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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잠시 생각에 잠긴 채 가만히 있던 염구준이 주차장 안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가자. 총황션 만나러 가자!”

총황션이라는 명성은 과연 헛된 것이 아니었다!

주차장 끝에 80년대 카우보이 복장을 한 총황션이 오른쪽 허벅지에 총을 꽂은 채, 오토바이 위에 여유롭게 앉아 총탄을 위로 던졌다가 잡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형님, 준비 모두 완료됐습니다!”

근육질의 거구 대머리가 총황션에게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이 말했다.

“오부라은이 나타나는 즉시 형님께서 명령하시면 바로 해치울 수 있습니다. 7대 세력이 연합한 이상, 아무리 전신의 경지를 오른 오부라은이라도 내일의 해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7대 세력!

황혼대로 8대 세력 중, 오부라은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이 연합해 이곳에 잠복해 있었다. 어떠한 대가를 치르던 오늘 반드시 오부라은과 형제들을 해치워야만 했다. 진서호한테서 거액의 사례금을 받기로 약속받은 것도 있었지만, 총황션은 오부라은이 항상 눈엣가시였다. 그는 이 기회를 틈타 오랜 숙원을 이루고자 했다.

오부라은이 아무리 대비했더라도, 이 정도 인원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거란 예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왔습니다!”

대머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총황션은 만지작거리던 총탄을 집어넣고 오토바이에서 내려 앞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오부라은이 아니었다!

용하국 출신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성큼성큼 주차장 입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오부라은과 그의 형제들은 부하처럼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못 보던 남자의 출현에 총황션은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곧 뭔가 생각이 났는지 눈을 가늘게 떴다.

“설마 그쪽이 염구준?”

총황션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맺혔다. 염구준도 같이 온 이상, 굳이 황혼대로를 나가지 않아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뜻밖의 선물이로군! 오부라은 말고도 네놈까지 올 줄이야! 오부라은을 처리하고 네놈을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 알아서 자기발로 찾아오다니! 덕분에 더 쉽게 진 도련님에게 네놈의 목을 바칠 수 있게 되었구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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