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혁과 진규성은 서로 충분히 교류하면서 담판은 아주 원활하게 진행되었다.여태껏 신유리는 조용하게 앉아 있기만 했다.진규성은 갑자기 그녀의 손에 든 서류를 보고는 물었다."신 비서님도 저희 미래를 잘 알고 있어요?"신유리가 들고 있는 문서는 바로 미래의 예술품 도감이다.일면의 첫 페이지에 몇 년 전 대중화 주제로 출시된 제품들이 기재되었다.진규성은 갑자기 흥미를 느끼면서 말했다."당시 그 컨셉들은 열풍을 일으키지 못했고 심지어 문화재도 아니었어요. 단지 그때 지사에 있는 작업실에서 영감을 타 잠깐 만들어낸 제품들인데 신 비서님은 어떻게 아셨나요?"갑자기 질문을 던지자, 신유리는 그 페이지를 펼쳐 테이블에 놓고는 말했다."제가 미래에 대해 좀 알아봤었거든요, 특히 사람과 자연을 주제로 된 목조품들이 너무 생동감이 넘친다고 느꼈죠, 특히 이 세트가 가장 맘에 들었어요.""아쉽게도 제가 관심을 가졌을 땐 전시가 별로 없어서 한 세트를 사기엔 힘들더라고요."신유리는 점점 진지해지면서 설명했다."안 그래도 오늘, 이 도감이라도 챙겨서 진 관장님을 만날 때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지금이라도 구매가 가능한지 한번 물어보고 싶었어요."말은 그렇지만 사실 그녀는 최초로 이신으로부터 알게 되었다.그땐 시한 지사의 전시장 배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었는데 허경천이 미래의 컨셉을 소개할 때 마침 옆에서 듣게 되었다.듣다가 흥취를 갖게 되어 성남으로 돌아가자마자 인터넷에서 도감 세트를 한꺼번에 구입하였다.먼 훗날 화인과 미래가 손잡을 줄은 아예 생각지도 못했다.신유리의 진정성 있고 생동감이 넘친 얘기에 진규성은 감격스럽기도 하고 흥이 나 그녀와의 담소에 푹 빠졌다.다행히 사전에 도감을 자세히 본 덕분에 그의 물음에 신유리는 유창하게 대답할 수 있었고 들키지 않았다.정확한 그녀의 대답에 진규성은 만족스러운 듯 한탄하면서 미소를 지었다.짧게 얘기를 나누다가 신유리는 다시 조신하게 앉아 있었다.다만 신유리를 바라보는 서준혁의 눈빛은 오히려 음침해졌다.신
신유리의 시선에 송지음의 얼굴은 삽시에 창백해졌다.화인 그룹에서 송지음에 관한 소문은 적지 않아 이렇게 감히 대면으로 말하는 사람은 더군다나 없었다.쥴리와 신유리가 대놓고 얘기를 꺼내니 송지음의 표정은 말은 아녔다.송지음의 당황한 표정을 보면서 신유리는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엘리베이터가 마침 1층에 도착하자, 신유리는 망설임도 없이 나갔다.뜻밖에도 회사 입구를 나오자마자 서준혁을 만났다는 것이다.미래에 갔다가 와서 그런지 표정은 굳어져 있고 차가운 기운이 그를 맴돌았다.신유리와 눈을 마주친 캄캄한 그의 눈동자는 잠시 멈칫했는데 딱 봐도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그를 언짢게 한 장본인이 아닌지라 신유리는 빠르게 자리를 피하려 하였다.이때 '타박타박' 구둣발 소리와 함께 애처로운 송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준혁 오빠."회사 밖이라, 송지음은 빠른 걸음으로 총총 달려오더니 일부러 그런지 모르겠지만 서준혁의 품에 부딪혔다.마침 하이힐을 신은 신유리는 지나가는 송지음에게 부딪혀 중심을 잃고 한 발짝 뒤로 넘어졌다.서준혁의 품에 안긴 송지음은 작은 얼굴을 치켜올리며 코끝이 붉어지더니 그윽하게 그를 쳐다보았다.딱 봐도 억울함을 당한 표정이다.신유리를 향한 시선을 거두고는 서준혁은 송지음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왜? "송지음의 발 연기가 꼴 보기 싫어 신유리는 곧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신유리를 견제하던 송지음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눈빛이 복잡해졌다.송지음은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오빠, 대표 사무실에 있기 싫어. 유리 언니 말이 맞아, 나 그럴 자격이 없어."말하고 나선 눈물을 글썽하며 불쌍한 척 서준혁의 옷깃을 잡으며 놓지 않았다.송지음이 잡아당긴 옷깃을 보며 서준혁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신유리가 말했어? "송지음이 대답하기에 도전에 서준혁은 코웃음을 지었다."무슨 자격으로 남을 자격 있다 없다 하는 거지? "송지음은 옆에서 말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는 알 수 없는 정서를 담고 있었다.신유리는 바로 집에
