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나서는 자주 연락하지 않았다. 보름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유신우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와 만나고 있었고 난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도, 나의 사적인 감정 때문에 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아무리 그가 보고 싶어도 먼저 그에게 문자를 보낸 적은 없었다.연락을 줄이는 건 몹시 어려웠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난 그를 떨쳐내기로 맹세했다.겨울 방학 때쯤 유신우는 내게 언제 돌아가냐고 연락했다.난 휴대전화 속 그 몇 글자를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았다.난 생각하지 않고, 보지 않으면 정말로 잊을 수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그가 보낸 문자를 보았을 때, 그리움은 마치 휘몰아치는 태풍처럼 내 마음을 휩쓸었다.나는 휴대전화를 들고 그의 프로필 사진을 바라보면서 바보처럼 울었다.난 여전히 그를 좋아했고, 여전히 그를 잊지 못했다.하긴, 18년의 세월을 어떻게 쉽게 잊을 수 있을까?하지만 잊지 못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다. 우리는 다른 세계 사람이었다. 내게는 내 세계가 있었고 유신우에게는 유신우의 세계가 있었다. 난 한참을 고민하다가 답장을 써 내려갔다.[아직 결정하지 못했어. 어차피 길이 겹치는 것도 아닌데 난 신경 쓰지 마.]그날 오후, 유신우는 인스타에 게시물을 올렸다. 집으로 돌아왔다는 글과 함께 사진 두 장이 업로드되었는데 한 장은 항공권 두 장의 구매 내역이었고, 다른 한 장은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은 사진이었다.마음이 너무 아팠다.난 홀로 캐리어를 끌고 집으로 향하는 기나긴 여정에 올랐다.북부 지역은 겨울 방학이 긴 편이라 나는 집에서 오랫동안 편하게 지낼 수 있었고, 매일 엄마가 해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그건 내가 대학교에 있을 때 꿈에도 바라던 것이었다.유신우는 나보다 며칠 일찍 돌아왔다. 내가 돌아온 걸 알게 된 뒤 그는 이따금 우리 집으로 찾아와서 나와 대화를 나눴다.유신우는 매번 웃는 얼굴로 날 찾아왔다. 난 그것이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화해를 청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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