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541 - Chapter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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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박민정은 유남우가 자신에게 보여줬던 사진을 회상했다. 사진 속 유남준은 제대로 서 있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지원과 검은 옷의 경호원, 두 명이 부축해야 서 있을 수 있었다.유남준은 좀처럼 술에 취하지 않았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는 건 더더욱 드문 일이었다.애초에 박민정이 그에게 술을 먹이려고 했을 때도 성공하지 못했다."윤우야, 엄마가 갑자기 아직 할 일이 생겼어. 엄마 기다리지 말고 어서 자."박윤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박민정이 황급히 나가자 박윤우는 혼잣말했다."저는 당신을 도우려는 게 아니에요, 아빠. 젊을 때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을 뿐이죠. 전 그저 당신이 저와 형에게 부유한 환경을 좀 더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박예찬 말고는 아무도 박윤우가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몰랐다.그는 사람들과의 대화, 표정 등으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십중팔구는 맞았다.이것은 심리학 전문가와 유사하지만 그의 감은 매우 강했다.방금 박민정이 서다희와 전화하는 것만 듣고도 대충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다.집을 나선 박민정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다시 차를 탄 뒤 눈을 감고 유남우가 자기에게 사진을 보내준 호텔을 떠올렸다.그녀는 그 호텔을 좀 익숙했고 어디서 본 것 같았다.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그녀는 차를 몰고 시내로 가서 내비게이션으로 모든 호텔을 검색한 뒤 하나하나 찾아다녔다.그녀는 유남준과 자기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고, 또한 그를 찾아서 가난한 척을 했던 것과 기억상실증에 대해서 묻고 싶었다.마침내 박민정은 사진 속 그 호텔과 똑같은 외관을 가진 호텔을 찾았다.마스크를 쓴 채 차에서 내린 그녀는 밖으로 나와 서다희에게 사진과 주소를 보낸 뒤 프런트 데스크로 걸어갔다."방 하나요.""네."프런트 데스크에서 바로 그녀에게 방을 하나 내주었다."여기요, 6층입니다."이 호텔은 총 8층이었다. 박민정에 카드를 가져와서 일단 혼자 찾아보기로 했다."감사합니다."호텔의 로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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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유남준이 저 말을 들었다면 그들을 모두 죽였을 것이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서다희에게 문자를 보냈다.서다희에게서 답장이 왔다."지금 가고 있어요."그는 박민정이 왜 갑자기 변했는지 의아해했지만, 지금은 일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다희는 사람들을 데리고 호텔 전체를 에워쌌고 위층의 모든 관리자를 통제한 후에야 8층으로 올라갔다.유남준의 방 번호를 알게 된 경호원들은 문을 부수었다.들어가자마자 박민정은 욕실에서 나와 목욕 수건을 두른 유남준이 눈에 들어왔다.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가 이지원과 관계를 가진 줄 알았던 박민정은 샤워를 마치자마자 축 늘어진 손을 살짝 조였다.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그녀는 제자리에 서서 그를 애태웠다.유남준은 곧장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다른 곳을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유남우?"서다희는 대표님이 이러는 것을 보고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감히 말하지 못했다.‘옷을 이렇게 입었으면... 정말 이지원이랑 잠자리를 가진 거야?'유남준이 다치지 않은 걸 보고 그는 경호원더러 먼저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부부 싸움을 방해하지 말고 말이다.솔직히 말해서, 만약 누군가가 그의 여자 친구에게 약을 먹였다고 해도 다른 남자와 잤다면 그는 한동안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었다.박민정 돌아서서 문을 닫았다.유남준은 방에 들어온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을 닫는 것을 보고 정말 유남우인 줄 알았다."이런 걸 한다고 해서 민정이가 날 떠날 것 같아? 민정이는 절대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박민정은 어리둥절하더니 발걸음을 멈추었다.유남준은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여인의 몸에서 나는 희미하고도 익숙한 체취를 맡더니 그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는 약간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민정아...""