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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형부.”

지현우의 모습에 깜짝 놀란 서유는 소리를 질렀다. 바로 그때, 키가 크고 늘씬한 남자가 그녀보다 한발 빠르게 반응했다.

그가 빠른 속도로 달려가 단번에 지현우의 손에 있던 총을 빼앗았다.

남자의 손에 떨어진 총이 그 위에서 한 바퀴 돌더니 총구가 다시 지현우에게로 향했다.

“내 여자를 괴롭히고 이리 쉽게 죽음으로 사죄하다니. 이건 경우가 아니지.”

싸늘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이승하가 차갑게 한마디 내뱉고는 총구를 아래로 내려 지현우의 허벅지 쪽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불구가 되든지 감옥에 가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해요.”

총을 빼앗긴 지현우는 한 손으로 바를 집고 서서는 무심하게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내가 죽기를 원하지 않는 겁니까?”

이승하의 단호한 성격이라면 그의 여자를 괴롭히고 다치게 한 이상 분명 그를 죽이려 했을 것이다.

근데 생을 마감하려 했던 그의 손에서 이승하가 총을 빼앗았다는 건 그가 죽기를 원치 않다는 뜻이다.

“왜죠?”

무뚝뚝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는 이승하는 전혀 그를 동정하지 않았다.

“난 당신이 죽기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기를 바랍니다.”

차가운 그의 눈빛을 쳐다보며 지현우는 피식 웃었다. 지현우는 다시 술병을 들어 잔에 술을 따른 뒤 한 모금 살짝 마시고는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지난 몇 년 동안 난 죽기보다 더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낮은 그의 목소리는 이승하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했고 혼자 중얼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럼 남은 생은 속죄하면서 살아요.”

이승하는 그의 허벅지에 총을 겨누고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는 찰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우리 삼촌 괴롭히지 말아요.”

연이는 조지의 몸에서 허우적거리며 내려오더니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현우의 앞으로 달려와서는 짧은 팔을 활짝 펴고 그의 앞을 막아섰다.

“잘생긴 아저씨, 왜 우리 삼촌한테 총을 대고 있어요?”

연이는 통통하고 작은 얼굴을 들고는 포도알같이 까만 눈을 깜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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