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복수해 줄 테니까.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군. 우리 서남 무도 연맹은 그 자식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그 자식은 왜 사람들을 죽인 거지?”고진용이 물었다.“아버지, 그 자식이 저희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 봉안보리구슬을 노리고 있습니다.”고준형이 서둘러 말했다.“뭐라고? 빌어먹을 놈이 감히 우리 집안 보물을 노려?”고진용은 참기 어려웠다.봉안보리구슬은 고씨 일가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보물이었다.고진용은 그것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 그것은 인체에 유익하고 무인에게는 내력을 증강하는 효능이 있다.그런데 윤구주가 감히 고씨 일가의 보물을 노려서 사람들을 죽였다는 걸 알게 되자 고진용은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목숨 귀한 줄 모르는 놈이구나. 감히 우리 고씨 일가로 찾아와서 우리의 물건을 빼앗으려고 해? 어떤 배짱 좋은 놈이 감히 서남에 와서 소동을 일으키는 건지 오늘 한 번 봐야겠어!”고진용이 윤구주에게 복수하려고 그를 찾아가려고 할 때, 아름다운 고기연이 갑자기 안에서 달려 나왔다.“할아버지, 잠깐만요!”자기가 가장 아끼는 손녀가 뛰어나오자 고진용은 서둘러 말했다.“시연아, 안에서 편히 쉬고 있지 왜 나온 거야?”고시연은 로비 중앙으로 나오더니 고진용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시연이 갑자기 무릎을 꿇자 로비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어리둥절해졌다.가장 어리둥절한 사람은 고진용이었다.“시연아, 너 뭐 하는 거야?”고시연은 고개를 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했다.“할아버지, 그 사람을 용서해 주세요…”그 말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특히 로비에 있던 무도 연맹 사람들과 용호산 천암사의 사람들은 안색이 돌변했다.“고시연 아가씨, 뭐라고 하셨습니까? 저희 장문인께서는 아가씨를 위해서 나섰다가 그 빌어먹을 놈에게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 망할 놈을 용서해달라고요?”단도문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맞아요. 우리 형의문, 금강사, 신씨 형제들 모두 고씨 일가 아가씨를 위해서 나섰는데 어떻게 그
“아, 아뇨!”고시연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렇다면 왜 외부인을 위해 사정하는 거냐?”고진용이 또 물었다.고시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녀도 그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이치대로라면 그녀는 윤구주를 미워해야 하고, 그를 죽이려고 해야 했다.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그를 용서해달라고 사정하고 있었다.다른 사람이 의아해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기연은 잠깐 고민한 뒤 글썽글썽한 두 눈으로 말했다.“할아버지, 솔직히 얘기할게요. 전 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귀라고 생각했어요. 그가 내뿜는 분위기는 제가 살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그런 부류의 것이었어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은 마치 하늘의 신 같기도, 지옥의 마귀 같기도 했어요. 전 그 사람을 보면 온몸이 떨릴 정도로 무서워요. 제가 말한 것들을 여러분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는 실력이 정말 뛰어나요. 불가사의한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전 할아버지가 그 사람과 싸우는 게 두려워요!”결국 고시연은 자신이 생각했던 걸 모두 얘기했다.그러했다.그녀는 윤구주를 위해 사정하는 것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건 혹시라도 힐아버지가 윤구주의 싱대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되면 어찌한단 말인가?윤구주는 그녀에게 고진용이 죽음을 자초한다면 기꺼이 죽일 것이라고 했었다.고씨 일가는 800년의 역사를 가졌다.그러나 오늘 그 모든 게 무너진다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그래서 고시연은 애원하고 있었다.그녀는 할아버지가 윤구주와 싸우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시연이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마치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잠잠해졌다. 그들은 고시연의 뜻을 이해했다.윤구주가 쉽게 사람을 죽이고 심지어 고준형, 홍?? 같은 강자들도 윤구주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때 사람들 모두 망설였다.고진용은 고시연의 말을 듣자 전의가 더욱 불타올랐다.“바보 같긴, 할아버지를 걱정해서 그러는 거였구나.”고진용은 웃으가서 고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하지
