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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서지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의 예쁜 호박색 눈동자가 신념으로 가득 찼다.

“서지현 씨, 고민 끝났나요?”

가연 왕후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봉투에 있는 달러면 꽤 오래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양 여권은 많은 사람들이 꿈에 그리는 물건이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줬으니 동의하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지현은 콧방귀를 끼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이를 경멸했다.

“제가 당신들처럼 아저씨를 거래의 도구로 생각할 줄 아셨나요?”

가연 왕후가 깜짝 놀라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뭐라고요?”

서지현은 봉투를 집어 들더니 또박또박 이렇게 말했다.

“제가 왕후 마마의 조건만 들어준다면 이 돈과 남양인의 신분을 얻을 수 있겠죠. 이 두 물건은 제가 원하던 거 맞아요. 하지만 필요한 게 있으면 제가 직접 따내지 아저씨와 맞바꿀 생각은 없어요!”

“이게 지금...”

“왕후 마마,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서지현은 허리를 숙여 인사하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가연 왕후의 눈을 똑바로 바라 봤다.

“하지만 이렇게 말씀드릴게요. 저는 절대 물러나지 않습니다.”

“서연 언니가 그러더군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꼭 용기 내어 도전하라고 했어요. 셋째 도련님과 그렇게 이루어진 거라면서요.”

서지현은 목소리가 떨렸지만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때 언니는 자기가 재희 제약 딸임을 모르고 있었고 비천한 신분으로 어찌 셋째 도련님을 넘볼 수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에 노력을 가했죠.”

“언니가 그랬어요. 나란히 설 수 있는 사랑이야말로 제일 아름답다고요. 그 사람이 좋은 건 맞지만 나도 꿀리는 데가 없어야 어울리는 거죠.”

“저... 저도 아저씨와 나란히 설 수 있게 노력 중이에요. 내가 아저씨랑 나란히 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 꼭 알 수 있게 노력할 거라고요.”

“그러니 마마, 저는 이 조건 받지 않을 겁니다.”

서지현은 봉투를 다시 테이블에 내려놓더니 말을 이어갔다.

“저는 그 어떤 걸 준다 해도 아저씨와 맞바꾸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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