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엔 못 놔줘의 모든 챕터: 챕터 521 - 챕터 530
612 챕터
제521화
유남준이 말했다. “온라인 인기 검색어는 이미 내려놨으니 다시는 안 나올 거야.”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여전히 기분이 복잡했다.“네.”유남준은 자신과 이지원 사이에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기억을 잃은 척하고 있었기 때문에 말할 수가 없었다.지금 박민정의 표정을 볼 수 없어서 그녀가 아직도 화가 나 있는지 궁금했다.유남준이 손을 내밀자 박민정은 본능적으로 피했다.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지원과 유남준이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을 직접 눈으로 본 그녀는 여전히 신경이 쓰였다.유남준의 손이 허공에서 얼어붙었다.“지금은 남준 씨와 신체 접촉을 하고 싶지 않아요. 미안해요.”박민정은 말을 마친 후 다시 한 발짝 물러섰다.지금까지 다른 남자와 신체 접촉을 해본 적이 없던 그녀는 당연히 불결한 유남준이 마음에 걸렸다.유남준과 이지원의 관계는 1년도 지속되지 않았고 박민정은 두 사람이 기껏해야 키스 정도 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유남준은 갑자기 가슴이 아팠다. 자신과 신체 접촉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게 무슨 말인지?자신은 박민정이 다른 남자와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도 받아들였는데 말이다. 그런데 박민정은 자신이 이지원과 만난 것 때문에 화가 나 있다니.유남준은 손을 내려놓고 얼굴을 찡그렸다.“민정아, 나는 네 과거를 싫어한 적이 없어.”박민정은 당황했다가 그의 말뜻을 알아차리고는 미간을 찌푸렸다.“내 과거라뇨. 두 아이를 말하는 건가요? 싫으면 싫다고 해요. 하지만 나한테는 이해심을 바라지 말아요.”박민정은 도대체 이 관계에서 누가 더 아쉬운지 모르는 것 같았다.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다.그는 가볍게 웃었고 잘생긴 얼굴에 차가운 기색이 역력했다.“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박민정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일단은 거리를 유지해요.”거리를 유지하자니, 유남준의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동의하고 싶지 않았지만 박민정이 화를 내는 게 더 걱정되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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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아직 자고 있어서 부를 수 없어.”유남준이 차갑게 거절했다.김인우는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남준아, 나 벌써 여기 온 게 두 번째인데 아이를 보여주면 안 돼? 절대 깨지 않게 조심할게.”“안 돼.”김인우는 속으로 혀를 찼다. 유남준이 아이를 어찌 아끼는지 보여주지도 않을까.김인우는 오늘도 아이를 못 봐서 너무 아쉬웠다.“그래, 알겠어. 화장실 다녀올게.”안 보여주면 몰래 보면 된다....밖에 있는 정원에서 박민정과 조하랑은 산책하고 있었다.조하랑은 박민정이 불편해할까 봐 기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근황에 대해서 얘기했다.박민정은 조하랑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이번에는 자신이 절대 억울하게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했다. 그제야 조하랑은 마음을 내려놓았다.“기분 나쁜 일 있으면 무조건 나한테 말해야 해. 혼자 끙끙 앓지 말고.”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그녀는 대답하자마자 조하랑에게 물었다.“김씨 집안에서는 잘 지내고 있어?”김씨 집안을 언급하자 조하랑은 전처럼 적개심을 보이지 않았다.“김인우 말고는 다 좋아. 아무튼 우리 집에 있는 거보다는 좋아. 할아버지가 현명한 분이셔. 그래서 나 매일 자유롭게 지내고 있어. 할아버지께서 내가 다시 변호사 하는 것도 지지해 주셔.”김훈을 언급하자 조하랑은 또 뭔가 떠올랐다.“아참, 민정아, 할아버지께서 예찬이가 김인우 아들이 아닌 거 아셔. 그런데 내 아들이 맞으면 된다고 하셨어. 날 정말 친손녀처럼 대해 주셔.”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나서 진심으로 기뻐했다.조하랑은 계속해서 말했다.“할아버지께서 얼마나 예찬이를 예뻐하시는지 몰라. 오늘 원래 김인우가 예찬이도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시면서 예찬이와 바둑을 둬야 한다고 하셨거든.”“어른들이 예찬이를 예뻐하지.”박민정은 조하랑의 말을 통해서만 김훈이 예찬이를 예뻐한다는 것을 들었지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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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어쩐지 예찬이가 눈에 익다고 생각했어요. 남준이 아들이라 그런 거군요.”김인우는 지금 생각해 보니 유남준이 어렸을 때 예찬이와 유난히 닮았다고 생각했다.조하랑은 마음이 불편했다.‘내가 언제 유남준 아이라고 했어?’