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긴 놈이 왕이다: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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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천도준이 저택 안으로 들어갔을 때 공기 중에 탄내가 가득했다.길가에는 온통 순찰하는 주준용의 부하들이 정장 차림에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온주씨 가면 저택의 분위기는 얼어붙을 듯 차가웠다.“뭘 봐? 얼른 가!”옆에서 주준용의 부하가 엄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울프의 두 눈에 흉흉한 빛이 번뜩이며 막 손을 들려는데 천도준이 그의 팔을 잡으며 눈짓했다.울프는 분노를 꾹 눌러 참았지만, 속으로는으로는 의아해했다.천도준은 이곳에 정말로 주환의 빈소를 지켜주려고 온 걸까?그럴 리가!천도준의 지위와 백여을 봤을 때 자신을 진흙밭으로 밀어 넣는 짓을 용납할 리가 없었다.저택의 대문에는 이미 빈소가 세워져 있었고 주변에는 온통 소복 차림의 사람들이 가득했다.은연중에 빈소 내에서는 훌쩍이는 울음소리도 들려오고 있었다.마침 그때, 빈소 내정에서 한 무리의 부하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선두에 있는 중년의 손에는 흰 천이 들려 있었다.“주 대표님의 명이시다. 천도준에게 상복을 입혀라!”중년의 부하는 오만하고 냉담하게 말하며 들고 있던 흰 천을 천도준의 앞으로 던졌다.펄럭….두 장의 흰 천이 바닥에 떨어졌다.천도준은 그것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으며 차갑게 말했다.“누가 그래, 내가 상복 입으러 왔다고?”“허… 어디 한번 해보든지!”중년의 남자는 코웃음을 쳤다.“주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다. 환이 형님의 빈소를 지키지 않으면 환이 형님처럼 누워서 나가게 해줄 것이라고!”그 말이 끝나자, 주변에 있던 부하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공기 중에는 화약 냄새가 가득한 것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곧바로 무력을 펼칠 기세였다.울프의 안색이 굳더니 조용히 힘을 모으며 경계했다.동시에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경우는 그 역시도 처음이었다.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들어 천도준을 본 울프는 그만 넋을 놓고 말았다.지금의 천도준은 여전히 아무런 동요도 없는 얼굴로 양손은 뒷짐을 쥔 채 태연자약했다.“주환이 무슨 자격으로 나의 예를 받을 수 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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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미친, 누가 한 짓이야?”주준용은 분노에 차 두 눈을 부릅 떴다. 저택 밖의 화원 대문이 빠르게 달려온 자동차에 무너진 것이 보였다.그리고 그 자동차는 아예 막무가내로 빈소를 향해 질주했다.끼익!귀를 찌르는 브레이크 소리가 울렸다.자동차는 그렇게 저택 입구에 온전히 멈췄다.그와 동시에 당황해하던 부하들도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는 일제히 자동차 앞을 가로막앗다.달칵!자동차 문이 열리고, 철탑 같은 체구의 존이 엄숙한 얼굴로 운전석에 내렸다.우람한 체구에 엄숙한 표정은 은연중에 거대한 압박감을 주어 주변에 몰려들었던 부하들은 연신 뒤로 물러섰다.“도련님….”존은 인파 밖에 서 있는 천도준을 향해 공손하게 말했다.이내, 그는 등을 돌려 자동차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개량 한복 차림의 이수용이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천도준을 본 그는 온화하게 미소지었다.“도련님….”왜 이수용도 온 거지?천도준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 존의 일처리가 너무 못 미더운데?“도련님?”주준용의 안색이 굳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천도준을 쳐다봤다.“너, 도대체 누구야?”그는 멍청하지 않았다. 되레 똑똑한 편이었다.이전까지 천도준의 배경은 그저 한때 주건희가 소유하고 있던 작은 회사의 부대표였을 뿐이었다.그런데 정태 건설을 인수하고 주건희의 도움을 받더니 이제는 아예 그의 집을 쳐들언 두 사람이 도련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그런건 부대표의 신분으로 얻을 수 있을 게 아니었다!천도준은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미소를 지었다.“난 네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야!”그 강력한 말은 마치 폭탄처럼 울렸다.주준용은 심장이 철렁했다. 천도준의 담담함과 자신감에 그는 두려움이 생겨났다.하지만 지금은 그의 구역에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게다가 방금 전에는 주환의 가족들에게 직접 약속까지 했었다.