고진용이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려고 마음먹었을 때 윤구주는 고씨 일가 장원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이때 볼품없어진 고씨 일가 문 앞으로 고준형이 사람을 데리고 도착했다.그는 도전장을 가지고 왔다.고개를 들어 한 때 번화했던 고씨 일가 대문이 윤구주에 의해 갈라진 걸 본 고준형은 윤구주가 아주 미웠다.“난 안으로 들어가서 윤구주 그 자식을 찾을 거야. 너희는 여기 남아있어.”고준형은 부하들에게 그렇게 얘기한 뒤 걸음을 옮겨 과거 고씨 일가 장원이었던 곳으로 들어갔다.정전에 도착하자 산처럼 거대한 거인이 꼼짝하지 않고 대전 앞에 서 있었다.그 거인은 시괴 동산이었다.고준형이 가까이 다가오자 동산은 무표정한 얼굴을 들어 눈앞의 고준형을 바라보았고, 동시에 마치 야수처럼 낮게 으르렁거렸다.고준형이 대전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면 그를 찢어발길 듯 말이다.“고씨 일가 가주 윤구주 씨를 뵙고 싶습니다.”고준형은 거만을 떨 수가 없었다.아무래도 윤구주에게 있어 그를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었기 때문이다.동산은 꿈쩍하지 않았다.회갈색의 눈동자는 고준형을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동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준형은 다시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대전 안에서 갑자기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동산, 안으로 들여보내.”시괴 동산은 윤구주의 명령을 듣자 그제야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시괴가 뒤로 물러나자 고준형은 그제야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정전을 힐끗 보고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커다랗고 텅 빈 고씨 일가 대전 안에는 신처럼 보이는 윤구주만 있었다. 그는 책상다리를 하고 그곳에 앉아 있었다.고준형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윤구주를 보았다.윤구주를 본 순간 엄청난 압박감이 몸을 짓눌러 오는 것이 느껴졌다.마치 그가 마주 보고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신인 것처럼 말이다.“고 가주, 고씨 일가의 봉안보리구슬로 만들어진 팔찌를 주려고 날 찾아온 거야?”고준형이 안으로 들어오자 윤구주는 천천히
고준형이 거만하게 말했다.윤구주는 고개를 숙이고 도전장에 적힌 글씨체를 보고는 작게 탄식하며 말했다.“그래, 고씨 일가에서 굳이 죽음을 자초하겠다고 하니 기꺼이 죽여주도록 하지. 이 도전장은 받아들이겠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움직였다.도전장은 윤구주의 현기로 그 위에 윤구주의 이름이 적히게 되었다.윤구주가 정말로 도전장을 받아들이자 고준형의 눈동자가 악랄하게 빛났다.“좋아요. 도전장을 받아들였으니 내일 열 시 제비강으로 와요. 당신과의 싸움을 기다리고 있겠어요.”고준형은 말을 마친 뒤 대전을 떠났다.고준형이 떠난 뒤 윤구주는 중얼거렸다.“남릉에서의 일정도 이젠 마쳐야겠어.”...서남의 제비강은 다섯 개 도를 관통하며 그 길이는 수천 킬로미터에 달했다.남릉의 제비강은 과거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던 관광명소였다.그러나 오늘에는 여행객이 한 명도 없었다.오늘은 윤구주와 고씨 일가 어르신이 결전을 치르는 날이기 때문이다.아침 일찍 제비강 주위로 고씨 일가와 무도 연맹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게다가 강 입구 쪽이라서 관광객은 걸음을 멈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제비강 주위에는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복도와 정자가 많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정자에는 수백 명의 서남의 무도 사람들이 있었다.그중에는 단도문, 금강사, 신씨 형제, 형의문, 청성관 등 서남 무도 연맹의 각 문파 사람이 있었다.그들이 오늘 이곳에 온 것은 관전하면서 응원하기 위해서였다.가장 안쪽에는 고씨 일가 사람들이 있었고 용호산 천암사 사람도 그곳에 있었다.고씨 일가 쪽에서는 고준형을 필두로 고씨 일가 형제와 쓸쓸한 표정의 고시연이 있었다.용호산 천암사 쪽에는 기성윤을 선두로 십여 명의 천암사 문도들이 그곳에 서 있었다.크고 웅장한 제비강 위에는 어선 한 척이 강 중간에 떠 있었고, 자세히 보니 그 어선에는 노인 한 명이 있었다.그 노인은 바로 다름 아닌 고씨 일가 어르신 고진용이었다.오늘 고진용은 제비강에서 싸울 것이다. 그리고 서남 무도
