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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그럼... 사무실 안에서 기다릴게요.”

“아니요. 밖에서 기다려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비서의 단호한 대답에 배여진은 이를 꽉 깨물더니 어쩔 수 없이 밖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어쩐지 비서의 태도가 평소와 많이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의를 지키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녀에게 커피를 가져다줄 때 평소처럼 아부하는 것 같은 느낌은 확연히 사라지고 없었다.

강현수가 인터뷰에서 그녀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그어서일까?

배여진은 그 생각만 하면 주먹이 떨렸다.

강현수가 그 말을 한 탓에 학교 친구들은 그녀에게 갖은 삿대질과 조롱을 해댔고 드라마 제작팀은 평소 살가웠던 태도를 보이지 않았을뿐더러 아예 그녀라는 존재를 무시하기도 했다.

강현수의 관심이 그녀에게 없다는 이유 하나로 그녀는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시절로 다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때, 회사 임원중 한 명이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와 비서에게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은 아직 안 오셨나?”

“네, 어떤 여성분과 함께 법무팀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그래, 그건 나도 들었어. 다들 그 여자가 대표님이 인터뷰에서 얘기한 여자라고 난리야. 평소 자기 할 일만 하던 사람이 갑자기 웬 여자와 함께 법무팀까지 같이 갔으니 그럴 만도 하지.”

임원은 흥미 가득한 얼굴로 얘기했다.

“그 여성분이 어떤 분인지 상무님은 혹시 아세요?”

비서도 임유진의 얼굴은 못 봤던 터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듣기로는 로펌 직원이라는 것 같던데 자세하게는 잘 몰라.”

로펌 직원?!

임유진이 틀림없다!

배여진은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다가 그 여자가 임유진이라고 확신했다.

강현수는 지금 자신의 모든 신경을 임유진에게 쏟고 있다.

‘안 돼. 이대로는 안 돼!’

만약 강현수와 임유진이 함께 하게 되면 배여진은 강현수의 곁에 더 이상 머물지 못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

“유진아!”

임유진은 회사를 나왔다가 배여진의 부름에 자리에 멈춰 섰다.

배여진은 그녀를 향해 웃으며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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