지금 설명하면 김인우가 분명 조사할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 말을 많이 할수록 진실이 들통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럼 아이를 언제 돌려줄 생각이에요?”김인우는 조하랑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할아버지가 저렇게 예찬이를 좋아하시는데 진실을 알게 되시면 하랑 씨를 내쫓을 것 같은데요?”김인우는 조하랑이 겁먹을 거라 생각했었다. 김씨 집안을 떠나면 조씨 집안 사람들이 또 어떻게 부잣집을 넘볼 수 있겠는가?그런데 조하랑이 겁을 먹긴커녕 하품하면서 여유롭게 말할 줄은 몰랐다.“잘됐네요. 김인우 씨랑 결혼하기 싫었는데.”조하랑이 유일하게 걱정하는 것은 김훈이 실망하는 것이다. 그렇게 예찬이를 예뻐하시니 말이다.김인우는 말문이 막혔다. 이 나쁜 계집애.“아무튼 지금은 할아버지께 말씀드리지 말아요. 이제 천천히 기회를 보죠.”김인우가 진지하게 말했다.“네. 어쩌다 우리가 같은 생각을 했네요.”...유씨 집안.박윤우는 옷을 다시 입었다. 아직도 놀란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쓰레기 아빠의 친구가 그러면 그렇지. 김인우는 윤우의 방에 들어갔다가 윤우를 보고 놀라더니 그를 들어 올리며 예찬이의 이름을 불렀다.“윤우야, 놀라지 않았어?”박민정은 관심하며 물었다.박윤우는 박민정이 걱정할까 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그냥 그 아저씨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괜찮으면 다행이야. 그 아저씨는 신경 쓰지 마. 앞으로 혹시나 그 아저씨 마주치면 멀리 피해.”박민정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았다.그녀는 정말로 김인우가 두 아이가 똑같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무슨 짓을 벌일 줄 알았다.박윤우에게 옷을 갈아입힌 후 박민정은 정리를 마치고 유남준더러 두원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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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커피숍에서.박민호는 커피를 젓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이곳에서 기다렸다.마침내 박민정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박민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누나, 여기 앉아.”박민정은 그의 친절함을 무시했다.“경비원이 네가 나를 찾았다고 하던데 무슨 일이야?”“엄마가 암에 걸렸는데 말기야.”박민호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박민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뭐라고?”“어제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 엄마가 구치소에서 갑자기 기절해서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했는데 뇌암 판정을 받았대. 이미 말기라고 하더라.”박민호가 덧붙였다.박민정은 그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조롱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합의서라도 써서 그 사람을 구해줬으면 좋겠어?”한수민은 좋은 환경에서 자랐는데 어떻게 암에 걸릴 수 있을까?은정숙에게는 가족이 없어서 박민정은 그녀의 양딸과 다름없었다.박민정이 합의서를 작성하면 한수민은 가벼운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박민정, 너 마음이란 게 있어? 우리 친엄마인데 정말 엄마가 죽는 걸 보고 싶어? 그 도우미는 자살한 거라고 엄마가 말했잖아.”박민호는 증오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나 박민정의 얼굴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자살이라고? 우리 엄마는 한수민에게 살해당했어.”“누구더러 엄마라는 거야? 그 여자는 그냥 열등한 쓸모없는 도우미일 뿐이야...”짝!박민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민정은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때렸다.박민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민정을 쳐다보며 말했다.“도우미 따위 때문에 날 때렸어?”“아줌마는 내 마음속에서 도우미가 아니라 내 친엄마보다 나아. 그러니까 그런 말 할 거면 입 다물고 있어!”박민호는 얼굴이 뜨거웠다. 입에서 나온 모욕적인 말은 박민정의 날카로운 눈빛에 강제로 되돌려졌다.왠지 모르게 그는 박민정이 조금 두려웠다.“좋아. 그 사람 얘기는 하지 말고 우리 친엄마 얘기를 하자. 엄마가 아무리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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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박민정은 집으로 돌아가서 한수민이 건강 문제로 가석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장명철 변호사가 전화했다.“민정아, 내가 보낸 메시지 받았어? 병원에서 한수민이 뇌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내렸고 보호자가 대신 가석방을 신청했어.”“네, 저도 봤어요.”