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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그때 경찰서에서 현수 씨가 너한테 고백했잖아. 그럼 너는? 너는 어떤데? 그때 보니까 강지혁 씨는 아직 너 좋아하는 것 같던데, 너랑 지혁 씨... 정말 헤어진 거 맞아?”

배여진의 질문에 임유진은 그저 그녀를 담담히 바라만 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배여진은 갑자기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똑똑하지도 않고 전에는 이상한 사람하고 결혼해 힘들게 살았어. 그러다 현수 씨를 만났고 이제 현수 씨는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버렸어. 그리고 나는 지금 진심으로 현수 씨를 좋아해.”

그녀는 그 말을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너한테는 강지혁 씨가 있잖아. 나한테 남은 사람은 현수 씨밖에 없어. 그런 나한테서 현수 씨 빼앗아 갈 건 아니지...?”

임유진은 그녀를 계속 바라만 보았다.

배여진은 그 시선에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피해버렸다. 그러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봐? 혹시 내가 전에 했던 얘기 때문에 아직도 화가 안 풀린 거야? 그랬다면 미안해. 하지만 현수 씨 일은 진심이야.”

“그래서? 나는 강현수를 사랑하지 않아. 강현수한테는 아무런 감정도 없어. 뭐, 이런 말을 해주길 원하는 거야? 그러면 언니 마음이 조금 안심될 것 같아? 만약 내가 언젠가 강현수를 좋아하게 되면 지금 한 말을 들먹이며 나를 막아보기라도 하게?”

임유진은 기나긴 침묵 끝에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다.

배여진의 뜨끔하는 표정을 보니 그럴 속셈이 맞는 듯했다.

“언니, 이러는 건 아무런 의미도 없어. 외할머니 얼굴을 봐서 다시 한번 충고하는데 강현수는 절대 쉬운 남자가 아니야. 지금이라도 사실을 털어놓으면 어쩌면 큰 봉변은 당하지 않을 수 있어.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헛된 걸 욕심내면 그때는...”

만약 강현수가 배여진의 거짓말을 알게 된다면 그는 절대 그녀를 곱게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 어느 때보다 더 잔혹해질지도 모른다.

“너 그게 무슨 뜻이야?!”

배여진의 표정은 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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