그런데 만약 이대로 그만둔다면 앞으로 그는 이 도시에서 더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내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주준용은 비웃음을 흘리며 기세등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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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조롱 섞인 미소에는 주준용을 향한 이수용의 무시가 가득 담겨 있었다.마치 산꼭대기에 우뚝 서서 산 아래의 개미들을 내려다보는 듯한 표정이라 주준용은 흠칫하더니 이내 얼굴이 서슬 퍼레졌다.엄숙하고 진중한 빈소에 순식간에 혼전이 일었다.더욱이 피를 토하게 하는 것은 휘하의 부하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지만 한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혼전이라고 하기보다는 사실은 존이 인파 속에서 압살하고 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했다.이러한 전투력에 주준용마저도 등골이 서늘해졌다.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머릿속에 더욱 어마어마한 생각이 떠올랐다.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는 온몸이 얼음장이라도 된 듯 오한이 들기 시작했다.그는 이수용의 말은 신경 쓰지 않은 채 경악에 찬 눈으로 인파 속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존을 쳐다봤다.그는 부하들을 키우고 있어 강대한 실력의 정예 부하를 키우는 데에 얼마나 큰 힘이 들어가는 지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존은 정예 수준이 아니었다!그는 맹수였고 미친 용이었다!이러한 존재를 키울 수 있는 사람은 이 도시에 없었다.저런 사람이 기꺼이 고개를 숙이게 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사람 역시도 없었다.저런 맹수를 길들일 수 있는 사람은 본인도 분명 맹수일 게 분명했다.“응?”이수용의 짧은 침음성이 주준용의 귀에는 우레처럼 거세게 울렸다.그는 몸을 흠칫 떨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은 그는 두려움에 찬 눈으로 이수용과 천도준을 쳐다봤다.“너, 아니, 당신, 당신들, 도대체 정체가 뭐야?”그는 자신이 이 말을 뱉을 때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만약 오랫동안 상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키워낸 정력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그는 온몸을 덜덜 떨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그는 이 도시에 언제 이런 진짜 용이 강림한 건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그리고 천도준은 이전의 정보에 따르면 주건희 회사의 작은 부대표일 뿐이잖아?“네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지!”천도준은 냉담하게 말했다.주준용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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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한발 다가간 존은 커다란 손으로 그의 목을 잡더니 그를 들어 올렸다.순간 강렬한 질식감에 엄습했다.얼굴이 시뻘게진 주준용의 두 눈에 두려움이 가득했다.본능적인 생존 욕구에 그는 있는 힘껏 발버둥을 치며 양손으로 존의 큰 손을 떼어내려 했다.하지만 존의 손은 마치 집게같이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었다!“당신 같은 버러지는 한 손으로도 죽일 수 있어!”존의 말투는 뼈를 에일 듯 시리고, 차가웠다.“고작 네까짓 게 우리 도련님에게 상복을 입으라고 해? 주제도 모르고!”퍽!존은 오른손을 휘저어 곧바로 주준용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목에서 느껴지던 속박 감이 사라지자 주준용은 붉어진 얼굴로 입술을 최대로 벌 리며 있는 힘껏 숨을 쉬려고 했다.극한까지 압축된 폐에 다시 공기가 들어차자 그제야 조금 편해졌다.죽음의 위협에 그는 체면 같은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황급히 몸을 일으킨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세게 머리를 박았다.“죄송합니다! 제가 뵈는 눈이 없었습니다. 앞으로 이 도시에서 천도진 도련님이 계시는 곳이라면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습니다!”“하!”천도준은 냉소를 흘렸다.옆에 있는 이수용도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버러지를 상대할 땐 참고 넘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박에 때려죽여 버리면 간단하죠. 도련님의 신분으로는 이런 미천한 버러지는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천도준은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가르침에 감사합니다, 어르신.”