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7화

“오, 이분이 최씨 가문 도련님?”

한 중년 남성이 핸드폰의 동영상을 보며 말했다. 특히 마지막의 ‘우리 윤씨 가문을 무시하는 거냐’는 말을 듣고는 더욱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

윤정재는 눈을 바둑판에 고정한 채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의 맞은편에 앉은 남자가 툴툴거렸다.

“내 말을 듣긴 하는 거야?”

윤정재가 바둑돌 하나를 꽝 하고 바둑판에 내려놓았다. 남자가 눈을 크게 떴다.

“자네...”

“그러게 집중했어야지, 누가 내 사위를 연구하랬어?”

남자가 야비한 눈빛으로 윤정재를 째려보았다. 윤정재는 피식 웃고는 남자가 가지고 온 차를 음미했다. 다음에 올 때에는 의학 서적 몇 권을 가져오라고 부탁까지 했다.

이는 독채였다. 정교하게 지어진 화원에서 새가 지저귀고 있었다. 사처의 경비들이 없었다면 이곳이 남양 교도소의 한 부분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윤정재와 바둑을 둔 사람은 명성이 자자한 대장군, 나도훈이었다.

윤정재는 잠시 남양 교도소에 구속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훈은 인맥을 동원해 그를 이곳에 배정한 뒤 종종 그를 보러 왔다. 두 사람은 차를 마시고 바둑을 두며 여유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날 윤정재와 영상통화를 하던 강서연이 깜짝 놀라 말했다.

“아빠, 감옥에도 특실이 있어요?”

“왜, 최연준 그 자식이 네게 얘기해주지 않았어?”

강서연이 입을 삐죽하며 통화를 끊어버렸다. 그곳에 가보지도 않은 최연준이 이 사실을 알 리 없었다.

“어이, 뭐 해?”

나도훈이 윤정재의 눈앞에서 손을 휘적거렸다. 정신을 차린 윤정재가 바둑판을 치웠다.

“안 해.”

나도훈은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핸드폰에 고정한 채 최연준이 장모를 돕는 장면을 반복해 보고 있었다.

“자네 데릴사위를 정말 잘 들였어.”

“데릴사위는 무슨! 내 딸이 최씨 가문에 시집간 거야.”

“오, 그래? 꽤 마음에 드나 보네? 전엔 마음에 안 들어 했잖아.”

“누가 그래? 우리 사위가 최고야! 다시 한번 함부로 말했다간 침으로 찔러버릴 거야!”

두 사람이 티격태격했다. 마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