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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윤구주의 말에 고시연은 너무 무안했다.

당당한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인 고시연이 몰래 낯선 남자의 몸을 훔쳐보다니, 게다가 더욱 중요한 건 상대방에게 들켰다는 점이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들어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고시연이 뻘쭘해하고 있을 때 윤구주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뭘 넋 놓고 있어? 이리 와서 내 등이나 밀어.”

고시연은 어이가 없었다.

윤구주는 정말로 그녀를 종으로 여기는 듯했다.

그녀에게 그의 등을 닦으라고 하다니.

비록 무척 화가 났지만 그녀의 체내에는 금안화련 낙인이 있었고, 또 윤구주의 완벽한 몸매까지 떠올린 고시연은 결국 짧게 대답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완벽한 남자를 위해 등을 밀어주는 것이니 손해 볼 것도 없었다.

고시연은 그렇게 생각했다.

욕조 안, 윤구주는 상의를 탈의한 채 그 안에 누웠다.

그의 등에는 눈에 띄는 용 머리가 그려져 있어 시각적인 충격이 컸다.

고시연은 다가간 뒤 조심스럽게 쭈그리고 앉아서 옆에 놓인 흰색 타월을 들고 마치 종처럼 윤구주의 등을 닦기 시작했다.

윤구주는 편안하게 누워있었고 고시연은 무릎을 꿇고 있었다.

타월이 그의 피부를 조금씩 스쳤다. 고시연은 심장이 쿵쾅댔다.

‘세상에!’

그녀는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로서 처음으로 낯선 남자의 등을 닦아줬다.

심지어 화진의 4대 가문 출신인 그녀의 약혼자도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시간은 1분 1초 흘렀다.

윤구주는 그렇게 편안하게 누워있었고 그의 뒤에 있는 고시연은 열심히 윤구주의 등을 닦아주고 어깨를 주물러줬다.

고시연이 힘들어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을 때 윤구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오늘 네가 종으로서 한 일에 난 아주 만족스러워.”

윤구주의 어깨를 주물러주던 고시연은 그 말을 듣더니 말했다.

“그러면 전 언제 풀어줄 거예요?”

“이제 가 봐.”

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

‘뭐라고?’

“절 풀어주겠다고요?”

고시연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아름다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맞아. 이제 가보도 돼. 하지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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