"유리야! "외할아버지는 연세가 좀 많지만, 사리를 분별하는 데는 문제는 없었다.신유리는 이미 서준혁과 관계를 끊었다고 얘기를 드렸었지만, 외할아버지는 그래도 걱정스러워 서준혁과 재차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서준혁이 좋은 사람인 건 잘 알고 있으나 외손녀를 기분 나쁘게 하니 배척할 수밖에 없었다.조금 전 목소리를 갑자기 높이는 바람에 외할아버지는 기침이 나 신유리는 다급히 일어서 등을 다독여주었다.외할아버지는 숨이 점점 골라져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가자, 난 이곳에서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구나. "신유리는 대답하면서 외할아버지를 부추겨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하지만 사모님이 얼마 전 주문한 삼계탕을 직접 올리면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선생님, 유리야! 오랜만에 온 거네? 아까부터 와서 인사드리려고 했어. "식당 사모님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랑 관계가 아주 친한 사이였다. 사모님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신유리를 보며 말했다."우리 유리 많이도 컸네? 마지막으로 본 건 아직 초등학생이었지? 시간이 참 빠르네, 내가 그때 유리를 처음 봤을 때 어찌나 작고 불쌍하던지, 이 아줌마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 "신유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고기 탕을 가리키며 말했다."사모님, 이것 다 포장해 줄래요? 가져갈게요. ""그래그래, 포장해 주마. "사모님은 재빨리 포장 박스를 챙겨오고는 음식을 담으면서 외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누었다.신유리는 옆에서 침묵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모님이 질문을 던졌다."내가 글쎄 지난달에 신기철을 봤어, 둘째까지 낳았던데? 한 가족이 모두 시내로 이사 갔나 봐."신기철은 바로 신유리의 아버지다.아버지의 이름을 거론할 때마다 신유리와 외할아버지는 안색이 어두워진다.사모님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포장 주머니를 건네고는 주방으로 다시 돌아갔다.신유리는 포장 음식을 들면서 외할아버지를 부추기며 밖으로 나가려고 일어섰다.마침 송지음이 있는 테이블이 중간 위치에 있어 어쩔 수 없이 그곳을 지나야 했다.신유리가
산만한 남자의 소리가 들리자, 신유리는 순간 심장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아 숨을 고르지 못했다.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이 서준혁을 바라보며, 서랍을 쥐던 손가락도 힘을 너무 들인 바람에 손가락이 하얘졌다.신유리는 이명이 들려 머리에서 윙윙 소리가 났다.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어떻게 그런 지독한 말을 할 수 있는지 그녀는 도무지 모른다.아무리 그녀가 싫고 짜증 나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대할 수 있는 거지?구역질이 나는 느낌이 엄습하자 신유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하여 그녀는 허리를 약간 굽혀 괴로운 느낌을 좀 덜어주려고 했다.서준혁은 아직 떠나지 않았다. 그는 검은색 정장에 셔츠 단추를 맨 위로 꼼꼼하게 챙겨입었고 검은 눈동자는 물끄러미 신유리를 쳐다보고 있었다.눈 밑이 침침하여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을 수 없었다.갑작스러운 전화에 서준혁이 불려 갔을 때도 신유리는 여전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눈가에 맺힌 눈물이 결국 하염없이 떨어졌다.다음 날 아침, 신유리는 회사에 가지 않고 성남병원으로 갔다.예약한 건강검진은 매우 포괄적이어서, 서준혁의 세심함에 신유리는 또 한 번 감탄했다.산부인과에 불려 갔을 때도 그녀는 굳어진 표정으로 들어갔다.신유리가 들어가자 산부인과 의사는 무뚝뚝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옷 갈아입고 누우세요. "신유리는 검사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절망한 듯한 표정으로 검사실에 들어갔다.예전에도 정기적인 신체검사를 받았었지만, 그 차가운 기계들을 볼 때마다 오싹해났다.의사 선생의 거친 동작과 기계적인 태도에 검사를 마치고 나갔을 때 신유리는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다.보고서를 얻으려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신유리는 회사에 가지 않고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근처 작은 공원에 가서 산책이나 하려던 참에 서준혁의 전화를 받았다."어제 미래와 얘기하면서 어땠어?"신유리는 잠시 뜸을 뜨고는 대답했다."글쎄, 미래는 많은 선택지가 있어서 무조건
