요.”“좋아.”곧이어 윤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그럼 먼저 가볼게요.”이준혁은 미간을 찌푸렸다.“오늘은 가지 마. 사무실에서 나랑 있어 줘.”그는 ‘있어 줘'라는 말을 강하게 강조했고 윤혜인은 다시 화가 치밀었다.“오늘은 시간이 없어요.”“오늘 주말이잖아. 뭐가 그렇게 바빠?”윤혜인은 다급히 변명거리를 찾았다.“주말이라고 안 바쁜 줄 알아요? 난...”“이렇게 하면 우리 협상이 의미가 없어지잖아. 그만두는 게 좋겠어.”윤혜인은 당황했다.‘그럴 수는 없지!’그녀는 곧바로 태도
Read more
제563화
주훈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대표님!”이준혁은 발걸음을 멈췄고 주훈이 그를 급히 막아섰다.“대표님, 잠시만 기다리시죠?”“비켜.”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주훈은 할 수 없이 물러섰다.곧이어 성큼성큼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간 이준혁의 눈동자가 금방 초록색으로 물들었다.그때, 윤혜인이 갑자기 초록색 모자를 쓰고 초록색 소파 뒤에서 튀어나오며 말했다.“서프라이즈!”주훈은 속으로 난감해했다.‘이게 무슨 서프라이즈야, 그냥 놀라 죽이려는 거잖아!’이준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어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그가 화를 안 내는 게 믿기지 않아 윤혜인은 더욱 자극했다.“제가 꾸민 거 마음에 들어요?”그러자 이준혁은 이를 악물고 “마음에 드네!”라 말했다.하지만 그런 대답과 달리 주위의 분위기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역시 좋아할 줄 알았어요.”윤혜인은 다시 파란색 털모자를 꺼내며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이 모자도 준비했어요. 써봐요.”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지만 속으로는 무척 기뻐하고 있었다.‘이걸로도 화 안 나나?’이준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모자를 받아들고 망설임 없이 썼다.이 상황은 그녀가 예상한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지금쯤이면 화를 내며 이혼하자고 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윤혜인은 결국 실망하며 초록색 소파에 앉아 기분이 상한 얼굴로 턱을 괴었다.사무실 밖에서는 가구 회사가 대금 결제를 기다리고 있었다.주훈은 혹시나 가구를 다시 반환해야 할지도 몰라 결제를 미뤘다.하지만 청구서를 올리자 이준혁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서명했다.주훈은 혼란스러웠다.‘대표님이 왜 이렇게 행복해 보이시지? 정말 초록색을 좋아하시는 건가?’그는 작은 노트에 빨리 메모를 했다.오후 내내 이준혁은 사무실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회의를 했다.너무 지루한 나머지 윤혜인은 곽경천에게 전화를 걸어 이준혁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곽경천은 처음에는 윤혜인이 이준혁과 내기하는 것을
Read more
제564화
“강 사장님, 강 여사님, 어떻게 여기서 다 뵙죠?”그러자 중년 남자가 고개를 들며 여자를 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누구시죠?”“주 사장님, 기억 안 나세요? 저 DS 디자인 작업실 총감독 임세희입니다!”‘임세희? DS 디자인 작업실?’윤혜인은 눈을 반짝였다.‘저 사람이 바로 오빠가 말한 그 쓰레기 같은 첫사랑이군.’그녀를 자세히 보니, 풍성한 눈썹에 매혹적인 눈빛, 외모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어딘지 좀 싸구려스러웠다.“아, 아.”강인은 여전히 기억하지 못한 듯 대충 넘어갔다.그러나 임세희는 포기하지 않고 초대장을 꺼내 강인의 손에 쥐여주었다.