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3화

난 절대 먼저 남을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물렁물렁한 사람은 아니었다. 여기까지 찾아와서 날 괴롭히려 했으니 참아 줄 이유가 없었다.

“네가 뭘 모르는 것 같은데 나랑 신우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면서 십여 년을 함께 했어.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지. 난 우리 집에서 가끔 소외당하는 기분을 느껴. 우리 엄마, 아빠가 금슬이 아주 좋거든. 절대 한쪽이 어려움에 부닥쳐서 다른 한쪽이 그 피해를 보지 않으려고 상대를 버리는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우리 집에는 자식이 나 한 명뿐이라 엄마, 아빠는 모든 좋은 걸 다 내게 주려 해. 내걸 누군가에게 빼앗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얄밉게 구는 걸 누가 못해?’

“수진아, 네가 오해한 거야. 난 그런 뜻으로 한 얘기가 아니었어. 난 단지 신우가 널 걱정해서 신우와 함께 널 보러온 것뿐이야. 다른 뜻은 없었어. 네가 오해한 거야.”

내 말에 아픈 곳을 찔린 건지 김현주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억울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난 집에서 편하게 몸조리하고 있었을 뿐이다. 날 보고 싶지 않다면 안 오면 그만 아닌가?

날 질투하는 그녀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나와 유신우가 어떤 사이였는지 전교생들이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김현주가 우리 집이 꽤 여유롭게 사는 걸 못마땅해하는 것도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집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남 잘 사는 꼴을 못 보는 것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우리 엄마, 아빠를 들먹여서는 안 됐다. 난 절대 날 키워주신 부모님을 헐뜯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어머, 올케, 내가 무슨 얘기를 했다고 그래? 우리 그냥 수다 떨고 있었던 것뿐이잖아. 왜 우는 거야? 울지 마. 내가 휴지 가져다줄게. 다른 사람이 봤으면 내가 올케를 괴롭힌 줄로 알겠다. 어머, 올케 정말 미인이네. 우는 것도 이렇게 예쁘다니.”

난 휴지 몇 장을 뽑아 유신우의 손에 쥐여주면서 어서 눈물을 닦아주라고 눈치를 줬다.

“신우야, 올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