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사실 주준용이 꺼려져 참고 넘기려고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오늘, 이수용은 그에게 생생한 가르침을 주었다.그리고 마찬가지로 천씨 가문의 정예들이 왜 사람 목숨을 우습게 여기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그들에게 있어 그들은 사람 목숨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저… 버러지의 목숨을 무시한 것뿐일 지도 몰랐다!이수용은 흐뭇하게 웃더니 이내 천천히 주준용의 앞으로 다가갔다.“살고 싶으냐?”평온한 말투였지만 바닥에 엎드린 주준용은 심장이 철렁거렸다.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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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달리고 있었다.차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천도준은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수용은 그에게 생생한 가르침을 주었다.그는 성격도 능력도 빠지지 않았지만, 일 처리에는 지나치게 고려하는 게 많아 조금 소극적이었다.마치 주준용을 상대할 때도 처음부터 이수용이 상대했다면 분명 태산같이 압도적인 기세로 주준용을 철저히 눌러 죽였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거대한 천씨 가문보다 주준용은 보잘것없는 버러지에 불과했다.그리고 그는 주준용에게 거듭 기회를 주었었다.“도련님, 배우셨습니까?”귓가에 이수용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신을 차린 천도준은 이수용을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이제 알겠습니다.”이수용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도련님의 자질, 성격, 능력은 가문의 그 엘리트들에 비해 조금도 밀리지 않습니다. 다만 어렸을 때의 경험과 환경이 도련님을 속박하고 있지요. 저는 그저 도련님에게 이 속박에서 벗어나면 대부분의 곤경은 간단해진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그렇게 말하며 그는 옆에 있는 존을 가리켰다.“예를 들면 존도, 용병왕으로 있을 당시만 해도 절대로 용병과 도리를 따지지 않았고 이익에 따라 행동하지도 않았죠.”“그들은 그런 게 어울리지 않습니다.”존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두 눈에는 오만함이 드러났다.그건 용병왕 특유의 그만의 오만함이었다.마치 초원 위의 맹수의 왕 같은 눈빛이었다.천도준은 조용히 과거를 되새겼다. 이전까지 그는 일을 행함에 있어 확실히 계략도 있고 단호함도 있었지만, 이수용과 존 같은 패기는 없었다.천씨 가문을 등에 지고 있는 그에게는 그런 패기를 지닐 자격이 있었다.“후~”길게 한숨을 내쉰 천도준이 미소를 지었다.“어르신, 폐를 끼쳤군요.”이수용은 흡족한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동시에.주씨 가문의 빈소는 처참한 꼴이 되어 있었다.장엄하고 비통한 분위기는 진작에 사라지고 남은 게 없었다.구준용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고 온몸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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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게다가 주준용이 집에 빈소를 설치하고 사람을 보내 정태 건설 회사 아래서 현수막을 걸어 천도준에게 상복을 입으라고 한 일은 이미 구경꾼들이 찍어 올린 영상으로 인터넷에 잔뜩 퍼진 지 오래였다.모른 척하려고 해도 어려웠다.“지분 60%에 목숨 하나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네.”옆에 있던 청년이 콧대의 안경을 위로 밀며 담담하게 주건희를 쳐다봤다.“난 담배 냄새가 싫어.”주건희는 잠시 멈칫하다 웃으며 말했다.“내 사무실에는 아주 좋은 통풍 시스템이 있어 담배 냄새가 남지는 않을 거야….”청년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럼 나, 담배 피우는 걸 싫어해.”주건희는 어이없어하며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껐다.그런 뒤 다시 말을 이었다.“천도준이 준용건설의 지분 60%를 받아들인 데다 지금은 정태까지 손에 쥐고 있으니 이 지역 제일의 건설 회사 오너가 됐네.”그렇게 말한 주건희는 조금 탄식했다.그는 반평생을 일궈내며 차근차근 자신의 건설 회사를 지역 제일로 만들었는데 천도준은?고작 천씨 가문을 등에 업고 푸시를 받자, 그의 반평생 공적을 이겨버렸다.청년은 그런 주건희의 마음을 알겠다는 듯 괴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러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잘 태어나고 줄을 잘 서는 것만 못 하다니까.”미소를 지은 주건희는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다시 정태 건설.천도준을 걱정하고 있던 직원들은 천도준이 돌아온 것을 보자 모두 한시름을 놓았다.언제부터인지 천도준은 대표에서 모든 직원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있었다.천도준은 곧장 사무실로 돌아왔고 따라 들어온 마영석이 평소와는 다른 말투로 말했다.