“다음 주에 저희 DS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하니 꼭 여사님과 함께 오세요.”윤혜인은 옆에서 그 장면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 임세희는 초대장을 건네며 강인의 손등을 계속 쓰다듬었고, 초대장을 보는 동안에도 다리를 일부러 그에게 비볐다. 정말 역겨웠다.윤혜인은 주훈에게 어느 방인지 물어보려다 카메라를 잘못 눌러 ‘찰칵’ 소리가 났다.그러자 즉시 세 사람의 시선이 윤혜인에게로 쏠렸다.안 그래도 찔리는 게 있었던지라 임세희는 즉시 다가와 따졌다.“당신 방금...”하지만 윤혜인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녀는 마치 귀신을 본 듯,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당신은... 윤... 윤혜인!”윤혜인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나를 아는 게 당연하지.”임세희는 한참을 버벅거리다 사악하게 말했다.“왜 안 죽었어요?”윤혜인은 그 말을 무시하며 비웃었다.“당신도 안 죽었잖아요.”“너!”임세희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방금 뭐 찍었어요?”“실수로 누른 거예요, 아무것도 안 찍혔습니다.”당연히 임세희는 이 말을 믿을 리 없었다“뭐요? 그 큰 소리를 내면서 아무것도 안 찍었다고요? 헛소리하지 말고 당장 핸드폰 내놔서 지워요.”강인도 불안해졌다. 그는 아까 임세희가 자기에게 비비는 것을 방관하며 내심 더 나아가 그녀를 비밀 애인으로 만들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한 발 앞으로 다가서며 임세
Read more
제565화
이 말은 분명 겁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레스토랑은 증거가 없으면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으니 말이다.상황은 세 사람 이 한 사람을 몰아붙이는 형태가 되었고 윤혜인이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등을 곧게 펴며 세 사람을 쳐다보았다. “당신들은 제 핸드폰을 볼 권리가 없습니다.”결코 기가 꺾지 않는 윤혜인의 모습에 임세희는 그녀가 변한 것을 느꼈다.그녀의 말투와 태도는 예전보다 훨씬 자신감이 넘쳤고 내면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여유와 자신감이 윤혜인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마치 귀하게 자란 상류층 막내딸처럼 말이다.세월이 윤혜인의 얼굴에는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은 듯, 그녀는 오히려 더 아름다워지고 생기 있어 보였다.반면, 임세희는 아이를 유산한 후 빠르게 노화가 진행되어 피부가 처졌기 때문에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 의학적 시술에 의존하고 있었다.따로 보면 그럭저럭 볼만했지만, 윤혜인과 함께 있으면 나이 차이가 확연히 나는 듯 보였다.순간, 임세희는 질투심이 끓어올랐다. 그녀는 직원이 자신에게 잘 보이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물었다.“이 여자 이 레스토랑 손님인가요?”직원은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대답했다.“잘 모르겠습니다. 일행을 기다린다고 하셨어요.”“기다린다고요?”그러자 임세희가 비웃음을 터뜨렸다“정말로 기다린다는 건지, 아니면 남자를 낚으려는 건지 모르겠네요?”눈치 빠른 직원은 임세희의 말뜻을 단번에 알아챘다.“손님, 여기서 식사하실 분 아니시죠?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핸드폰을 내놓고 지우세요. 그러면 보내드리겠습니다.”“내가 여기서 식사를 안 한다고요? 누가 그래요?자신감 있게 말하는 윤혜인의 태도에 직원은 적잖이 당황했다. 혹시라도 진짜 손님이라면 큰일이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어느 방에서 식사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확인해 보겠습니다.”“물어볼게요.”윤혜인은 주훈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임세희가 비웃으며 말했다.“인터넷에서 여기 레스토랑 방 이름을 검색하려는
