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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그녀의 여동생'이라는 말을 듣고 서유는 문득 지현우가 언니의 심장을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에 휩싸인 지현우를 바라보던 그녀는 동정 어린 눈빛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지현우는 바에 팔꿈치를 괴고는 손에 든 술잔을 가볍게 흔들면서 고개를 돌리고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당신은 참 운이 좋은 사람이네요. 서유 씨한테 그리 상처를 주고도 용서받을 수 있었다니. 하지만 난 평생 그럴 수 없게 됐어요.”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이승하의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이 더 들어갔고 지현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도 더 복잡해졌다.

김초희와 지현우 사이의 일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승하는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유의 용서를 받았다는 그 말이 이승하의 마음을 쿡 찔렀다.

만약 서유의 용서를 구하지 못했다면 아마 그도 지금의 지현우와 같은 처지였을 것이다.

이승하의 복잡한 마음을 알아차린 지현우는 시선을 돌리고 잔을 비운 뒤 술잔을 던졌다.

술잔은 허공에서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더니 다시 타일 위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그는 바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유리 파편을 밟으며 자신을 겨누고 있는 총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서유의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

고개를 숙이고 서유의 심장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심장을 향해 손을 뻗었고 이내 이승하가 그의 손목을 낚아챘다.

“이 여자는 내 여자예요. 어딜 감히 함부로 만지는 겁니까?”

지현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싸늘한 이승하를 바라보며 미친 사람처럼 실없이 웃었다.

“참 웃기는군요. 내 여자가 그녀의 심장으로 당신의 여자를 구했습니다. 근데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는 겁니까?”

이승하는 그를 단번에 밀어내고 차갑게 그를 노려보았다.

“내 여자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 건드리려고 한 겁니까?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무슨 자격이요?”

지현우는 차디찬 벽에 기대어 눈시울을 붉히며 콧방귀를 뀌었다.

“내 여자의 심장이 없었다면 당신의 여자는 진작에 죽었을 겁니다.”

“내 여자가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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