박민정은 휴대폰을 들고 밖에 서서 바람과 눈을 얼굴에 맞으며 말했다.“장 변호사님, 한수민은 전혀 아프지 않아요. 이건 그 여자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에요.”“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 세상에 그런 우연이 어디에 있겠어. 잡힌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갑자기 뇌암 판정이라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그럼 그 여자를 다시 감옥에 넣을 방법은 없나요?”박민정은 은정숙의 죽음을 억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한수민이 은정숙을 죽인 진짜 범인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계속해서 강요하지 않았다면 은정숙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병원이 허위 진단서를 발급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 한 어려워.”장명철은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하지만 병원 측에서 가짜 진단서를 발급했다면 어떻게 인정하겠어?”“그럼 다른 의사에게 감정을 다시 해달라고 요청하면 안 되나요?”박민정이 물었다.“그건 되지만 한수민은 절대 협조하지 않을 거야.”박민정은 가슴 한구석이 막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그냥 이렇게 한수민을 풀어줘야 하는 것일까?“아참.”장명철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다.“민정아, 유 대표님께 부탁 좀 해봐. 그분은 김인우 씨와 친구 아니야? 김인우 씨가 나서면 병원에서도 감히 거짓말을 못 할 거야.”진주시의 의료 자원은 대부분 김씨 가문에서 장악하고 있고 심지어 작은 병원들도 김씨 가문에 의존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박민정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좀 더 생각해 볼게요.”그녀는 김인우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박민정은 밖에 서서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망설였다.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위층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위층에서 큰 소리가 들린 후에야 박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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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박민정은 순간 움찔하며 그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뭐 하는 거야?”유남준은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며 얼굴이 화끈거렸다. 박민정은 유남준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러나 그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박민정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눈시울은 분노로 붉어지고 입안에서는 피비린내가 났다.“싫어?”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잡은 유남준은 손끝으로 그녀의 입술을 여러 번 문질렀다. 박민정은 그의 손길을 피했다.“내가 다른 사람이랑 잔 사진을 보면 어떻게 할 거예요?”이미 난리를 치고도 남았을 거다. 아니나 다를까 유남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침묵하자 박민정은 그의 어깨를 깨물었다. 지난번에 그녀가 물었던 자국이 아직도 어깨에 남아있었다.“왜 대답하지 않아요?”박민정이 물었다. 유남준은 다시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그 자식을 죽여버릴 거야.”박민정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그럼 난 어떻게 할 건데요?”유남준은 흠칫하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말했다.“널 가둬두고 다리를 확 부러뜨릴 버릴 거야.”박민정은 그가 농담하는 줄 알았고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다.“일어날래요.”그녀는 허리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 유남준은 그제야 몸을 비키고 진지하게 물었다.“박민호는 왜 널 찾아온 거야?”“아무것도 아니에요. 한수민이 꾀병을 핑계로 삼아 보석으로 풀려났다는 말만 했어요.”박민정은 간결하게 말했다. 한수민이 나이가 많지 않았더라면 임신을 통해 보석 출소했을지도 모른다.“요즘은 가짜 병력을 만들기도 쉽지 않을 텐데 밝혀내기도 어렵겠지.”유남준은 천천히 말했다.“김인우더러 알아보라고 할게.””그럴 필요 없어요.”박민정은 얼른 거절했다.“인우 씨한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아요.” “인우가 너한테 목숨을 빚진 거잖아. 이런 작은 일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해야지.”“다른 방법을 생각 중이에요.”