“대표님, 아까 일로 좀 귀찮아질 듯합니다.”“무슨 말이야?”천도준이 물었다.마영석은 휴대폰을 천도준에게 보여주었다.“회사 아래에 현수막이 걸렸던 게 인터넷에 퍼지면서 일이 좀 커졌습니다.휴대폰을 건네받은 천도준은 지역 뉴스와 각종 언론 매체에 조금 전 회사 아래에 현수막이 걸린 사진 또는 동영상을 게시한 것을 발견했다.게다가 기사 제목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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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정태 건설 빌딩 아래서 벌어졌던 일은 구경꾼들이 인터넷에 찍어 올리며 큰 이슈가 되었다.만약 고작 그정도 뿐이라면 확실히 정태 건설에 영향을 미칠지도 몰랐다.하지만 주준용의 별장에서 있었던 일은 아무도 촬영하지 못했다.주준용의 체면을 좋아하는 성격상 절대로 부하들이 이 일을 발설하게 둘 리가 없었다.일단 내일 주준용과 준용 건설의 양도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면 인터넷의 여론은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해명이 되었다.게다가 천도준은 지분을 이전했다는 뉴스가 발표되는 순간 정태 건설의 명성은 다시 한번 드높아질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준용 건설은 현지 건설 업계에서 손에 꼽히는 존재였다!그뿐만 아니라 준용 건설은 상장 기업이기도 했다.정태의 손에는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도 있으니 이렇게 큰 체구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것에 준용 건설의 주식을 더 높이기엔 충분했다.그러니 천도준에게 있어서는 일거양득의 상황이었다.당연히 걱정될 것 없었다.다만 천도준은 그 디테일을 마영석에게 전부 설명하지 않았고 마영석을 달랜 뒤 그를 내보냈다.정태 건설 앞에 천도준에게 상복을 입으라고 하는 현수막이 걸렸다는 뉴스가 인터넷에 점점 더 퍼질수록 여론의 방향은 천도준과 정태 건설에 점점 더 불리하게 돌아갔다.반나절 만에 정태 건설 직원들은 인터넷에서 이번 사건에 관한 각종 뉴스를 보고는 하루 종일 불안해했다.천문동 별장 단지.휴대폰으로 현지 뉴스를 보던 이난희는 안색이 안 좋아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휴대폰 화면 속에는 천도준을 타깃으로 한 현수막 사진이었다.천도준의 어머니로서, 이런 광경을 보자 이난희는 가슴이 찢기는 것만 같았다.도준이가 대체 누구를 건드린 걸까??어쩌다 이런 강요를 받게 된 걸까?“여사님, 왜 그러세요?”박유리가 과일 접시를 들고 다가오다 이난희의 기분이 안 좋아 보여 물었다.“도준이에게 문제가 생겼어.”이난희는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박유리에게 건네주었다.휴대폰을 들어 확인한 박유리의 작은 얼굴도 어두워졌다.“이 사람들,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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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이수용은 가볍게 수염을 쓸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은 그때와 다르지요. 부인, 도련님께서는 지금 점차 성장해 나가고 있고 나중에는 커다란 나무가 되어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셨습니까?”이난희가 잠시 멈칫했다.두 눈에 빛이 반짝이더니 이내 조금 어두워졌다.거실 안은 바늘 소리도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이수용은 그윽한 눈빛으로 이난희를 보며 조용히 기다렸다.한참이 뒤 거실에 이난희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지난 사람의 인과는 지난 사람이 갚죠. 당시 그 사람이 떠났을 때 그들이 의지할 것 없는 저희를 괴롭혔을 때도 전 참아냈어요.”이난희의 목소리에는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피로와 무력감이 묻어 있었다.“아직은 말하지 않지는 않을래요. 그동안 전 도준이에게 많은 폐를 끼쳤고 도준이는 이제 겨우 좀 홀가분해진 참이에요.”“하아… 부인께서 결정하셨으면 되었습니다.”이수용은 조금 무력한 미소를 지었다.“다만 전 부인의 인내에 멋모르고 기어오르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이 되는 군요. 이제 도련님께서 성장하셨고 어르신도 계시니 그 사람들도 더는 소란을 피우진 못할 겁니다.”……그렇게 고요한 하루가 지났다.이튿날 이른 아침. 햇살이 흩뿌려졌다.새로운 뉴스가 폭탄이 되어 온 도시를 터트렸다.“오늘, 현지의 준용 건설은 정태 건설과 양도 계약을 맺으며 준용 건설의 대표 주준용은 준용 건설의 지분 60%를 정태 건설의 천도준에게 양도한다고 발표했습니다!”그 소식이 전해지자 온 도시가 소란해졌다.소식을 들은 모두가 깜짝 놀랐다.어제만 해도 천도준의 회사 아래에 현수막이 걸렸다는 뉴스가 터져나가고 호사가들은 가장 이른 시일 안에 현수막을 건 사람이 준용 건설이라는 것을 알아냈다.심지어 당시에 정태 건설의 천도준이 망할 거라고 했던 사람도 있었다.그런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물과 기름 같던 관계에서 하룻밤 사이에 지분을 양도하게 될 줄이야?그것도 60%의 지분이었다. 