Read more
제566화
임세희는 오랜 세월 동안 이준혁을 만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본능적으로 이준혁을 두려워했다.그때 윤혜인이 ‘죽은' 후, 이준혁은 임세희를 매몰차게 버리고 이런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더 이상 임세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그러다가 이천수가 임세희를 찾았고 임세희는 이 기회를 잡아 송휘재가 숨긴 파일로 이천수를 무너뜨리려는 이준혁의 계획을 이천수에게 이실직고해 실질적으로 그의 사람이 되었다.이천수는 이 사건을 이용하여 이준혁의 세력을 크게 무너뜨리고 그룹의 주도권을 되찾았다. 그리고 임세희에게 약속한 혜택을 실행했는데 그것은 바로 DS 디자인 작업실의 지분 15%였다.임세희는 임신한 아이를 낙태한 후 송휘재가 감옥에서 사고로 사망한 소식을 들었고 사태가 임세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리고 이준혁의 부인으로 자리 잡는 꿈도 그때쯤에 깔끔하게 접었다.왜냐하면 그때 이준혁이 너무 퇴폐한 몰골로 추락해 이천수가 주도한 이씨 가문 주주총회에서 내쫓을 위기에 처했고 사업이 큰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일 년 후에 이준혁이 다시 일떠설 수 있을 걸 그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이 남자의 능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무시무시했다.이런 남자를 오랜만에 만나니 임세희는 두려움뿐만 아니라 마음속에서 멈출 수 없는 떨림을 감추기 어려웠다.이 남자는 예전보다 더욱 잘생기고 매력적으로 변했다.임세희가 그때 이준혁에게 쏟아부었던 집착이 다시 슬슬 꿈틀대기 시작했다.그래서 예전의 수법을 사용하여 억울한 척하며 말했다. “준혁 오빠, 나도 혜인 씨가 왜 날 찍으려 하는지 모르겠어.”그러면서 윤혜인을 쳐다보며 목이 멘 목소리로 물었다.“혜인 씨, 날 찍으려면 정정당당하게 찍으세요. 내가 당신을 제지하진 않았잖아요? 왜 하필이면 몰카처럼 슬그머니 날 찍으려고 하죠...”아까 보인 무례하고 오만한 여자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는 가냘픈 여자로 보였다.윤혜인은 그 모습에 입가가 살짝 떨렸다. 이 여자에 대해 아
Read more
제567화
강 사장은 윤혜인을 쳐다보며 느끼한 웃음을 지었다. “방금 제가 큰 실수를 한 것 같아요. 사모님께서 절 너그럽게 봐주시고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윤혜인은 강 사장의 표정이 너무 느끼해 휴대폰을 강 사장의 아내에게 내밀며 말했다.“강 사모님, 제가 의도하지 않게 찍은 이 사진은 사모님이 직접 삭제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 순간, 강 사장과 임세희의 표정이 굳어버렸다.강 여사는 휴대폰을 받아 임세희가 남자의 다리에 자기 다리를 걸치고 있고 남편이 임세희의 손등을 꽉 잡고 놓지 않고 있는 사진을 확인했다.놀랍게도 이 모든 일이 강 여사의 눈앞에서 일어난 것이다.강 여사는 휴대폰을 윤혜인에게 돌려주고 숨을 고르고 여유로운 말투로 말했다. “고마워요.”그리고 다음 순간.“짝짝짝!”강 여사는 강 사장에게 귀싸대기를 연이어 날렸다고 큰 소리로 고함쳤다.“이 여자를 따먹지 못해 안달이 난 개자식아!”강 사장은 아내가 화를 내는 모습을 가장 무서워했다. 그래서 체면이고 뭐고 챙길 여유도 없이 임세희를 가리켜 말했다. “내 탓이 아니야, 이 여자가 날 꼬셨어.”그 순간, 임세희의 얼굴은 피가 빠져나간 것처럼 창백해졌다.“강 사장님, 헛소리하지 마세요! 왜 생사람을 잡고 난리예요?”강 여사는 강 사장과 임세희를 번갈아 보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파리는 금 가지 않은 달걀에는 꾀지 않는다고 금이 간 네놈이 흘리고 다니니까 파리를 끌어들이지.”