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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뭔가를 말해야 할 것 같았지만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 이 남자와 그랬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

하지만 그가 아니었으면 방금 상황을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강소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머릿속에 여러 단어가 스쳐 지나갔다.

사흘, 혼인신고, 가게...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최... 최군형 씨, 맞죠?”

강소아가 최군형의 이름을 불렀다. 최군형의 진열대를 정리하던 손이 멈췄다. 그는 강소아를 등지고 있었지만 그녀가 떨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최군형 씨, 그냥, 우리 같이 살아요.”

“네?”

최군형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깊은 눈이 강소아를 주시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그냥 불쌍해서 한 번 도와준 것뿐인데, 평생을 함께하자고? 도와주면 안 됐던 걸까?

강소아는 최군형의 시선을 의식하고 얼굴이 빨개져 급히 설명했다.

“거, 걱정 마요, 결혼하자는 거 아니에요. 그냥... 그냥 같이 살기만 하자고요.”

최군형이 손에 든 음료를 떨어뜨렸다.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강소아는 말하면 말할수록 얘기가 꼬이는 것 같았다. 그녀는 최군형을 이용해 급한 고비를 넘길 생각이었다. 최군형과 함께 살면 구자영이 그렇게 자주 오지 않을 것이었다.

구자영이 그녀를 난처하게 하는 방법이 이런 거라면, 그냥 결혼하고 말 것이다. 가게를 지킬 수만 있다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방금 최군형이 그녀 앞을 막아섰을 때 너무도 안심됐다.

“제 말 좀 들어봐요. 제가 당신과 결혼하지 않으면 구자영은 계속 날 난처하게 할 거예요. 제 부모님까지 이 상황에 말려들어 오는 게 싫어요. 이 가게는 우리 집의 전부에요, 이렇게 잃을 수는 없어요.”

최군형의 진열대를 정리하는 손이 점점 느려지다가 결국 멈췄다. 그는 한참을 침묵하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결혼하는 건 너무 조촐하지 않아요?”

“아니, 진짜 결혼하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강소아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날 이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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