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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도경욱

아니나 다를까 도경욱은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는 최대한 담담한 척하며 몸을 등받이 쿠션에 기댔다.

“그래요? 올해 있은 일이에요?”

송재이는 비록 처음 도경욱을 만났지만 왠지 모르게 오랜 지인처럼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하여 엄마에 관한 일도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그녀는 머리를 끄덕였다.

“네, 돌아가신 지 반년 정도 됐어요. 편히 가셨어요.”

“그렇군요... 송 선생님 어머님은 저랑 나이가 비슷할 것 같군요. 이 나이가 되면 생사는 아무도 가늠할 수 없어요.”

도경욱은 감개무량한 듯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저희 엄마는 토끼띠에요. 아저씨보다 조금 어리실 겁니다.”

도경욱은 반듯하게 누워있다가 송재이가 토끼띠라고 말하는 순간 침대 시트를 꽉 잡았다.

“송 선생님 어머님 사진을 한 번 봐도 될까요?”

도경욱은 끝내 차분함을 잊고 불쑥 질문했다.

그의 요구에 송재이도 마냥 놀랄 따름이었다.

‘사진을 보겠다고?’

그녀는 의아한 눈길로 도정원을 쳐다봤다.

도정원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아빠에게 되물었다.

“아빠, 대체 왜 이러세요?”

한편 도경욱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한사코 고집했다.

“송 선생님 휴대폰에 어머님 사진 있죠?”

송재이는 입을 살짝 벌렸다. 도경욱이 처음부터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런 건지, 또 혹은 그의 눈빛이 너무 진실되고 절절해서 그런 건지 그녀도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확실히 휴대폰 갤러리에 엄마 사진을 많이 저장해두고 있다.

벚꽃나무 아래 앉아 그네를 타는 독사진도 있고 모녀가 함께 찍은 사진도 있으며 물론 그녀가 아주 어릴 때 한 가족 세 식구가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그때 송재이는 지금 이 아빠가 친아빠가 아니란 걸 전혀 몰랐다.

그렇다면 그녀의 친아빠는 대체 누구일까?

엄마는 돌아가실 때까지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송재이는 끝내 휴대폰 갤러리를 도경욱에게 보여줬다.

도경욱은 송재이 엄마의 사진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 들었다.

그는 꼭 마치 마약 중독자처럼 화면 속 온화한 여자에게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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