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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최군형이 패싸움 같은 일을 하다 잡혀 감옥살이를 한 줄 알았는데, 문서 위조 때문이었다니. 몸만 쓸 줄 아는 놈인 줄 알았지 이런 기술이 있을 줄은 몰랐다.

소정애가 살짝 웃었다. 최군형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는 걸 안 뒤로 그에게서 후광이 비치는 줄 알았다.

“군형아, 그럼 넌 손재주 있는 전과자인 거네! 그거 때문에 감옥살이한 거라면 나도 안심할 수 있어. 패싸움보단 백배 낫잖아. 군형아, 잘못을 저질렀어도 제때 고친다면 괜찮아. 이렇게 진짜 같은 증명서를 만들었다는 건 네 실력이 상당하다는 뜻이잖아! 이 기술을 좋은 쪽에 쓰면 사회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거야.”

“맞아! 내 생각도 그래! 군형아, 혹시 위조지폐는 만들 줄 알아?”

“쿨럭쿨럭...”

최군형이 밥을 입에 문 채 어쩔 바를 몰라 했다.

강소준은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강소아는 엄마, 아빠에게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눈치를 준 다음 일어나 물 한 잔을 따라 최군형에게 건넸다.

최군형은 힘겹게 입안의 음식물을 삼켰다.

위조지폐를 만들 줄은 몰랐지만 그릴 줄은 알았다. 그의 외할머니가 그린 반딧불이 그림 한 폭은 400억 원에 낙찰됐었다. 그리고 그는 그런 외할머니의 그림 실력을 쏙 빼닮았다.

강소아가 증명서를 서랍 안에 집어넣으며 웃는 얼굴로 최군형에게 말했다.

“마침 혼인관계증명서가 필요했는데, 너무 잘됐어요. 구자영이 또 올까 봐 오늘 하루 종일 걱정했거든요.”

“내가 있는 한 그럴 엄두는 못 낼 거예요.”

최군형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강소아가 멍해졌다. 심장이 왜 마구 뛰는지 알 수 없었다.

......

저녁식사가 끝난 후 그녀는 홀로 집을 나섰다. 여덟 시가 조금 지난 터라 식사 후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녀는 멀지 않은 해변으로 향했다. 여름의 밤바다는 언제 봐도 매력적이었다. 그녀는 어두운 해수면을, 희미한 지평선을 보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그녀는 사람 적은 곳을 찾아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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