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비슷하다 보니 유신혁과는 말이 잘 통했고, 같이 있을 때도 아주 편했다.가끔은 짬을 내 그의 SNS를 보면서 내 멘탈을 단련하기도 했다.유신우는 예전의 냉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거의 매일 같이 자신의 행복한 일상을 게시했다. 둘이 술을 마시러 갈 때도 있었고,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할 때도 있었다. 둘이 달콤하게 연애하는 모습을 보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난 유신혁이 사주는 떡갈비로 내 허전한 마음을 채우려고 했으나 유신혁의 복귀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내 룸메이트와 떡갈비를 두 번이나 먹었다.그해 여름 방학, 유신우는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나도 유신우를 방해하지 않고 홀로 다시 캐리어를 끌고 집으로 돌아갔다.난 그가 없는 일상에 익숙해졌고, 홀로 천천히 성장하는 법을 배웠다.밤 비행이라 내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 여섯 시가 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미처 아빠, 엄마에게 인사도 하지 못하고 대충 씻은 뒤 침대에 누워 잠을 보충했다.내가 잠에서 깼을 때는 이미 점심 때였다. 엄마는 갓 만든 음식들을 식탁 위로 옮기고 있었다. 내가 깬 걸 본 엄마는 내게 밥을 먹으라고 했다.“엄마, 저 비빔면 먹고 싶어요.”“저녁에 아줌마가 밥 사준대. 비빔면은 다음에 먹자.”저녁 식사는 길모퉁이에 있는 가게에서 하기로 했다. 늦게 도착한 내가 룸 안으로 들어갔을 때 빈자리는 하나뿐이었다.“수진아, 왜 이렇게 늦었어? 다들 너만 기다렸어.”내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유신우가 입을 열었다.눈을 비비면서 그의 말에 대답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눈에 날카로운 칼을 찔러넣는 것 같은 아픔이 느껴져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었다.못 본 사이에 유신우는 더욱 성숙해진 듯했고, 그의 눈빛에서는 다정함이 보였다.김현주는 쑥스러운 듯 웃어 보이면서 유신우의 팔에 기대어 있었고, 유신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끼어들 틈이 없을 만큼 다정해 보이는 모습이었다.눈도 아팠고 마음도 아팠다.유신우는 김현주를 부모님에게 소개했다. 나와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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