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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고진용이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려고 마음먹었을 때 윤구주는 고씨 일가 장원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때 볼품없어진 고씨 일가 문 앞으로 고준형이 사람을 데리고 도착했다.

그는 도전장을 가지고 왔다.

고개를 들어 한 때 번화했던 고씨 일가 대문이 윤구주에 의해 갈라진 걸 본 고준형은 윤구주가 아주 미웠다.

“난 안으로 들어가서 윤구주 그 자식을 찾을 거야. 너희는 여기 남아있어.”

고준형은 부하들에게 그렇게 얘기한 뒤 걸음을 옮겨 과거 고씨 일가 장원이었던 곳으로 들어갔다.

정전에 도착하자 산처럼 거대한 거인이 꼼짝하지 않고 대전 앞에 서 있었다.

그 거인은 시괴 동산이었다.

고준형이 가까이 다가오자 동산은 무표정한 얼굴을 들어 눈앞의 고준형을 바라보았고, 동시에 마치 야수처럼 낮게 으르렁거렸다.

고준형이 대전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면 그를 찢어발길 듯 말이다.

“고씨 일가 가주 윤구주 씨를 뵙고 싶습니다.”

고준형은 거만을 떨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윤구주에게 있어 그를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동산은 꿈쩍하지 않았다.

회갈색의 눈동자는 고준형을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동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준형은 다시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대전 안에서 갑자기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산, 안으로 들여보내.”

시괴 동산은 윤구주의 명령을 듣자 그제야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시괴가 뒤로 물러나자 고준형은 그제야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정전을 힐끗 보고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커다랗고 텅 빈 고씨 일가 대전 안에는 신처럼 보이는 윤구주만 있었다. 그는 책상다리를 하고 그곳에 앉아 있었다.

고준형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윤구주를 보았다.

윤구주를 본 순간 엄청난 압박감이 몸을 짓눌러 오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그가 마주 보고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신인 것처럼 말이다.

“고 가주, 고씨 일가의 봉안보리구슬로 만들어진 팔찌를 주려고 날 찾아온 거야?”

고준형이 안으로 들어오자 윤구주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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