나인 줄 어떻게 알았어요?"유남준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그녀를 덥석 껴안았다."민정아... 민정아... "그는 그녀의 이름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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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병원에 안 가면 어떡해요? 당신... 읍..."박민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남준은 입으로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그녀의 옷을 벗기려고 했다.그는 지금 자신의 행동이 약 효과 때문이 아니라고 확신했다."남준 씨, 그러지 마..."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박민정은 거절하고 도망치려고 했다.그럴 때마다 유남준은 그녀를 도망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입에서 피비린내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당신 입에서...""주체하지 못할 것 같아서 혀를 깨물었어."그는 목이 메었다.박민정이 멍해 있을 때, 그는 그녀를 안아 올렸다.몸에 걸쳤던 가운이 벗겨졌다. 그녀도 찬물로 샤워를 한 탓에 그의 몸이 시뻘겋게 언 것을 보았다.그녀는 잠시 멍해졌다.유남준은 그 틈을 타서 그녀를 자기의 아래에 눕혔다. 하룻밤이 지난 후 천천히 눈을 뜨자 바닥에 흐트러진 옷이 보였다. 그녀는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유남준의 품에 안겼다.어젯밤 그는 그녀가 아무리 거절해도 듣지 않았다.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말이다.한참을 뒤척였지만 다행히 아이는 다치지 않았다.박민정이 잠에서 깬 것을 눈치챈 유남준은 천천히 두 눈을 떴다. 비록 그녀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녀가 자기와 많이 가까워졌다고 느꼈다."민정아, 민정아..."그는 목젖을 굴리며 그녀의 이름을 몇 번이고 불렀다.그녀는 어제 있었던 일, 그리고 유남우가 한 말을 떠올리며 물었다."당신, 지금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기억... 이미 회복된 거 맞죠?""그리고 또 무슨 빚이 많다고 했던 건 다 거짓말인가요?"유남준이 멍해졌다."누가 그래?""누가 알려줬든 상관하지 말고 먼저 말하세요, 맞죠?"이제 와서 계속 거짓말을 할 정도로 그는 어리숙하지 않았다."응, 맞아."박민정이 순간적으로 화를 냈다.원래 그녀는 어젯밤에 유남준의 모습을 보고, 또 유남우가 이지원을 데려왔다는 걸 듣고 유남우가 자기를 속인 줄 알았는데 유남준이 속인 게 사실 일 줄 몰랐다."왜 거짓말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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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유남우는 그 문자를 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지원이 실패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그가 호텔 밖을 지키라고 보낸 사람들은 모두 서다희가 데리고 간 사람들에 의해 처리되었고 기자들은 하나같이 호텔로 가지 않았다.그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기침을 심하게 했다."둘째 도련님, 의사를 불러올까요?"부하가 물었다.유남우가 고개를 가로저었다.말을 마친 그는 다시 휴대전화를 집어 박민정의 연락처를 열었다가 한참 지나서 다시 닫았다.한편, 유남준의 말을 들은 박민정은 어젯밤 모든 것이 다 유남우가 시킨 짓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녀는 믿지 않았다. 어젯밤에 유남우가 특별히 사람을 보내 유남준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유남우가 보여준 사진이 없었더라면 그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었다."이지원을 만나고 싶어요.""그래."이지원은 어두운 지하실에 갇혀서 마음이 불안했다.이번에는 누가 그녀를 구하러 올 수 있겠는가.갑자기 지하실 문이 밖에서 열리면서 빛이 들어왔다.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빛을 막았다. 강렬한 빛에 한참을 적응하던 이지원의 시선은 박민정을 향했다.그녀는 멍해졌다.박민정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낭패한 모습으로 지저분한 곳에 버려진 그녀를 바라보며 조금의 연민의 감정도 없었다."이지원 씨, 오랜만이네요."그녀가 입을 열었다.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때로 돌아간 듯했다.박민정은 아버지를 따라 보육원에 후원하러 갔었고 그녀는 누더기 차림으로 고아들 틈에 서 있어 부잣집 아가씨인 그녀와 비교가 되었다.이지원은 자기가 이젠 신데렐라가 아니라고, 이젠 바뀌었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것이 처음대로 돌아갔다.하느님은 너무 불공평했다.이지원의 눈에는 질투와 한이 서려 있었다."왜? 왜 당신은 여전히 그렇게 높은 곳에 있는 거죠?"그녀의 달갑지 않은 말을 들으면서도 박민정은 여전히 평온했다."제가 여기에 온 건 어젯밤 일을 물어보기 위해서예요. 정말 유남우가 계획한 것이 맞나요?"