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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난 엄마의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벌떡 일어났다. 나는 흥분에 겨워 집 안에서 몇 바퀴 달렸다.

십여 일 넘게 누워있었더니 더 움직이지 않으면 다리가 퇴화할 것 같았다.

재밌게 놀고 있는데 유신우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는 냉정을 되찾고 미간을 찌푸린 채 받을지 말지 고민했다.

유신우가 내 생사에 크게 관심이 없는 걸 확인한 뒤로 나는 그에게 더 실망했다.

내가 다쳤던 날, 나한테는 냉담했으면서 김현주는 살뜰히 챙기는 걸 보니 아주 괴로웠다.

내가 원하는 건 많지 않았다. 날 여동생으로 여긴다고 했으니 오빠가 여동생을 챙기듯 날 조금만 걱정해 주어도 좋았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김현주는 그의 여자 친구였고 난 그저 이웃집 여동생이었다. 여자 친구에게 잘해주는 건 너무 당연했다. 내가 슬퍼하는 것도 결국은 일종의 질투였다.

난 며칠간 집에서 쉬었고 유신우는 몇 번이나 음식을 가져왔다. 아줌마가 몸보신하라고 만들어준 음식들이었다. 엄마는 그걸 다 받았지만 난 거의 먹지 않았다.

유신우는 몇 번이나 내 방으로 들어와 날 보려고 했지만 엄마는 내가 자고 있다면서 그를 말렸다.

유신우는 엄마에게 들어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한 번만 보겠다고 했다. 어렸을 때 같이 잔 적도 있고 정말 나를 여동생처럼 아낀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우리 엄마는 시선조차 들지 않고 말했다. 둘 다 어릴 때라 철이 없어서 괜찮았지만 이젠 둘 다 컸고, 그에게는 여자 친구도 있으니 그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이다.

난 집으로 돌아온 날 엄마에게 얘기했다. 유신우가 날 보러 병원에 온 것 때문에 김현주가 불쾌해했고, 유신우가 내 방에 들어와 날 본 걸 김현주가 안다면 둘 사이에 또 갈등이 생길 거라고 말이다. 난 나 때문에 둘 사이가 틀어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사실 난 그저 그들을 멀리하고 싶었다.

그 사건이 있은 뒤로 엄마와 아줌마의 사이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는 몇 번이고 유신우를 향한 마음을 접으라고 내게 암시했다. 엄마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네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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