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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도박

말하며 분노의 감정이 격해진 한소현은 곧바로 얼굴을 돌렸다.

마침 그녀를 발견한 주진우는 서둘러 달려와 아부를 떨며 말했다.

“한 비서님, 무슨 일 있어요?”

주진우의 눈은 한소현의 몸에서 떠날 줄 몰랐다.

한소현은 검은 스타킹에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고 단추 두 개가 풀린 흰 셔츠 사이로 우유처럼 뽀얀 그녀의 살결이 고스란히 드러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사님, 노아 제약회사를 따낸 걸 축하드립니다. 대표님이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어요.”

주진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별말씀을요, 운이 좋았던 것뿐이에요. 아참, 제가 오늘 저녁에 한 턱 쏠 생각인데 한 비서님도 시간 괜찮으시면 올래요?”

“좋아요.”

한소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웃으며 흔쾌히 답했다.

그러던 중 옆에 있던 서준영을 발견한 그는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준영 씨도 오세요. 비록 지금은 대변인 신분일 뿐이지만 어쨌든 회사의 일원이기도 하잖아요.”

어제 회의에서 만난 탓에 주진우는 그가 회사에서 투자한 대변인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로선 대변인의 신분은 겉치레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영향력이 없었다.

하여 그는 운 좋게 하연우의 총애를 받아 빌붙어 사는 존재라며 회사 내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다.

서준영의 이전 신분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그가 오씨 가문에 빌붙어 살다가 오민경이 바람피워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찌질하게 집안에서 쫓겨났다는 걸 알고 있다.

서준영은 주진우의 말을 듣고 표정이 어두워졌으나 그가 말하기도 전에 한소현이 비꼬듯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사님, 됐어요. 방금 준영 씨가 노아 제약공장을 따낸 건 이사님이 아니라 본인이라며 큰소리치더라고요. 이런 사람한테 식사 대접할 필요는 없잖아요.”

한소현은 홀에 있던 모든 직원이 들을 수 있게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고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뭐라고? 진짜 너무 뻔뻔하네!”

“그러니까 이사님이 협상을 통해서 따낸 게 아니라 저 찌질이가 한 거라고?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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