이 말을 들은 이지원은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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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이지원은 유남우가 유남준의 시중을 들게 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자세한 과정을 알려주지는 않았다.그녀는 마음이 좀 차가워졌다. 유남우가 이런 수법을 쓸 줄은 몰랐다.그녀는 약속대로 이지원을 풀어주었다.궁지에 몰린 채 지하실에서 나가 밖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그녀는 도성진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매했다.지금 가지 않으면 김인우도, 유남우도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유남준은 그녀가 사람을 풀어준 것을 알았지만 추궁하지 않았다.이지원 같은 사람은 그를 위협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남우와 권씨 가문의 사람들과 손을 잡고 판을 짜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낄 수도 없었다.박민정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지원이 가장 잘하는 건 말로 남을 해치는 것이었다.이런 사람은 결국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할 것이었다. 자기 손을 더럽혀 범죄에 연루되게 할 필요가 없었다.밖에서는 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박민정이 지하실에서 나왔다."다 물어봤어?"유남준이 입을 열었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네.""휴대전화 줘."유남준이 말했다.박민정은 좀 의심스러웠지만 그래도 휴대전화를 건넸다.휴대전화를 손에 넣은 유남준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그녀에게 돌려주면서 말했다."유남우 연락처를 삭제해.""네?"박민정은 그가 왜 이런 요구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나를 쫓아다니는 여자가 있다고 치자. 널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지게 하고 그걸 찍어서 전 세계에 공개하려고 했던 사람인데 그 사람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어야 돼?"유남준은 기억을 잃고 박민정과 그렇게 몇 달을 지내면서 그녀와 대화할 때는 명령을 하는 게 아니라 이유를 분명히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박민정도 듣고 바로 이해했다.하지만 그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만약 우리가 다시 시작한다면 그 사람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하지만 우리는 아직 다시 시작하지 않았어요. 연락처를 가지고 있는 건 정상이라고 생각해요."이젠 그들 모두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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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유남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유남준의 가슴을 찔렀다.유남준은 침묵하고 유남우는 더욱더 기세등등해졌다.“형, 민정이가 진심으로 형을 사랑한다고 생각해? 민정이는 나에 대한 사랑을 형에게로 옮겼을 뿐이야. 내가 아니었으면 민정이가 형이랑 만나는 일 따위는 없었다고. 그거 알아? 예전에 민정이는 늘 내 팔을 잡으면서 앞으로 나랑 꼭 붙어 있고 싶다고 했었어.”유남준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박민정은 유남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유남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한참 있다가 휴대폰을 박민정에게 돌려주었다.“둘이 무슨 얘기 했어요?”박민정이 의아해했다.유남준은 팔을 들어 박민정을 자신의 품에 껴안으며 살짝 쉰 목소리로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그러자 박민정은 유남준을 밀쳐냈다.“이거 놔요.”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도 했고 이미 유남준에게 그냥 이렇게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고 시간이 필요하다가 말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유남준은 신경 쓰지 않았다.옆에 있는 경호원들은 일제히 뒤로 돌아섰다.유남준이 진지하게 말했다.“민정아, 예전에 네가 나한테 썼던 편지들, 그거 다 진심이었어?”박민정은 유남준에게 한 번도 좋아한 적이 없고 사람을 헷갈렸을 뿐이라고 편지를 쓴 적 있다.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얼어붙었다.갑자기 유남준이 왜 편지에 대해 묻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의 질문에 부정하지는 않았다.“네.”“그럼 어제저녁엔 왜?...”“남준 씨 약 먹은 거 아니었어요?”박민정이 되물었다.유남준이 실수로 약을 먹지 않았다면 절대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유남준은 씁쓸한 감정이 들었다.“그럼 민정이 너 해외에서 돌아온 후 왜 매번...”“내가 말했었잖아요. 3년 동안 당신을 가진 적이 없어서 가져보고 싶은 마음에 그랬다고요.”