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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휴대전화의 불이 천천히 꺼지자, 신유리는 뒤통수가 오싹해 났다.

왜냐하면 건강검진을 예약한 적 없었던 것이다.

"유리 언니, 나 물어볼 게 있어요."

잠잠했던 심정은 더 이상 통제가 안 되고 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메시지를 받은 신유리는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비참한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다.

때마침 송지음이 문서를 들고 신유리한테 다가왔다.

짙은 화장을 해도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하지만 송지음은 눈치채지 못한 듯 계속 서류를 신유리에게 내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유리 언니, 여기 규격이 좀 명확하지 않은 것 같은데 순서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신유리는 그녀가 내민 서류를 보다가 차가운 말투로 나무랐다.

"넌 손이 없어? 인터넷을 찾을 줄 몰라? "뜻밖의 차가운 태도에 송지음은 어리둥절해졌다.

예전 같았으면 이럴 땐 신유리는 항상 대신 해주겠다고 챙겨줬었다.

송지음은 분위기를 짐작하고 잠시 멍해 있다가 바로 당황한 듯이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리 언니, 난 그냥 이 부분을 잘 몰라서 물어봤을 뿐이에요."

말하면서도 송지음은 창백한 얼굴을 하며 나약한 어깨는 후들거렸다.

예전의 자신이 송지음의 어떤 부탁에도 오냐오냐해줬던 것이 문득 후회가 났다.

어떤 요구든 다 들어주니 송지음은 신유리가 만만해 보였을 수도 있었다.

신유리는 송지음의 서류를 대충 열어본 후 바로 본론을 말했다.

"규격이 명확하지 않으면 미래의 홈 사이트에 들어가서 찾아보면 되잖아! 거기에 문물 차트가 기재되어 있을 건데 안 보여? 인턴때 선배들이 안 가르쳐줬어?"

신유리의 말투는 아주 거칠고 딱딱했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 송지음의 기색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눈시울도 바로 붉어졌다.

송지음은 이내 불쌍한 척 입술을 깨물기 시작했다.

사무실 사람들의 주의력은 진작에 둘을 향하고 있고 모두 조용하게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워 신유리는 기분을 추스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서류 남기고 가,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법을 터득하기 전엔 찾아오지 마."

송지음의 눈시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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