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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결혼식에서 막말하던 그 사람을 아직 처리하지 않았다.

...

고우신도 릴리와 마찬가지로 이 일이 매우 놀랍고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여 차에 올라타자마자 그는 불같은 화를 냈다.

“아버지! 미쳤어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계집애가 무슨 능력으로 고성 그룹을 관리한단 말이에요? 그룹 안에 그 늙은 여우들, 그리고 셋째 삼촌이 데려온 사람들이 무조건 그 애를 엄청 괴롭힐 거라고요!”

말하다가 자기도 어딘가 이상했는지 다시 말을 이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너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게 아닌가요? 어떻게 이런 걸 마음대로 혼자 결정하실 수 있어요?”

고정남은 뒷좌석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고 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네 아빠이기도 하고 LK그룹의 최고 권력자로서 이런 결정은 나 혼자 스스로 내려도 된다고 보는데.”

고우신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

마음속으로부터 알 수 없는 분노가 마구 끓어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화를 분출할 면목이 없었다.

당시 그룹을 관리하고 싶지 않고, 가업을 받아들일 수 없고, 짐을 지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 말했던 사람이 본인이기 때문이다.

하여 대표 자리를 누구에게 주는지에 대해 그는 말할 자격이 없다.

오직 놀음에만 정신이 팔렸다가 이런 발언권까지 잃은 자신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갑자기 그에게 다시 화를 냈다.

“그럼 아버지께서는 진작에 이런 결정을 내리고 제 클럽까지 닫게 했나요? 그리고 리오픈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끝나면 다시 생각하겠다고 하셨잖아요!”

“그 여자애가 지금 너랑 사이도 안 좋은데 나중에라도 이 클럽을 가지고 물고 늘어질까 봐 먼저 닫으라고 한 거야. 나중에 기회를 봐서 다시 오픈하면 되잖아.”

“...”

고우신은 그의 말을 반박할 수 없었다.

그녀의 옹졸한 성격을 보면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의 체면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그의 클럽을 박살 내는 것으로 복수할 것이다.

근데 분명 그를 위한 일인데 어딘가 계속 찝찝했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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