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 말고 다: Chapter 361 - Chapter 367
367 Chapters
제361화
신유리는 서준혁을 바라보며 그의 눈에 담긴 감정을 읽어내려 했지만 어쨌든 경찰의 말을 들었다.그러나 서준혁의 얼굴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이 고개를 들어 신유리와 눈이 마주치더니 마치 그와 관계없는 듯한 평온한 눈빛을 보였다.신유리는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서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들었어?”서준혁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몇 번 두드리더니 새까만 눈동자로 신유리를 한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호텔 일은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어?”신유리는 방금 호텔 방을 누군가 손댄 것 같다고 말할 때, 그녀 자신도 발견하지 못한 망설임과 긴장감이 섞인 말투였다.서준혁은 그녀를 노려보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여긴 부산이야, 성남이 아니라. 신유리, 기본적인 안전 의식도 없어?”그의 갑작스럽게 비난하는 말투에 신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하려던 말을 이내 삼켜버렸다.조금 지나서야 그녀는 서준혁에게 반문했다.“내가 왜 알려줘야 하는데? 서준혁, 너랑 송지음의 관계를 봐서는 굳이 내가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그녀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이더니 가볍게 피식 웃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그러나 지금은 내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지 않아? 여정원이 이미 송지음을 지목했어.”“정의는 불멸이다.”신유리는 서준혁의 뒤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며 한 글자 한 글자 읽어 내려갔다.마지막 한마디를 읽을 때 그녀의 시선은 서준혁에게 고정된 채 담담하면서도 그를 심문하는 듯했다.신유리는 확실히 그를 떠보고 있었다. 성남시에 있을 때 서준혁은 무슨 일이든지 송지음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럼, 지금 그는 송지음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이석민은 대놓고 서준혁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에는 약간의 걱정이 담긴 채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유리 씨, 대표님은 전에...”“석민 씨.”서준혁의 싸늘한 목소리는 그의 말을 끊어버렸고 그는 서준혁을 한참 쳐다보다가 결국 입을 열지 않았다.신유리가 부산시에서 겪었던 모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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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그의 말은 다소 여우 같은 느낌을 띠고 있었지만 말투가 딱딱해서 듣기에 뜬금없었다. 신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 “아중이한테서 나쁜 것도 배웠나 보네요.”주언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이것도 합리한 추측이죠. 부산시에서 더 이상 누가 그녀를 도울지 생각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조심하는 게 좋겠어요.”주언은 비록 정색하며 말했지만 신유리를 일깨워주었을 뿐이다.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알아요.”“음... 서준혁은...”주언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애어른처럼 평가를 내렸다. “별로인 것 같아요.”그는 임아중한테서 들은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받은 느낌을 기반으로 말했다.비록 그는 평소에 말수가 적고 참을성도 별로 없었지만 신유리는 임아중의 좋은 친구이기에 한마디 더 일깨워줄 수도 있었다.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갑자기 뒤에서 발자국 소리와 함께 서준혁의 어두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언 씨는 저에게 불만이 있어 보이네요.”주언과 신유리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올블랙으로 쪽 빼입은 그는 보기에 엄숙해 보였다.옥처럼 맑은 얼굴에 별다른 표정도 없은 채 눈을 내리깔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신유리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주언은 전혀 난감하지 않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보아하니 방금 고급 세단의 주인은 대표님이 아닌 것 같네요.”이석민은 적당한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 “대표님께서 계속 1층 로비에서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었고 이제야 나오셨습니다.”신유리의 표정이 마침내 변했다. 그녀는 서준혁을 바라보았고, 서준혁도 원래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참이라 시선이 부딪치고 말았다. 서준혁이 물었다. “무슨 고급 세단?”“송지음이 고급 세단을 타고 왔고 한세형과 함께 떠났어요.”신유리는 간단하게 설명했고 다른 것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 증거가 확실하니 송지음을 법정에 세울 것이다. “나와는 상관없어.”서준혁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더니 부인했다. 신유리가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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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송지음은 신유리를 대할 때 얼굴에 드러난 악의를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신유리가 잘되는 것도, 고고한 자태도 보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 신유리를 진흙 속에 짓밟아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송지음은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신유리를 노려보았지만 신유리는 그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송지음의 독기 가득한 눈빛과 비교하면 신유리는 훨씬 평온해 보였다. 