고씨 일가 쪽에서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용호산 천암사 쪽에서는 도포를 입고 머리에 나무 비녀를 꽂은 제자들 몇 명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허약한 노인을 데리고 정자에 도착했다.자세히 보니 그 노인은 다름 아닌 윤구주로 인해 단전이 파괴된 홍진후였다.“사제, 내가 푹 쉬라고 했잖아. 왜 온 거야?”기성윤은 사제를 보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휠체어에 앉아 있는 홍진후는 예전처럼 의기양양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해쓱해 보였고 얼굴은 온통 잿빛이었다.그는 고통스럽게 두 눈을 뜨면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 자식이 죽는 걸 직접 보고 싶어서요. 그 자식이 죽는 걸 제 두 눈으로 직접 봐야 화가 풀릴 것 같아요.”기성윤은 당연히 사제의 원망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탄식하며 말했다.“사제, 걱정하지 마. 오늘 고진용 어르신이 있으니 그 자식이 아무리 대단해도 절대 살아서 떠날 수 없을 거야.”휠체어에 앉아 있는 홍진후는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눈동자에서 보이는 증오는 아주 뚜렷했다.그는 당연하게도 윤구주가 미웠다.그의 단전을 파괴한 사람이 다름 아닌 윤구주이기 때문이다.이때 사람들은 제비강에서 윤구주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윤구주가 오늘 고진용의 손에 죽기를 바랐다.오직 고시연만이 묵묵히 윤구주를 걱정했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렀고 드디어 9시 50분이 지나서야 두 명의 사람이 고씨 일가 사람들, 용호산 천암사 그리고 무도 연맹 사람들 눈앞에 나타났다.한 명은 윤구주, 다른 한 명은 시괴 동산이었다.“왔다. 저기 봐, 윤구주가 왔어!”사람들은 둘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들을 죽어라 노려보았다.용호산 천암사의 기성윤마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훤칠하고 잘생겼다.다가오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빛나는 별만큼이나 눈부셨다.단순히 그의 용모가 잘생겨서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아니었다. 타고난 왕의 기질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압박감을 줬기 때문이다.“사제, 사제의 단전을 파괴한 자식이
이러한 상황에 기성윤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이럴 리가 없는데. 천안술을 썼는데도 왜 저 자식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거지?”휠체어에 앉아 있던 홍진후가 힘없이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가능성은 하나뿐이에요. 저 자식의 내공이 우리가 상상한 그 이상이라는 거죠.”기성윤의 표정이 한없이 어두워졌다.비록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윤구주가 홍진후 같은 대사의 단전도 망가뜨린 걸 보면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그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었다.윤구주가 동산을 데리고 제비강에 도착했을 때, 고씨 일가 사람들은 다들 증오에 찬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오직 고시연만이 옷깃을 꼭 잡고 걱정스럽게 윤구주를 바라보고 있었다.윤구주는 제비강에 도착한 뒤 시선을 살짝 들어 강을 바라보았다.강 위에는 고진용이 조용히 어선 위에 앉아 있었다.비록 그는 그저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었지만, 윤구주는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가 어선 밖으로 흘러나오는 걸 느꼈다.강 위 화면을 본 윤구주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말했다.“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라니, 오늘 사람 죽이기 좋은 날이네. 동산, 넌 이곳에 남아있어. 난 사람을 죽이러 갈 거야.”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두 훌쩍 뛰어올랐다.그는 마치 유성처럼 날아갔고 제비강 근처 정자에 있던 수백 명의 서남 무도 연맹 사람들, 고씨 일가 형제, 그리고 용호산 천암사 사람들은 다들 윤구주에게로 시선을 집중했다.윤구주는 마치 용 같았다.그가 날아서 수면을 지나갈 때, 수면 위로 갑자기 파문이 일었고 곧 윤구주는 고진용에게서 십여 미터 떨어진 수면 위에 떠 있었다.그는 마치 평지에 서 있는 사람처럼 수면을 딛고 서 있었다.윤구주는 뒷짐을 지고 수면 위에 서 있었다.고진용은 윤구주가 모습을 드러내자 살짝 감았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 곧 강렬한 시선이 윤구주에게로 향했다.“좋아.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 젊은 나이에 이 정도 내공이라니. 오늘 내 손에 죽는다고