강 여사는 일타쌍피로 두 사람을 함께 묶어 욕했다.강 여사는 그나마 교양 있는 사람인지라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집안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다시 외부 상황을 정리하곤 했다.“세희 씨, 당신들 DS 디자인 작업실은 이렇게 사업을 하는군요. 나중에 우리 분야의 친한 자매들에게 자세히 귀띔해 줘야겠어요.”말을 마치고 강 여사는 몸을 돌려 남편을 쳐다보지도 않고 자리를 떠났다.그 모습에 임세희는 당황해 어쩔 바를 몰랐다.강 여사의 친구 중에는 DS 디자인 작업실의 VIP 손님들도 많고 그 손님 중 여
Read more
제568화
뜨거운 숨결이 윤혜인의 코를 덮쳤다.이준혁은 오른팔을 의자 등에 걸고 윤혜인의 뺨과 손가락 하나만큼의 거리에 얇은 입술을 갖다 댔다.윤혜인은 놀라움에 심장이 멈출 뻔했다.머릿속에서는 지난번 이준혁이 자신을 물고 빨며 키스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 남긴 치아 자국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아 샤워할 때마다 고개를 숙이면 볼 수 있었다.윤혜인의 얼굴이 갑자기 불처럼 확 타올라 뜨거워졌고 뒤로 피하려고 했지만 등 뒤에는 시원한 에어컨의 바람을 맞아 서늘한 벽만 남았다.얇은 입술이 당장 덮쳐와 키스할 것 같은 분위기에 윤혜인은 군침을 꿀꺽 삼키며 떨리는 숨소리로 경고했다. “준, 준혁 씨가 더 이상 다가오면 성희롱으로 고소할 거예요. 그리고 근로기준법으로도 준혁 씨를 처벌할 거예요.”이준혁은 웃음을 터뜨리며 윤혜인의 이마에 대고 손가락을 튕겼다.“앗!”윤혜인의 어여쁜 얼굴이 찌푸려졌고 그녀는 머리를 감싸며 이준혁을 기세등등하게 노려보았다. “뭐 하는 거예요?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건가요?”이준혁의 입가에는 미소가 슬며시 떠올랐고 다정스럽게 윤혜인의 콧등을 긁었다.“응, 가정 폭력이야.”웃음기가 섞여 있는 이준혁의 목소리는 매력적이고 듣기 좋았다.그 말에 윤혜인의 얼굴이 단번에 뜨거워졌다.자신이 말을 내뱉고 나서야 가정 폭력이란 말은 친밀한 관계를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윤혜인은 자기가 이 개자식과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선을 테이블로 돌리며 다시 기세를 되찾아 당당하게 말했다. “식사할 거예요? 말 거예요?”이준혁은 공간을 내어주었고 윤혜인은 그제야 마침내 마음껏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테이블 위의 음식은 진짜 그녀의 입맛에 맞는 것들로만 가득 차 있었다. 윤혜인이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 것도 아니고 곽씨 가문의 요리사들도 국내에서 초청한 최고의 요리사들로 꽉 찼다.하지만 거기서 만들어진 음식은 언제나 뭔가 부족한 느낌이 강했다.아무래도 식재료든 요리 방식이든 국내에서 먹어야 윤혜인의 마
Read more
제569화
이준혁이 까준 게를 먹고 나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윤혜인의 태도는 훨씬 나아졌다. 그래서 배시시 웃으며 얘기를 꺼냈다.“우리 남편 오재윤 씨도 예전에 항상 게를 까서 나에게 주었어요.”이준혁의 손가락이 갑자기 경직되어 이례적으로 윤혜인의 가느다란 팔목을 꽉 쥐었다.남편이라는 두 글자는 마치 보이지 않는 철사처럼 이준혁의 심장을 거세게 조여왔다.윤혜인이 떠난 그 기간, 윤혜인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아이를 낳았다는 생각만 하면 이준혁의 마음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거대한 고통이 밀려왔다.불행 중의 다행은 그 남자가 일찍 죽었다는 것이다. 만약 아직도 그 남자가 살아있다면 자기가 어떤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를지 확신할 수 없었다.“준혁 씨, 준혁 씨...”윤혜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준혁의 이름을 두 번이나 불러서야 이준혁은 정신을 차리고 꽉 쥐었던 손을 느슨하게 풀었다.