박민정이 대답했다.이제 유남준의 기억도 돌아왔으니 박민정은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두 사람은 원래 인연이 아니다.“이제 내 마음을 가졌으니 떠나겠다는 거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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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그 말을 들은 박민정은 갑자기 눈빛이 흔들리고 몸이 긴장했다.“뭐라고요? 당신 누구예요?”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조롱하듯 한 마디만 남기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아들이 밤새 사라졌는데도 모르다니, 담도 크셔라.”‘아들이 밤새 사라졌다고?’박민정은 본능적으로 박윤우를 떠올리고 별장에 전화를 걸었다.두원 별장에서, 박윤우는 도우미가 한 아침밥을 막 다 먹고 엄마의 전화를 받으면서 호기심에 물었다.“엄마, 아저씨 찾았어?”엄마라는 단어를 듣자 긴장되었던 박민정의 신경은 한순간에 풀렸다.박민정은 조금 전 낯선 남자가 말한 아이가 박윤우가 아니라 김씨 가문에 있는 박예찬이라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다.“윤우야, 집에 별일 없지?”“아무 일도 없는데, 왜 그래?”박윤우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니야. 네가 별일 없으면 돼. 절대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말고 이모랑 집에 잘 있어.”박민정이 당부했다.조금 전의 전화가 그냥 스팸인 줄 알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한 공장 안에서.박예찬은 깨어난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버려진 폐공장이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대문 앞에만 몇 명이 왔다 갔다 하면서 순찰하고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박예찬은 누군가가 박민정에게 전화를 거는 것도 들었다.그제야 박예찬은 지금 자신이 납치를 당했고 어제 일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소리쳤다.“화장실 가고 싶어요!”밖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외침을 들었고 그 중 얼굴에 흉터가 있는 한 남자가 문을 열고 걸어들어왔다.“소리는 왜 쳐? 그냥 바지에 싸면 되잖아.”얼굴에 흉터가 난 남자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박예찬은 목소리를 듣고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바지에 싸면 더럽잖아요. 게다가 지금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바지에 쌌다가 얼어 죽겠어요. 내가 죽으면 돈은 어떻게 가지려고요?”박예찬은 이들이 왜 자신을 납치했는지 이유를 떠보려고 했다.어린 아이의 말이라 그런지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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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얼굴에 흉터가 난 남자는 박예찬의 말을 듣고 바로 거절했다.“내 휴대폰으로 경찰에게 신고하려고 그러지? 꼬맹아, 너 똑똑하네.”“아저씨, 전 그냥 휴대폰 게임하고 싶어서 그래요. 어디도 전화 안 할게요.”박예찬은 진심 가득한 눈빛을 드러냈지만 남자는 믿지 않았다.“조용히 해. 계속 말하면 네 입을 꿰매겠어.”박예찬을 할 수 없이 주위를 둘러보며 도망칠 기회를 찾았다.하지만...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어린아이가 혼자서 성인 남자와 맞서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심지어 남자 옆에는 다른 사람들도 많았다.이제 유일한 방법은 그가 있는 위치를 김인우에게 알려주는 것뿐이었다. 어젯밤에 돌아가지 않았으니 김인우는 아직도 박예찬을 찾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흉터 있는 남자는 절대 박예찬에게 통신 장치를 주려고 하지 않아서 다른 몇 사람에게서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오늘 김씨 가문에서는 난리가 났다. 김훈은 박예찬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 후 진주시를 뒤집어서라도 박예찬을 찾으라는 엄령을 내렸다.“도대체 누가 감히 우리 김씨 가문과 대적할 수 있단 말이냐? 내가 알아내면 반드시 그놈 가죽을 벗기겠어.”김훈의 눈빛은 독기가 가득 찼다.그러고는 김인우를 꾸짖었다.“아이가 두 시간 동안 화장실에 갔는데 찾으러 가지도 않다니, 너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김인우의 마음도 지금 무척 혼란스러웠다. 박예찬과 정이 든 것은 둘째 치고, 그 아이는 유남준의 아들이다.유남준이 자기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제가 부주의한 탓이에요.”김인우는 눈살을 찌푸렸다.“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아이를 납치하는 건 돈 때문이 아닌가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왜 아이를 데려가고는 전화를 한 통도 안 할까요?”“설마 그들 아니야?”김훈이 물었다.김인우가 건드린 집안은 유남준보다 더 많았다... 