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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전서안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붉게 물든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살기만 남았다.

서안은 마치 이성을 잃은 듯 눈에는 한점의 빛도 보이지 않았다. 피에 굶주린 눈빛은 우리에 갇혀 수십 일 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짐승 같았으며 손에 쥔 먹이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 같았다.

강연은 그 자리에 멈춰 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순진하고 수줍음이 많던 소년과 피범벅이 된 눈앞의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서안의 병이 심각하다고 전해만 들었지 진짜 발병한 모습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정말 정상인이 아닌 모습에 공포가 찾아왔다.

“서안아!”

전서훈의 얼굴도 잔뜩 굳어졌다. 서훈은 긴장한 표정으로 조심스레 앞으로 다가갔다.

“칼 내려놓고 이리로 와. 형이 상처 좀 볼게.”

이제 전정해의 생사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서안이 더 많은 피를 보고 전정해의 목숨을 앗아가게 내버려둔다면, 서안의 병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고 이성을 다시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서훈의 말에도 서안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한 손으로 칼을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전정해의 목을 꽉 조여 맸다.

“전서안!”

서훈은 점점 더 조급해졌지만 감히 앞으로 다가가지는 못하고 간절한 눈빛으로 서안을 바라보았다.

“진정해 서안아. 넌 저 사람을 죽이면 안 돼. 네 손에 더 이상 저 사람의 피를 묻혀서는 안 돼. 서안아, 그러면 안 돼.”

가문의 다른 사람이었다면 서훈은 이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해도 서훈의 권력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안은 그들과 달랐다.

서안이 정말 그런 일을 벌인다면 다시 악몽과 같은 시간으로 돌아갈 것이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서훈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강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연은 서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자기야, 나 알아볼 수 있겠어?”

서안이 강연을 바라보았으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강연이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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