박민정은 김인우의 도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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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진주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새해가 지나자 눈은 더욱 두껍게 쌓였다. 한 월셋집 안에서 바깥 형형색색의 불빛을 바라보던 이지원은 유난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분명히 그녀도 화려하게 빛나며 사람들 속에 서 있을 수 있었는데, 모두 박민정의 탓이었다. 기사와 실시간 검색어가 사라진 것을 보며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예전처럼 무명이 되어 일반인으로 살아야 하는 거야?”이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발신인은 유남우였다. 그녀는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다.“남우 씨.”“사진과 실시간 검색어도 줬는데 언제 박민정을 찾아갈 거예요?”유남우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남우 씨, 제가 박민정을 찾아가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정말 두려워요.”“뭐가 두려워요?”“김인우가 자주 유남준을 찾아가는 걸 봤거든요. 김인우가 저를 볼까 봐 무서워요...”이지원은 사실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후원자가 필요했다. 유남우가 그녀를 도시의 구석진 곳에 숨어 죽은 사람처럼 살게 하는 방식에 그녀는 이미 진저리가 났다.처음에는 유남우가 왜 자기를 시켜 박민정과 유남준의 사이를 파괴하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유남우가 박민정을 좋아해서 그랬다는 것을 알았다.그렇다면 당연히 유남우를 제대로 이용해야 했다.그러나 유남우는 멍청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이지원의 뜻을 알았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있는 한 김인우가 지원 씨를 봐도 어떻게 하진 못할 거예요.”“좋아요. 내일부터 계획해 볼게요.”“네.”유남우는 전화를 끊고 사무실에 앉아 홍주영에게 뜨거운 물을 따라 달라고 부탁하려 했는데 갑자기 자신이 홍주영에게 며칠 휴가 줬던 것이 떠올랐다.그래서 다른 비서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가 뜨거운 물을 유남우 앞에 내려놓았다. 잔을 들고 있는 손은 예쁜 네일을 하고 있었다.유남우는 고개를 들자 윤소현의 예쁜 얼굴을 마주했다.“여긴 왜 왔어?”“아줌마한테 남우 씨가 회사에 출근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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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정수미는 윤소현을 달랜 뒤에야 떠났다.보육원장은 자애로운 얼굴로 말했다.“정 대표님, 지난 수십 년간 후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 대표님께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에요.”정수미는 그 말에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어쩌면 이미 오래전에 죽었을지도 모르죠.”원장이 그녀를 위로했다.“아직 찾지 못했지만 분명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예요. 절대 낙담하지 마세요. 조금이라도 소식이 있다면 바로 연락드릴게요.”정수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정수미가 떠난 뒤 원장 옆에 있던 선생님이 입을 뗐다.“정 대표님 따님 찾으신 지 20년도 넘으셨죠? 어쩌다가 아이를 잃어버렸대요?”원장은 탄식했다.“정 대표님이 예전에 굉장히 힘드셨거든. 그때는 지금과 달리 돈도 없고 권력도 없었어. 정 대표님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다른 사람이 데려가서 한겨울에 우리 보육원 문 앞에 버리고 떠났었어. 내가 그때 그 아이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일찌감치 얼어 죽었을 거야.”선생님은 의아했다.“그런데 지금은 왜 찾을 수 없는 걸까요?”“아이가 입양을 갔는데 입양한 사람이 가짜 정보를 줬어. 아마도 친부모가 찾을까 봐 두려웠나 보지.”원장이 말했다.“그렇군요.”정수미는 당시 딸을 낳고서 출혈이 심해 더는 아이를 가질 수가 없었다.그녀는 힘들게 정씨 일가에서 도망쳐 나왔고 성형한 뒤 해외에서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씨 일가를 삼켰다.그녀를 모함한 사람들은 다들 처참하게 죽었다.정수미는 차에 앉아 윤소현이 보낸 사진을 바라보며 주먹을 꼭 쥐었다.윤소현은 비록 그녀의 친딸은 아니지만, 정수미는 그녀를 친딸처럼 여겼다.윤소현은 그녀에게 전부였다. 누군가 그녀의 딸을 괴롭게 한다면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그녀는 우선 부하에게 연락했다.“유씨 일가와의 모든 협력을 중지해.”유남우는 유씨 일가에서 자리를 잡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녀의 딸을 힘들게 했다.명령을 내린 뒤 정소미는 어떻게 박민정을 상대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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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작곡을 마치고 박윤우의 방으로 들어간 박민정은 이불 커버가 바뀐 걸 발견했다.