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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간호사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앨리스가 자꾸만 반항하며 밥 먹는 것조차 협조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억지로라도 앨리스에게 음식을 먹이기 위해 숟가락을 입에 쑤셔 넣었다. 잇몸이 찢어지며 피가 살짝 배어 나왔다.

“떠먹여주기까지 하는데, 이래도 안 먹어? 자꾸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나도 험하게 나가는 수가 있어.”

하지만 간호사는 앨리스의 입가에 묻은 피를 보고도 전혀 개의치 않고 더 숟가락을 들이밀었다. 이건 거의 고문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런 간호사의 모습에도 그 주변 누구도 말리려고 끼어들지 않았다. 그럴수록 그녀의 행동은 더 과격해졌다.

간호사가 손에 들고 있던 음식을 거의 앨리스에게 들이붓듯 기울려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무언가가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염구준이 전신의 힘을 개방한 것이었다.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간호사는 돌이 된 듯 몸이 뻣뻣이 굳었다.

염구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나쳐! 당신 같은 사람이 간호사라니, 자격이 없어. 당장 여기서 사직하고 떠나.”

“그쪽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간호사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입만은 살아있었다.

“꺼져!”

염구준은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듯 그녀의 뒷덜미를 잡아 옆으로 내던졌다. 그 때문에 손에 들고 있던 뜨거운 음식이 앨리스가 아니라 간호사 쪽으로 쏟아졌다.

“악!”

돼지 멱따는 듯한 듣기 싫은 비명이 울려 퍼졌다. 간호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뜨겁게 달궈진 얼굴을 부여잡았다.

“작업자득이야!”

염구준은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과 말싸움 자체를 하기 싫어했다. 이런 사람한테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드디어 오셨네요.”

앨리스가 고개를 들며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탓에 그녀의 얼굴은 전보다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이틀이나 지났으니, 충분히 정리되셨을 거라 생각해요. 이제 저랑 같이 갑시다. 당신에게 모두가 부러워하는 엘 가문을 안겨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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