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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전정해가 혼수상태에 빠져야만 서안도 당분간 편안해질 수 있었다.

“전정해를 따라 잠에 들게 하면 안 돼요.”

제훈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서안이 맨정신으로 멀쩡하게 전정해를 만나게 해야 해요.”

전정해에게 칩은 사실 거짓이라는 걸 믿게 해야만 심리적 방어선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배후를 파헤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서안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뎌야 할지 모른다.

그 말에 서훈과 강연 모두 침묵했다.

침대에 몸이 묶이기 전부터 서안은 이미 많이 피폐해졌다. 그런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전정해의 앞에 나타날 수 있겠는가?

이건 불가능했다.

“천천히 해요. 일단은 두고 보도록 하죠.”

서훈은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서안은 두 날 동안 너무 힘들어했어요. 그런데 서안을 또 몰아세울 수는 없어요.”

그리고 몰아세운다고 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조종을 받는 사람은 이성을 유지하기도 어려웠는데 연기를 하는 건 더 불가능했다.

“서안의 컴퓨터는 어디 있나요?”

제훈이 물었다.

“단서를 찾았다고 했는데 아직 전 대표에게 말하지 못했다고 했어요.”

그 말에 잠시 고민하던 서훈이 말했다.

“무슨 자료인지 알 것 같아요. 서안이 저한테 보냈었는데 설명하기도 전에 쓰러져버렸거든요. 하지만 자료에 걸린 비밀번호를 아직 풀지 못한 상태입니다. 유명한 해커에게 의뢰했지만, 아직 풀지 못했어요.”

“내가 해볼게요.”

제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난 할 수 있어요.”

서훈은 그제야 제훈의 직업을 떠올리고 눈을 반짝였다.

“그래요! 왜 이 사실을 잊어버렸지! 기다리세요. 바로 가져다드릴게요.”

“나랑 같이 가요.”

제훈이 강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송이야... 넌 여기에서 서안의 옆을 지켜. 방금까지 많은 고생을 했으니 잠시 쉴 수 있게 해.”

오빠의 응원과 이해의 눈빛을 읽은 강연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제훈 오빠 고마워요.”

제훈이 고개를 끄덕이고 별말 없이 서훈과 방을 나섰다.

방을 나선 서훈이 바로 제훈을 향해 비꼬듯 말했다.

“인간 세상의 고통을 전혀 이해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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