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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강유리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의심과 경계에 찬 시선 세 개가 그녀로 향했다. 들어온 사람이 그녀인 걸 알아채고 릴리가 안도하면서 그녀를 반겼다.

“언니, 도희를 좀 보세요. 돌아오자마자 나를 괴롭히고 있어요!”

“정말! 언니의 이름을 막 부르고!”

도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나무랐다.

“내가 부른 건 별명인데 뭐!”

릴리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대꾸했다.

나이로 따지면 도희는 강유리와 릴리보다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도희는 촌수를 따지며 강유리한테 항상 선배라고 부르게 강요했다.

강유리가 말을 안 들으면 도희는 릴리를 닦달했다. 릴리는 도희와 부당한 거래를 하고 있으며 자주 도희한테서 특수 약품을 구했다. 신세를 지고 그녀의 기에 눌려 릴리는 항상 도희를 언니라고 불러왔다.

언니라는 명칭이 익숙해져 점차 이 둘만의 독특한 생활 패턴이 형성되었다...

“됐어. 둘 다 그만해.”

강미영은 말다툼을 제지하고 강유리와 육시준을 맞이했다.

“너희들 왜 이렇게 빨리 왔니?”

강유리는 멍하니 자리에서 아무 말 없이 서있자 육시준이 입을 열었다.

“유리가 걱정해서요.”

걱정으로 가득 찬 그의 눈과 마주친 강미영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먼저 입을 열어 상황을 설명했다.

“이 얼굴 방금 그린 거야! 작은이모 아주 건강해. 아무 문제 없어! 울지마, 눈물을 참아.”

강미영이 이렇게 서둘러 설명한 이유는 바로 전에 한번 해프닝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두 시간 전 강미영이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릴리는 다급하게 찾아와 그녀를 보자마자 대성통곡을 했다.

강미영은 화장했다고 말했지만 릴리는 믿지 않았다. 도희가 나서서 진짜라고 증언했지만 릴리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

강미영이 할 수 없이 화장을 지우고 건강한 혈색을 띤 얼굴을 보여주자 그제야 릴리는 울음을 그쳤다. 그녀가 겨우 다시 화장하고 두 아이와 잠시 장난을 치는 사이 강유리가 왔던 것이었다. 강유리가 릴리처럼 또 대성통곡을 할까 봐 강미영은 급히 사실대로 얘기했다. 그리고 부족한 듯 옆에 두 사람에게 눈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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