그것은 주준용이 회사를 파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의아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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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천도준은 평온하게 발신 표시를 쳐다보고 있었다.통화 거부 버튼을 누른 뒤 그는 다시 오남미의 전화를 차단했다.막 오남미의 모든 연락처를 다 차단하려고 하는 데 아니나 다를까 오남미의 카톡 메시지가 울렸다.“천도준, 마지막으로 얼굴 한 번 봐. 안 그럼 죽어버릴 거야!”그 말에는 짙은 원한과 명확한 협박이 가득했다.그에 천도준은 더욱더 역겨움이 일었다.당시에 그는 오남미에게 다정하기 그지 없었고 ‘호구’라는 말로 이루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하지만 결국 어떻게 됐던가?하마터면 호구 잡혀서 자신의 어머니의 목숨마저 잃을 뻔했다.“천도준, 날 죽게 내버려두려는 거야?”“그렇게 다들 날 죽이고 싶은 거야?”“천도준, 아무리 그래도 옛정이 있는데. 내가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해도 한때는 네 여자였어.”“내가 잘못했어. 내가 사과할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만나주면 안 돼?”카톡으로 오남미의 메시지가 끊임없이 울렸다.화면과 문자 너머로도 오남미의 감정 변화가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잘못을 인정해? 하…”천도준은 코웃음을 치며 답장을 보냈다.“내가 마술 하나 보여줄게.”“뭐라고???”의아해하는 오남미에게 천도준은 느긋하게 ‘3’을 보냈다.이내 ‘2’, 그러다 마지막으로 ‘1’을 보낸 뒤, 답장을 하나 더 보냈다.“내가 사라질 거야.”답장을 보낸 그는 곧바로 오남미를 차단해 버렸다.다른 한 편.오씨 가문.쿵쿵쿵….천도준이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본 오남미는 넋이 나가버렸다.문밖에서 장수지가 다급하고 거칠게 문을 두드렸다.“오남미, 당장 이 문 열어. 안 그럼, 안 그럼 네 아버지에게 문 부수라고 할 거야!”장수지가 큰소리로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오남미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천도준의 메시지를 본 그녀는 입력 칸에 타자한 것을 보내려고 했지만 보낼 수가 없었다.천도준이 자신을 차단했다는 것을 그녀는 깨달았다.눈시울이 점점 붉어지더니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오남미의 가녀린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하더니 두 눈으로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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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오남미, 죽이기 전에 당장 나와, 얼른!”장수지는 소리 높여 포효를 하며 있는 힘껏 방문을 내려쳤다.“됐어, 애 우는 거 못 들었어?”오덕화가 옆에서 그녀를 말렸다.“울어? 뭘 잘했다고 울어?”장수지는 두 눈을 부릅뜨며 눈썹을 거꾸로 세웠다.“그렇게 좋은 천도준을 잃어버려놓고 뭘 잘했다고 울어?”말을 마친 그녀는 등을 돌려 TV를 가리켰다.“저것 봐요, 천도준은 이제 정태 건설의 대표일 뿐만 아니라 준용 건설의 지분까지 60%나 가지고 있다고요. 우리 사위가 저렇게 훌륭한데 다 오남미 저 기집애가 철이 없어서 잃어버린 거잖아요!”TV 속에는 준용 건설이 천도준에게 지분을 양도했다는 뉴스가 재방송되고 있었다.뉴스에서 방송되는 한 글자 한 글자에 장수지는 심장에 피가 떨어지는 것만 같고 후회가 막심했다.만약 당시에 그런 일이 없었다면, 지금 천도준의 돈은 다 자신의 것이었다.반평생을 고생을 했는데 천도준만 있으면 진작에 풍족한 귀부인의 삶을 살 수 있었다.생각을 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장수지는 가슴을 내려치며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불며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오덕화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렇다고 전부 남미 탓을 할 수는 없지. 당시에 그건 다 남준이 결혼 때문에 그랬던 거잖아?”“고집불통 같으니, 도대체 내 편 들어줄 거야, 말 거예요?”장수지는 악에 받쳐 말했다.“지금 천도준이 얼마나 부자인지 알아요? 준용 부동산은 우리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건설 회사에요. 우리 이 단지도 예전에 준용 부동산이 개발한 곳이라고요!”“당신….”오덕화는 화가 치밀었지만 싸워봤자 장수지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 손을 휘휘 내젓고는 시무룩하게 소파에 주저앉았다.달칵!방문이 열렸다.오남미는 눈물범벅이 돼서는 산발이 된 머리로 걸어 나왔다. 처량하기 그지없는 꼴이었다.고개를 들어 오남미를 본 오덕화는 마음이 아파 표정이 조금 변했다.바닥에 앉아있던 장수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오남미의 몰골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을 들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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