많은 일들은 말로 승부를 가리려 해도 사실 별 의미가 없었다. 하물며 송지음은 지금 마치 미친개와 같았다. 이런 사람과 말싸움해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다만 송지음이 그녀에게 큰 악의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신유리는 여전히 이맛살을 찌푸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런 미세한 행동조차도 송지음에게는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였다. 송지음은 그녀가 겁을 먹었다고 생각하며 더욱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나는 기회를 줬고, 어떻게 할지는 너한테 달렸어.”말을 마치고 일어나려 하자 신유리는 담담하게 그녀를 불렀다.“송지음.”송지음은 돌아보았다. 신유리의 여전히 침착한 얼로 회의를 기록할 때 사용했던 펜을 손에 들고 천천히 돌렸다.비록 그녀는 분명 송지음과 같은 위치에 있었지만 무언가 더 위엄이 느껴졌다.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보아하니 네가 전에 내 곁에 있을 때 마음이 전혀 일에 있지 않았나 보네. 협상할 때는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잘 처리하는 것이 좋아.”신유리는 아주 평온하게 말했지만 송지음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는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 사람’이 자신을 대신해 모든 일을 처리해 주겠다고 하지 않았던가?송지음은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마침 그때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장수영과 오혁은 입구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유리 씨, 아직 안 끝났어요? 같이 점심 먹기로 했잖아요.”송지음은 장수영을 힐끗 보더니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친구가 왔으니 먼저 갈게요. 버닝 스타의 일은 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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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송지음은 서준혁을 바라보면서 말투를 부드럽게 바꿨다. 신유리를 대하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 그녀는 약간 촉촉해진 눈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오빠, 밖에 나가서 얘기하자. 바로 근처에 좋은 커피집이 있어요.”이석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송지음을 한 번 흘겼다. 그는 송지음과의 관계가 별로 좋지 않았고 서로 친하지도 않았다. 송지음은 서준혁의 비서로 임명되면서 몇 가지 문제를 일으켰고 대부분 이석민이 마무리했었다. 비록 모두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일들이었지만 그런 일이 계속되면 짜증이 났다.송지음은 여전히 서준혁을 바라보며 자신이 화인 그룹을 언급하면 서준혁이 반드시 승낙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녀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서준혁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는데?”송지음은 당황해하며 설명했다. “하지만 화인 그룹 쪽에서는...”서준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송지음을 흘긋 살폈다. 그의 시선은 무관심해 보였다.송지음은 떨리는 마음으로 서준혁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당황해하며 서준혁과 이석민을 번갈아 봤다.그녀는 좌우를 두리번거리다가 마지막으로 서준혁을 바라보며 손바닥을 꽉 쥐더니 겨우 긴장한 마음을 안정시키며 말했다. “화인 그룹의 일 외에 홍란의 일도 있잖아요. 오빠, 홍란을 이기고 싶지 않아? 듣기로 오빠가 이번 기획안을 위해 줄곧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던데, 내가 도와줄게.”송지음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1층 회의실은 최근 금융 회의로 북적였고 서준혁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송지음의 목소리는 원래 조용했지만 말하다 보니 점점 커졌다. 서준혁에게만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서준혁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듯 보였다. 서준혁은 눈을 반쯤 감은 채 송지음의 목소리가 귀가에 계속 들려와도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이석민이 적시에 말했다. “송 비서님, 회의가 곧 시작될 예정이니 대표님께서 쉬시도록 그만 가주시겠습니까?”송지음은 난처해하며 그 자리에 서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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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잠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조심해.”서준혁은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비스듬히 뒤쪽으로 당겼다. 신유리는 그제야 자신이 신기철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작은 계단 앞까지 다다랐고 바로 앞에 작은 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마터면 잘못 밟으면 넘어질 뻔했다.그 틈새를 바라보는 신유리의 얼굴에 냉기가 감돌았다. 신기철이 일부러 그랬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긴 계단에서 굳이 이쪽으로 데려온 것은 분명 의도적이었다.사람들은 오가면서 모두 이 틈새를 피했다. 신기철은 갑자기 신유리의 표정 변화를 보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약간 불안해졌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엄숙한 표정을 유지하며 서준혁을 바라보더니 낮게 기침하고 말했다. “서 대표님, 정말 우연이군요. 유리를 데리러 왔습니다.”사실 그의 말은 다소 억지스러워 얼굴의 엄숙함마저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전에 서준혁을 자신의 사위라고 착각한 것은 단지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그는 서준혁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 그리고 신유리 때문에 서준혁에게 실례를 범했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신기철은 분노가 가득 담긴 채 명령하듯 신유리에게 말했다.