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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전서안이 평온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덤덤하게 전정해를 훑은 서안은 자연스럽게 강연의 옆자리에 섰다.

마치 전정해는 무시해도 되는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듯 행동했다.

이런 서안을 보며 전정해는 순식간에 눈을 붉혔다. 그동안 겨우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뚝 끊기고 그대로 무너져버렸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전정해가 말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왜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강연이 코끝을 찡그리며 역겹다는 얼굴로 말했다.

“서안에게 심어진 칩은 이미 제 부모님이 꺼내줬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 왜 아직도 믿지 못하는 거죠? 이제는 믿는 건가요?”

강현석의 얼굴은 굳어있었으나 도예나를 향해서 다정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당신이 당한 겁니다. 이만 모든 걸 내려놓으시죠.”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

전정해는 미친것처럼 서안을 향해 덮치려 했으나 묶인 몸은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아아 이제 알겠어!”

전정해가 또 미친 듯이 웃었다.

“이 모든 게 가짜구나? 서안이 조종에서 벗어났다고 날 착각하게 만들어 자유로워지도록 하려는 거구만?”

그 말에 강연은 호흡이 멎는 것 같았다.

서안을 비롯한 사람들은 산전수전을 많이 겪어봤으므로 아직 평정심을 유지하고 덤덤한 자태를 보였다.

“못 믿겠으면 다시 한번 시도해 보시던가요. 당신은 서안을 조종할 수 없을 겁니다.”

도예나가 입을 열었다.

“칩의 주인으로 당신도 어느 정도 감지를 할 수 있을 텐데요.”

직접 겪어본 피해자로서 도예나는 제어 당하는 기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성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껍데기가 되어 시체처럼 움직였다.

그리고 조종자와 행동자는 감응이 존재했다. 현재 전정해는 서안이 자신의 조종에서 벗어났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정해는 믿고 싶지 않아 했다.

그래서 도예나는 일부러 전정해를 자극해 최선을 다해 마지막 발악을 하게 했다.

예상대로 전정해의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충분히 짐작이 갔다.

목에 핏줄을 세운 채로 두 눈을 커다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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