"송지음, 말은 장소를 가리고 뱉어야 해. 그것도 몰라?"신유리의 말투는 매우 차가웠다.화인의 사람들은 대부분 입사할 때 동종업계 취직 금지 계약을 치른다. 하지만 송지음은 감히 그녀가 다른 회사에 스카우트되었다고 사람들 앞에서 나불댔다.바보가 아니라면, 일부러 그런 거겠지!엄숙한 신유리의 말투에 놀란 송지음은 입술을 오므리고 쩔쩔맸다."유리 언니, 제가 그런 뜻으로 얘기한 건 아니고, 단지…. "그녀는 뒷말을 못 있고 차라리 고개를 떨궈 묵묵히 신유리 옆에 서니 욕먹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옆에서 보다 못한 양예슬은 입을 열었다."송 비서, 원래 송 비서가 말을 잘못한 거잖아요, 왜 오히려 피해자인 척을 해요?"신유리의 얼굴이 싸늘해졌다."별일 없으면 일하러 가."송지음이 한바탕 끼어든 바람에 신유리의 마음은 괜히 초조해졌다.서준혁이 송지음을 데려가던지, 아니면 더 적합한 후자를 고르던지 해야 했다.신유리는 머리가 살살 아파 났다.탁자 위에 놓인 미래 자료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신유리는 진규성에게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진규성은 저녁에 약속이 있을 수 있으니 그때 다시 답장하겠다고 발뺌했다.뻔한 핑계였지만 신유리는 어쩔 수 없이 저녁에 답장을 기다리겠다고 답장을 보냈다.신유리의 가슴이 또 철렁해져 인수인계할 자료를 다시 정리하려고 하는데, 곽정희가 다가왔다.그녀는 신유리의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렸다."시간을 좀 내줘, 나랑 인사팀에 가자. "신유리는 이직 기간 많은 절차가 있을 거라는 걸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곽정희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아이고, 너 가고 나면 어떡해, 새로 온 인턴도 몇 명 안 돼."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마자 곽정희가 먼저 말문을 시작했다.지난번 인사 면접에서 새로 온 인턴의 능력이 확실히 좋지 않아 신유리는 그렇다고 대답했다."곧 졸업 시즌이 다가올 건데 뭘, 인턴은 걱정 안해도 돼. ""훌륭한 건 다 일찌감치 빼앗겼으니 어떻게 걱정이 안 돼."곽정희는 말하면서도 신유리를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신유리는 서둘러 요양원으로 돌아갔다.원장과 간호사들은 모두 외할아버지 방문 앞에 있었고, 신유리가 도착하자 서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선생님이 안으로 모셨어요, 한참 뒤 한 여인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길래 저희는 어르신의 감정이 격해질까 봐 급히 유리 씨를 부른 거예요."외할아버지가 퇴원할 때, 의사는 더 이상 외할아버지의 감정이 격해지지 않도록 챙겨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신유리는 눈이 침침해져 원장님과 이야기를 난 뒤 문을 두드렸다.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신유리는 밖에서 외할아버지를 불렀다. "외할아버지, 저예요."갑자기 안에서 외할아버지의 누그러진 기침 소리가 들려오는데, 좀 다급하게 들렸다.신유리는 더욱 조급해져 볼륨을 높였다."이연지! 무슨 일이 있으면 직접 나한테 말해!"방안에서 바스락 소리가 나면서 곧 방문이 열리더니 외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으며 나왔고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이연지가 혼자 소파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외할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그녀의 사색을 다시 끌어당겨 신유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외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괜찮으세요?""아무 일도 아니야. "외할아버지는 더 이상 말하기 싫은 듯 손을 내저었다.외할아버지는 방안의 이연지를 바라보며 지팡이를 땅바닥에 세게 구르고 나서, 무거운 목소리로 호통쳤다."이 양심도 없는 년, 당장 합정으로 돌아가! 앞으로 너 같은 딸이 없는 걸로 생각할 테니까 꺼져!"외할아버지가 말을 매우 급하게 한 바람에 또 맹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신유리는 손으로 등을 만져주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이연지를 바라보았다."양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지금 떠나는 게 좋을 거예요."이연지가 일어서자, 신유리는 그제야 그녀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지난번보다 더 야위고 초췌해졌고 왼쪽 눈이 퉁퉁 부어올라 눈가엔 핏발이 서 있으며 옷도 지저분해 60대 노부인처럼 보였다.이연지는 신유리를 감히 쳐다보지도 않고 무릎을 꿇었다.신유리는 순간 그녀의