“같은 말을 두 번 다시 하게 하지 마렴. 네가 만약 그 아이를 기어이 낳으려 한다면 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신유리는 그 말을 들으며 눈에 비웃음이 차올랐다. 신기철의 이런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그녀를 어이없게 했다. 그는 10년 이나 그녀를 돌보지 않았으면서 그녀의 아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하다니?신유리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고 그녀는 정말 신기철의 파렴치함에 화가 났다. 그녀는 주먹을 움켜쥐며 비웃는 듯 신기철에게 반문했다. “당신은 나를 10년 넘게 방치했으면서, 이제 와서 내 아이의 할아버지가 되겠다고? 당신이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요?”신기철은 그녀의 반항적인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신유리를 향해 손을 들어 올렸지만 서준혁은 재빨리 팔을 뻗어 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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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하늘이 어둑해지자 송지음은 차에서 내렸고 차에는 아직도 달콤한 향수 냄새가 남아있었다.신연은 다소 불쾌한 눈빛으로 티슈 박스에서 소독 티슈 한 장을 꺼내 손가락을 하나하나 닦았다.모든 손가락을 닦은 후 그는 무표정으로 차에서 내려 그 티슈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다시 차에 오르지 않고 롤스로이스 옆에 기대어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고 있었다. 100번째 수자를 세었을 때 핸드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신연은 전혀 의외가 아니라는 듯 몰라지 않고 시간을 확인했다. 정확히 여섯 시였다. 벨 소리가 세 번 울린 후 신연은 느릿느릿 전화를 받았고 전화 너머로 신기철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번 달 돈은 왜 아직 안 보냈어? 신연, 너 내가 너희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태씨 가문에 말하면, 태씨 가문의 아가씨께서 너 같은 잡종이랑 계속 만나려고 할 것 같아?”신연은 그의 욕설을 듣고도 눈빛에 일말의 파동도 일지 않았다. 겨우 신기철이 말을 멈출 때까지 기다려서 비로소 입을 열었다. “왜? 당신의 소중한 딸한테서 돈을 받지 못했어? 그래서 나 같은 잡종에게 돈을 요구하는 거야?”신기철은 잠시 멈추더니, 더욱 거칠고 저속한 욕설을 퍼부었다. 신연은 차 문을 열고 핸드폰을 차 안에 던졌다. 그러고 나서 차 문을 잠그고 여전히 바깥에서 라이터를 가지고 놀았다. 이 라이터는 그가 금방 담배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태지연이 준 것이다.신유리와 주언은 회의장을 떠난 후 그녀는 다시 주언에게 밀크티를 돌려주며 말했다. “임산부는 밀크티를 마시면 안 돼요, 그래도 고마워요.”주언은 눈을 내리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그럼 내일 텀블러를 사 올까요?”“꼭 무언가를 사줄 필요는 없어요.”그녀는 주언이 텀블러를 안고 그녀를 데리러 오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날 밤 바쁜 업무로 주언과 함께 저녁을 먹지 못했고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이신의 전화를 받았다.신유리는 마침 그에게 물어볼 게 있었다며 웃으며 말했다. “너 정말 때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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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할아버지는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고 신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대답했다. “급하지 않아요. 검사하러 가실 때 같이 갈게요.”“그냥 작은 검사일 뿐이니 괜찮아.”어르신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그는 참지 못하고 경고하는 눈빛으로 서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녀석이 나를 덜 화나게 하는 게 최고지.”신유리는 할아버지가 말하는 기운이 넘치고 얼굴색도 나쁘지 않은 것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서준혁을 쳐다보았다. 그의 어깨에는 아직도 물 자국이 선명했고 눈꼬리는 아래로 처져 있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신유리는 갑자기 오다 보니 주최 측에 휴가를 내지 않았다. 게다가 마무리 단계가 다가올수록 정리해야 할 내용이 많아져 할아버지에게 큰 문제가 없는 것을 보고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가려 했다. 할아버지는 그녀와 함께 밥을 먹고 싶어 했지만 신유리는 고개를 흔들며 회의장으로 돌아가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며 거절했다. 할아버지는 더 이상 설득하지 않았고 마침 류 사부님이 옆에서 약을 먹을 시간을 일깨워주었다. 신유리는 저녁에 와서 함께 식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요 며칠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아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어두컴컴했다. 신유리는 짐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 방에서 나오는 순간, 서준혁이 따라 나왔다. 그의 손에는 외투가 들려있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데려다줄게. 마침 홍연시와 미래의 일에 대해 할 말이 있어.”신유리는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며 거절하지 않았다. 서준혁은 옷을 갈아입고 신유리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여전히 이석민 차를 운전했고 그들은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행인들은 모두 겨울옷을 입고 있었고 신유리는 회색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할 말이 뭔데?”“어젯밤 진규성이 보낸 파일에 따르면 이신은 임시로 일부 디자인을 수정했어. 비용 예산이 다시 초과될 거야.”서준혁은 눈을 내리깐 채 핸드폰을 보며 고개를 들지 않고 말했다. “명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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