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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휴게실에서는 밥 먹는 소리 외 다른 소리는 거의 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말없이 음식만 삼켰다.

어르신의 간병인은 둘의 관계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감히 묻지는 못했다. 어쨌든 S 시에서 그들의 권력은 하늘을 찔렀으니.

어르신이 식사를 거의 마치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요즘 별장에서 지내지 않는다고 들었다.”

“네.”

강지혁은 짧게 대답했다. 할아버지가 이 일을 아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주변에 할아버지가 심어 놓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으니.

“어디에서 지내는 거니?”

“밖에서요.”

지혁이 대답했다.

“왜 갑자기 밖에서 지내는 게냐?”

강문철이 물었다.

“별장이 너무 커서요.”

지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새우 하나를 집고 천천히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네 나이면 여자친구도 사귈 때가 되었지. 비서한테 S 시에서 걸맞은 여자를 찾아 두라고 시킬 테니 그중에서 한 명 고르거라.”

문철은 옷을 고르듯 간단하게 말했다.

그 말에 지혁은 새우를 까던 손을 잠시 멈추고 말했다.

“괜찮습니다.”

문철이 되물었다.

“왜 그러는 게냐?”

“여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걸 바라시는 거면 제가 알아서 할게요.”

예전의 지혁은 어쨌든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가정을 꾸려야 하는 거면 아무 여자라도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지혁은 반드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면 아이의 엄마는 임유진이 되길 바랐다.

유진이 낳은 아이가 자신을 똑 닮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퍽 좋아졌다.

“알아서 한다라…….”

문철이 조금 놀란 듯 말했다.

“너 설마…….”

바로 그때 지혁의 전화가 진동했다. 지혁은 조금 표정을 굳히더니 주머니에서 액정이 다 깨진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수신자를 확인한 지혁은 바로 몸을 일으켜 세워 전화를 받았고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을 때 지혁의 얼굴빛이 차갑게 변했다.

“혁아…… 살…… 살려줘…….”

갈라진 목소리였지만 지혁은 유진의 목소리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지혁이 되묻기도 전에 통화는 끊겼고 다시 걸었을 때는 받는 이가 없었다.

‘설마 임유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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