송지음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유리 언니, 전 단지 모두에게 아침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요즘 다들 일이 너무 바쁘잖아요. 어제 서윤 언니도 너무 바빠서 아침 먹을 시간도 없다고 하셔서 제가 사 온 거예요.”“미안해요, 유리 언니. 앞으로 그러지 않을게요.”서윤은 비서 부의 오래된 직원이다.“지음 씨가 마음 쓴 거지. 신 비서 그만 혼내. 얼마나 생기발랄한 어린 아가씨야.”신유리는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커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 서윤이 송지음편에 서서 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신유리는 시선을 떨구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송지음은 모든 동료들 앞에 커피를 한 잔씩 갖다 놓았다. 심지어 오청아 것도 있었다.양예슬도 커피 한잔에 더 이상 송지음의 꼬투리를 잡지 않았다.그녀가 직장에서의 이런 수법들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웃는 얼굴로 송지음을 대하기가 어려웠을 뿐이다.그리고 직장을 그만두기 직전이니, 이런 것들도 이젠 신경 쓸만한 가치가 있는 일도 아니었다.지금 그녀가 바라는 것은, 서둘러 미래와의 협력을 따내는 것이다.진규성은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 신유리는 자료를 들고 송지음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녀는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자료를 서 대표님한테 가져다드려. 미래의 시장 추세야. 아래는 방안이고, 문제없으면 사인하시라고 해.”신유리는 모든 생각이 풀렸다. 서준혁이 송지음을 그렇게 밀어주니 자신이 뭐든 직접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송지음이 그렇게 표현하기를 좋아하니 그녀에게 표현할 기회를 주려는 것이었다.송지음은 역시나 거절하지 않고 서류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신유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업무를 처리했다. 그러나 5분 만에 송지음이 내려와서 낮은 목소리로 신유리를 불렀다.“유리 언니, 대표님이 언니더러 올라오래요.”“무슨 일인데?”신유리가 물었다.“미래에 대한 일인 것 같은데요.”송지음은 말하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기분이 좋은 듯한 모습이었다.곧 신유리는 송지음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
“누가 마음대로 약속 잡으래?”아직 다들 퇴근도 하지 않았는데 신유리의 언성이 높아졌다. 분명히 화가 난 말투였다.송지음 쩔쩔매며 그 자리에 서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차 대표님이 먼저 적극적으로 저희에게 러브콜을 보냈는데 언니는 왜 그걸 받지 않아요?”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억울하고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유리 언니, 서 대표님이 언니가 아닌 저를 데리고 차 대표님을 만나러 갔다고 생각해서 저를 믿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 그래도 시도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원래 사무실은 신유리가 갑자기 화를 내는 바람에 조용해졌기 때문에 송지음의 말이 더욱 잘 들렸다.송지음은 돌려서 말했지만 뜻을 명확했다.신유리가 자신에게 불만을 품고 일부러 자신을 겨냥했다는 것이다.신유리는 잠시 머뭇거리다 눈을 감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 관장 쪽 약속은 취소 못해. 네가 차 대표님이랑 약속 잡았으니 너 혼자 가.”비즈니스를 할 때는 보통 상위에 끼어드는 걸 꺼리는데, 특히 진규성은 이번 미래 프로젝트를 책임지도록 지목받은 사람이라, 그와 어렵게 잡은 약속을 깬다면 화인 그룹과 미래의 협력은 불가능해질 것이다.그리고 차 대표도 당연히 화인 그룹의 말보다 자기 사람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다.신유리도 차원성을 만나러 가려고 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고, 이런 방식으로 만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마음이 답답한 나머지 화가 미리 끝까지 치솟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송지음에게 말했다.“지금 다른 일 없으면 차 대표님 만나러 갈 준비해."송지음은 약간 망설이다가 이내 준비하러 사라졌다. 그러고는 다시 신유리에게 와서 말했다.“유리 언니, 서 대표님이 저를 언니랑 함께 미래 프로젝트를 책임지게 했으니까, 그 기대를 절대 저버리지 않을게요. 제가 차 대표님이랑 잘 얘기해 볼게요."신유리는 송지음이 화인에 와서 다른 건 별로 배운 게 없지만 유독 말하는 기술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지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