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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그 남자는 책임감 있고 어깨에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는 그 누구도 저버리지 않았다.

다만, 어쩔 수 없이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저버렸다. 하지만 바론 공작은 고정남과 달랐다. 그는 생존을 위해서, 가족의 앞날을 위해서 다른 방법이 없었을 뿐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왜요?”

강유리는 불쑥 내뱉었다.

그처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중요한 순간에 모두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는가?

‘그리고 왜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우리는 그저 명의상의 부녀 관계일뿐인데?’

강유리는 의혹에 찬 눈빛으로 강미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사실, 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를 잘 알지 못하죠?”

강미영은 잠시 멈췄다가 평소처럼 얘기했다.

“그이는 너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야. 그가 불길에 뛰어들어 너의 어머니를 구한 것만 봐도 그가 냉혈한 사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어.”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릴리를 보면서 이어 말했다.

“그리고 너도, 그를 믿어야 해. 이유 없이 의심해서는 안 돼.”

‘언니는 재미없어. 역시 속이기 쉽지 않네.’라고 혼자 생각에 잠겨있던 릴리는 강미영의 타이름에 얼떨결에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언제쯤 나을 수 있어요? 송 아저씨네가 ‘치료’할 수 있나요?”

릴리는 말을 돌렸다.

강미영은 고개를 저으며 한가롭게 소파에 기댄 채 옆에 있는 육시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 내가 이렇게 온 것도 다 네 언니와 형부가 준비해 줬잖아!”

‘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니 너무 좋은걸!’

육시준이 그들과 상의하지 않고 그들의 곤경을 수월하고 침착하게 해결한 후 정정당당하게 국내에 데려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릴리는 그가 해결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반편생을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살기만 해서 이렇게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해준 적이 없었다.

‘지금 이런 기회가 있는데 뭐 하러 아등바등해?’

육시준은 그런 그녀의 생각이라도 읽은 듯 귀찮은 내색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시고 모든 건 저한테 맡기세요.”

강미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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