하지만 잘생긴 얼굴에는 아까와 달리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윤혜인은 이준혁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유심하게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이준혁이 방금 보인 실수는 윤혜인이 예전의 남편인 오재윤을 언급했기 때문인가?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 수 없다.사실 윤혜인은 오늘 온종일 걱정이 태산이었다.첫 출근 날인 오늘 이준혁에게 20억에 가까운 지출을 부담하게 했고 방금 만난 이준혁의 첫사랑도 무척이나 짜증 나 윤혜인은 그녀를 의도적으로 도발해 아슬아슬한 사태로 이끌어갔었다.윤혜인은 이준혁을 짜증 나게 하려고 이 정도로 노력했는데도 왜 이 남자는 전혀 화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준혁은 일부러 재산을 과시하는 사람과 착하지 않은 사람을 가장 혐오한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런데 왜 윤혜인이 이 정도까지 했는데도 이준혁의 얼굴에는 조금도 싫어하는 표정이 없는 걸까.심지어 윤혜인에게 눈웃음을 지으며 윤혜인이 소동을 일으키는 것을 애교처럼 귀엽게 봐주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그래서 윤혜인은 오빠가 제공한 정보의 신빙성을 의심하려고 했는데 이제
Read more
제570화
이준혁의 몸이 아래로 기울어졌고 위협적인 숨결을 내뿜으며 윤혜인을 응시했다. “얼마나 대단한데?”“뭐... 그냥...”대충 얼버무리고 난 후에 윤혜인은 얌전하게 입을 다물었다.원래 임시로 꾸며낸 거짓말이었기 때문에 윤혜인은 오재윤이 도대체 어떻게 대단한지 설명하기 어려웠다.이준혁의 눈부시게 잘생긴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고 매력적인 중저음 목소리도 들려왔다.“내가 자를 줄까? 네가 한번 측정해 봐, 과연 누가 더 대단한지.”“...”윤혜인의 표정이 굳어지고 해맑은 눈동자가 여러 번 깜박였다. “뭘 측정하라고요?”이준혁은 목소리를 더 낮춰 말했다.“네 생각엔 뭘 말하는 것 같아?”윤혜인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설마 그걸 말하는 건 아니겠지... 이 변태 새끼가!’“오재윤은 그렇게 자세히 기억하면서 나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없단 말이야?”이준혁은 윤혜인의 손을 잡고 아래로 내려가며 말했다. “내가 네 기억 회복을 도와줄까?”윤혜인은 사태가 이상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손바닥을 본능적으로 뒤로 뺐지만 이준혁이 꽉 잡고 놓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이준혁의 손을 따라 아래로 끌려갔다. 이 상황은 너무 이상했다.이준혁이 도대체 뭘 하려고...윤혜인은 놀란 가슴에 떨리는 목소리로 고함쳤다.“변태예요?”“난 변태가 아닌데?”이준혁은 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정색한 표정보다 더 무서웠다.“과거를 추억하는 걸 좋아한다며? 그럼...”이준혁은 기다랗고 아름다운 손가락으로 윤혜인의 턱을 들어 올렸다. “내가 너에게 예전에 네가 날 남편이라고 불렀을 때 우리가 뭘 하고 있었는지 기억시켜 줄까?” 윤혜인은 억지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한계에 이르렀다.“이준혁! 당신은...”미처 내뱉지 못한 말들은 이준혁의 입술 속에 파묻혀 전부 삼켜졌다.“읏...”윤혜인은 가볍게 신음을 냈고 이 상황에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준혁이 더 강하게 당겨 그의 품에 안겨 더 진한 키스를 하게 됐다.진한 키스에는 이준혁의 알아채기 어려운 인내
Read more
PREV
1
...
5556575859
...
63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