김인우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만약 그가 건드린 원수 집안에서 박예찬을 납치해 간 것이면 아이는 이미 죽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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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유남준은 김인우와 통화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사람을 시켜 조금 전 박민정에게 걸려 온 전화번호에 대해 조사해 보라고 했다.그리고 김인우가 보낸 동영상을 받은 후 어제 그 화장실에 들어간 검은 복장의 사람들도 알아보라고 했다.김인우가 말했다.“남준아, 어제 윤우도 화장실에 들어갔었어. 그놈들은 윤우가 들어간 뒤에 따라 들어간 거야.”“그 말은 그놈들이 원래 윤우를 노렸었는데 잘못 납치했다는 거야?”“확실하지는 않아. 만약 그놈들이 우리 원수 집안에서 보낸 사람들이라면 지금쯤 예찬이 일에 대해 말해야 하는데 연락하는 곳이 하나도 없어.”유남준은 오전에 누군가가 박민정에게 전화했던 것을 떠올렸다.“알았어.”박민정은 오늘 왠지 이상하게 마음이 불안했다.조금 전에 걸려 온 전화를 생각하면서 옆에 있는 윤우를 보자 그제야 예찬이가 생각났다.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치면서 말했다.“임신한 뒤로 머리도 멍청해진 것 같아.”박민정은 곧바로 조하랑에게 전화했다.“하랑아, 예찬이 지금 거기 있어?”김인우는 조하랑에게 아직은 박민정에게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박민정은 임신한 상태라 그 소식을 들으면 충격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조하랑은 박민정을 속일 수밖에 없었다.“응, 여기 있어. 왜 그래?”“예찬이 지금 뭐 하고 있어? 전화 바꿔줄래?”박민정이 물었다.“지금은 전화 받기 좀 그래. 할아버지랑 바둑 두고 있거든.”조하랑이 답했다.“그래, 알겠어.”그제야 박민정은 안심하면서 전화를 끊었다....폐공장에서 얼굴에 흉터 있는 남자는 박민정가 다시 전화하지 않자 더는 기다릴 수가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정수미에게 전화했다.“사모님, 박민정 그 여자 자기 아들이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은데요. 어젯밤에 저희가 그 여자 아들을 데려왔는데 그 여자는 찾지도 않고 오히려...”“오히려 뭐?”“오히려 김씨 가문 사람들이 아이를 찾고 있어요.”남자는 누군가 자신들이 있는 폐공장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곧바로 부하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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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박민정은 몸집이 작은 박예찬이 끈에 묶여서 다리에 걸려 있는 것을 보자 당장 강에 빠질까 봐 걱정되었다.순간 그녀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박민정 씨, 저희 주인님께서 민정 씨가 진주시를 바로 떠나면 아이를 풀어주겠다고 하셨어요. 만약 민정 씨가 여기 계속 있으면 아이는 죽어요.”박민정은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지금 당장 떠날게요. 그러니까 아이를 풀어주세요.”하지만 남자는 박예찬을 풀어주지 않고 윤소현이 말한 대로 했다.“말만 하면 안 되죠.”박민정은 차를 몰고 다리 쪽으로 가면서 말했다.“그럼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지금 옆에 칼 있어요?”박민정은 주변을 둘러보았다.“없어요.”“그럼 뾰족한 물건을 찾아서 본인 얼굴을 긁어요.”남자는 반 평생 정수미를 따르면서 아이를 이용하여 여자 보고 얼굴을 망치라고 한 것은 처음이다.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박민정이 쉽게 동의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곧이어 수화기에서 비명을 들었다.박민정은 귀걸이를 빼고 뾰족한 부분으로 오른쪽 얼굴을 긁자 새빨간 피가 흘러내렸다.“해... 했어요. 빨리 내 아들 내려줘요! 제발요!”박민정은 상대방이 자신과 무슨 원한이 있어서 이러는지 몰랐지만 지금은 박예찬을 구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얼굴은 말할 필요도 없고 아이를 구할 수만 있다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었다.이게 바로 엄마의 본능이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무서울 게 없었다.“당신이 정말 긁었는지 아니면 긁는 척 만 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동영상 찍어서 보내요.”박민정은 차를 운전하면서 동영상을 찍어서 남자에게 보냈다.남자는 동영상을 보고는 박민정의 실행력에 탄복했다.그는 당장 동영상을 윤소현에게 보냈다.윤소현은 동영상을 보더니 한없이 기뻐했다.“엄마, 이제 박민정 얼굴에 흉터가 생겼는데 어떻게 유남우를 꼬시는지 보자고요.”정수미는 담담하게 흘끗 보더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이런 상황을 자신도 예전에 겪은 적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됐어. 소현아, 이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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