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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다음 날 최군형은 짐을 가지고 강씨 집안에 들어섰다가 평생 받아보지 못한 “냉대”를 받았다.

강소아는 학교에서 할 일이 남았다며 스스로 가라고 최군형에게 집주소를 찍어주었다. 최군형은 그 주소를 따라갔다.

그들은 오래된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나무로 된 바닥은 밟으면 끼익하는 소리가 났다. 다행히 아주 좁은 곳은 아니었고, 복층으로 된 집에 두 세대가 살고 있었는데 강소아 가족의 집은 왼쪽이었다. 1층은 거실, 주방과 화장실, 그리고 침실이 있었다. 2층은 커다란 방이었고, 분위기 좋은 베란다도 있었다. 검은색 난간 위로 가시 돋친 장미들이 피어났다.

최군형은 정신이 팔려 이곳을 구경하고 있었다.

“여긴...”

“누나 방이에요.”

강호준이 작은 소리로 설명했다. 최군형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

“부모님이 누나에게 참 잘 대해주네요. 여기가 가장 큰 곳이죠?”

강호준이 씩 웃고는 1층으로 내려갔다. 최군형이 그 뒤를 따랐다. 좁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끼익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 곳에서 산다면 적막할 걱정은 없을 것이었다.

최군형이 보일 듯 말 듯 웃었다.

그들은 거실로 들어갔다. 강우재는 거실 중앙에 앉아 있었다. 남방에 슬리퍼만 신던 그도 오늘은 정장과 구두를 차려입고는 가장의 권위를 지키고 있었다. 소정애도 파마하고는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강소준이 자리에 앉아 흘러내린 안경을 위로 올렸다. 안경 너머로 곱지 못한 시선이 보였다.

최군형은 그들의 모습에 살짝 놀랐다.

하지만 맞은편의 세 사람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최군형은 건장한 체격에 싸움도 잘하는 데다 감옥까지 갔다 왔다. 온 식구가 달려들어도 이기지 못할 것 같았다. 게다가 과묵한 성격에 언제나 무표정으로 있으니 더욱 무서운 모습이었다. 그러니 첫날부터 기를 확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큼큼.”

소정애가 헛기침하며 강우재에게 눈치를 주었다.

평생을 소시민으로 살아온 강우재는 이런 일을 해본 적 없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너!”

최군형은 흠칫했다. 강우재가 팔을 쭉 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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