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02화

백연신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왜, 내가 이경빈처럼 다른 사람 말만 듣고 네 말은 안 들을까 봐 겁나?”

“연신 씨가 정말 그렇게 하면 난 절대 용서 안 할 거예요. 그때는 연신 씨를 철저하게 잊어버리고 바로 다른 남자랑 사랑...”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연신이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거칠게 입술을 부딪쳐왔다. 그녀의 말을 다 삼켜버릴 듯이 말이다.

소유욕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런 키스였다.

한지영은 처음에 괜히 발버둥 치다가 어느샌가 그의 키스에 푹 빠져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들어 백연신의 목에 둘렀다.

그렇게 짧고 굵었던 키스가 끝이 나자 그녀의 얼굴을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두 눈은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너는 나를 잊지도 못할 거고 다른 남자와 사랑도 못 할 거야.”

한 치의 의심도 없는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한지영은 키스의 여운을 느끼며 호흡을 고르다가 괜히 심술을 부렸다.

“그걸 연신 씨가 어떻게 확신하는데요?”

그러자 백연신의 입술이 또다시 그녀의 입술을 탐해 왔다.

한지영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가 이끄는 대로 끌려갈 뿐이었다. 그와의 키스는 정신을 잃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또 정신없는 키스가 끝이 나고 두 사람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 한지영은 왠지 자신의 입술이 따갑게 부어오른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이래도 네가 날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나 말고 다른 남자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

백연신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

한지영은 입술을 두 손으로 가린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또 쓸데없이 입을 놀렸다가는 입술이 남아나지 않을 수도 있다.

백연신은 아무 말 없는 그녀를 보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앞으로 그런 말은 하지 마. 사귀기로 한 날 약속했잖아. 절대 헤어지지 않기로. 앞으로 쭉 함께 있을 거라며.”

한지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냥...”

“알아. 혹시 나중에 내가 이경빈처럼 네가 아닌 다른 사람 말을 믿을까 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