“윤우야, 침대 시트랑 이불 커버 네가 바꾼 거야?”“아저씨가 도와줬어.”“그러면 더러워진 이불 커버는?”“아저씨가 더러워진 이불 커버는 버려도 된다고 했어.”“...”박민정은 허리를 숙이고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앞으로 이불 커버가 더러워지면 엄마한테 얘기해. 엄마가 바꿔줄게. 더러워져도 버리지는 마. 깨끗이 씻으면 계속 쓸 수 있으니까. 이 세상에는 이불 커버조차 없는 사람이 아주 많으니까 말이야.”“나도 아저씨한테 그렇게 얘기했어.”박윤우는 진지하게 대답했다.박민정은 그 말을 듣더니 유남준과 대화를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낭비벽이 심한 그의 모습이 박윤우에게 영향을 줄까 봐 걱정되었다.“그래, 알겠어. 일찍 쉬어.”박민정은 박윤우의 이마에 뽀뽀했다.떠나기 직전 박윤우는 박민정의 손을 잡았다.“아저씨는 좋은 마음으로 나 도와주려고 이불 커버 바꿔준 거야. 그러니까 화내지 마, 엄마. 아저씨를 혼내면 안 돼.”박윤우는 유남준을 팔았다는 사실에 조금 찔려서 처음으로 그의 편을 들어주었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알겠어.”방에서 나간 뒤 박민정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그녀는 박윤우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남준은 도와주려고 그런 것일 테니 그를 책망할 생각은 없었다.세수를 마친 뒤 방으로 돌아가서 쉬려는데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민정 씨,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진들 다 봤죠? 남준 오빠 나한테 언제 돌려줄 거예요? 남준 오빠는 민정 씨를 사랑하지 않아요. 기억을 되찾는다면 절대 민정 씨랑 계속 만나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이지원이었다.박민정은 대답하지 않았고 곧 이지원에게서 또 문자가 도착했다.[민정 씨한테 아이가 있다는 거 알고 있어요. 이혼하지도 않았으면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민정 씨가 나보다 더 더럽지 않아요? 오빠가 기억을 되찾는다면 절대 민정 씨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박민정은 차갑게 웃으며 답장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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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박민정은 사양하지 않고 그의 팔뚝을 콱 깨물었다.별로 힘을 쓰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팠다. 유남준은 그녀의 등을 살살 토닥였다.“내가 꿈속에서 무슨 짓을 한 거야?”박민정은 천천히 입에 힘을 풀었다. 조금 목이 메었다.“아이를 지우라고 했어요.”“바보야,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비록 박민정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두 아이가 그의 아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지만, 유남준은 자신의 아이라고 확신했다.그런데 어떻게 박민정에게 그들의 아이를 지우라고 할 수 있겠는가?박민정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유남준 씨, 지금 나랑 약속해요. 기억을 되찾아도 절대 아이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고요. 예찬이랑 윤우도 포함이에요.”“그래, 약속할게. 절대 아이들을 다치게 하지 않을게.”유남준은 이미 기억을 되찾았다고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그렇게 얘기했다가 박민정이 떠나겠다고 하면 어쩐단 말인가?박민정은 기억을 잃고 시력을 잃은 그를 애잔하게 여겨서 이곳에 남아있는 것일 텐데 말이다.유남준의 약속을 얻어낸 박민정은 그제야 조금 마음이 놓여 그의 품에 안긴 채로 다시 잠이 들었다....반대로 이지원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박민정이 보낸 답장을 보면서 술로 헛헛한 속을 달랬다.그녀의 친구 하예솔이 그녀를 찾아왔다. 바닥을 가득 채운 술병을 본 그녀는 걱정스레 말했다.“지원아, 술을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이지원은 하예솔이 찾아오자 곧바로 그녀를 안았다.“예솔아, 나 어떡해? 남준 오빠 이제 나 안 좋아해. 아무도 날 안 좋아해.”유남준과 김인우는 그녀를 무시했다. 그리고 유남우는 너무 위험했다. 그녀는 반드시 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 새로운 남자를 찾아야 했다.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유남준도 파티에 초대를 받아서 갈지도 모른다고 한 유남우의 말 때문이었다.그러나 유남우는 그녀에게 초대장을 주지 않고 그녀에게 알아서 하라고 했다.유남우는 초대장조차 얻지 못하는 그녀에게 시간을 허비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하예솔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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