굵고 길게 늘어진 물기둥은 윤구주를 향해 휘몰아쳤다.화진 무도천방 7위의 강자가 나서자 윤구주의 몸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발밑 수면에는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그가 손을 들어 한 번 흔들자 주위의 공기가 순식간에 그의 손아귀에 모여들었고 그가 밀어내자 기파는 그 네 개의 물기둥 위에 떨어졌다.쾅, 쾅, 쾅, 쾅!폭탄이 터지듯 네 개의 물기둥이 하늘로 치솟더니 사방으로 갈라졌다.공포스러운 파도가 몰려오면서 제비강 수면에도 거센 파도가 일었고 사방을 둘러보던 연맹 부하들까지 하나같이 혈기가 들끓었다."이 자식, 괜찮네.”"내 기술 하나만 받아쳐도 나가서 네 실력을 자만할 수 있어.""하지만 안타깝게도, 네가 서남에서 난폭하게 굴고 고씨 가문을 건드렸으니 어쩔 수 없지. 너는 오늘 반드시 죽어야 해.”검은 어선에 서 있던 고진용이 오른손을 살짝 흔들자 온몸의 강물이 다시 파도를 일으켰다. 그랬더니 고 부처님이 두 손을 번쩍 들었다.쾅 하는 소리가 두 번 울렸다.강물은 거대한 힘에 이끌려 솟아올랐고 두 개의 거대한 물주먹을 응집시켰다.이 주먹은 고진용이 무술의 진원 내력으로 뭉쳐 만든 것이었다. 그의 내력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강했다. 연약한 물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굳혔다. 승용차 한 대도 이 거대한 두 주먹에 의해 산산조각이 날 것이었다."임마, 내 철권 좀 받아봐!"고진용이 소리를 지르자, 그 두 개의 큰 물줄기 주먹이 유성처럼 윤구주를 향해 내리쳤다.윤구주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차갑게 말했다."파!”그는 허공을 가로 그었다.금색 빛으로 빛나는 칼날이 허공을 가르더니 그 큼직한 물주먹 두 개를 한칼에 반으로 쪼개었다.강철처럼 단단한 물주먹은 윤구주의 칼을 전혀 당해내지 못했다. 내력이 사라지자, 거대한 주먹은 순식간에 시들다니 공중에서 와르르 무너졌다.윤구주가 단칼에 고진용의 물줄기를 받아치자 그의 몸은 거칠게 움직였다.그는 두 다리를 튕기더니 온몸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어서 두 손도 마치 거문고를 튕기듯 방금 하늘에
이 말을 한 윤구주는 다시 고진용을 바라보았다."당신이 신급이 되고 고씨 가문의 늙은 부처가 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야.""그래서 말인데, 제가 손을 쓰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 묻겠어. 고씨 가문의 봉안 보리 구슬을 저에게 줄 수는 없겠어?”"지금 준다면, 나는 고씨 가문을 남겨 둘 것이고 당신도 살려둘 거야.”윤구주의 소리가 천천히 고진용의 귀에 들려왔다.이 고진용은 윤구주의 말을 듣더니 갑자기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는 끔찍하기 그지없었다."정말 날뛰는 말괄량이 같으니라고! 감히 내 앞에서 망언을 하다니.”"설마 네가 그 작은 칼질로 나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고씨 가문의 선조가 포효하자 검은색 기체가 마치 화산이 폭발한 것처럼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이 공포의 에너지가 나타나자 고진용의 몇 미터 앞에 있는 강의 수면이 갑자기 격렬하게 끓어오르기 시작했다.마치 이 강물 아래에 있는 화산이 곧 폭발할 것처럼 말이다."신급에 발을 들인 무술의 강자는 모두 무홍의 기운을 낸다고 하는데, 그 무홍의 기운은 선천 진원이다!”"진원이 뭉치면 세상 만물을 다스릴 수 있어.”"고 부처님의 몸 주위에 감도는 검은 기운을 보세요... 저게 전설의 무홍의 기운인가.”제비 강변의 정자 복도에는 태극문의 회장만이 눈을 부릅뜨고 까만 배 위의 고씨 가문 부처님을 바라보고 있었다.주변의 청성관, 단도문, 그리고 신씨 일가 형제 등 제자들은 고진용에게 무홍의 기운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모두 감격했다."역시 우리 서남의 부처님! 무홍의 기운까지 나타났으니, 그놈은 망했네.”"맞아!"한편, 고진용이 무술 신급의 무홍의 기운을 뿜어내자 용호산 천암사의 기성윤마저 눈에서 빛이 났다."무홍의 기운이라니.고 부처님의 수행이 10년 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셨네요.”"맞아요.""무홍의 기운을 가지면 같은 경지의 신급이라도 비길 바가 못 돼요. 그 도둑놈, 남은 건 죽음뿐이네!”옆에 있는 몸이 허약하기 짝이 없는 홍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