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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위층으로 올라오던 서유는 총소리에 깜짝 놀라더니 계단 손잡이를 꽉 잡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갔고 사람들 사이로 유리집의 광경을 보고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총을 마구 쏘는 이승하를 무의식적으로 바라보았고 총을 쥔 그의 손이 떨리는 것을 보고 그가 이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승하에게 뛰어가려던 그때 지현우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이승하 씨가 스스로 알아차리게 해요. 안 그러면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이런 일은 가짜와 진짜를 떠나 가시처럼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의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현우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서유는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보았다.

“가뜩이나 마음에 상처가 많은 사람이에요. 이렇게 상처 주는 거 너무 잔인한 거 아니에요?”

그 말에 지현우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잔인하다고요?”

실소를 터뜨리던 그가 천천히 웃음을 거두고는 멀리서 이승하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눈빛을 반짝였다.

“적어도 저 사람이 본 건 가짜잖아. 내가 본 건 진짜였다고.”

그가 작은 목소리로 한 마디 중얼거리더니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유를 쳐다보았다.

“누가 더 잔인할까요?”

반짝이던 그의 눈빛은 점차 빛을 잃어가면서 절망적으로 변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서유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예전에 언니가 다른 남자와 잠자리하는 모습을 그가 직접 목격했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언니를 사랑하는 만큼 언니를 원망하고 있었고 죽기보다 못한 고통 속에서 살고 있어도 언니를 따라가지 않았던 것이다.

서유는 그와 언니 사이에 도대체 어떤 원한이 있는지 모른다. 그저 지금 지현우의 모습은 어둠에 휩싸인 사람처럼 전혀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죽고 싶어도 다른 세상에서 또다시 언니를 만나게 될까 봐 그게 두려워서 죽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니를 보고 싶어 하지 않으면서도 언니를 그리워하는 모순된 감정 때문에 그는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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