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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강서연은 작게 몇 마디 위로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육명진의 굳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강서연은 테이블 밑으로 최연준을 툭 차고는 그에게 눈치를 주었다.

최연준도 육명진의 표정을 보아냈다. 그들 부부는 마주 보고 작게 웃었다. 어찌 된 일인지 알 것만 같았다.

육소유가 진짜이든 가짜이든 간에 육명진은 꼭 이 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었다.

*

육씨 가문을 나간 뒤, 육연우는 경호원을 따돌리고는 최군성을 이끌고 해변으로 달려갔다. 최군성은 그녀같이 창백하고 연약한 몸에서 이렇게 큰 힘이 나올 줄 상상도 못 했다.

둘은 해변에 도착했다. 체력 좋은 최군성도 지친 것 같았다. 하지만 육연우는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공허한 두 눈으로 안개가 낀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술을 꾹 깨문 그녀의 몸이 옅게 떨렸다.

최군형이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소, 소유야, 괜찮은 거지?”

육연우는 ‘소유’라는 이름을 듣자 본능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머리를 감싸고 모래사장에 주저앉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최군성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입술을 달싹이며 가느다랗게 말했다.

“군성 오빠...”

“소유야, 무슨 일 있어? 나한테 말해봐, 내가 도와줄게!”

육연우는 그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다른 사람 행세를 하는 건 힘든 일이었다. 게다가 최군형과 최군성은 모두 머리가 비상했다. 그녀 혼자서 두 사람을 속이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들에게 들키기보다는 스스로 자백하는 게 나았다.

그래서 최군성이 그녀의 컵을 가져갈 때도 못 본 척한 거였다. 그 DNA 검사지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줄 알았는데, 육명진이 자신의 표본과 육경섭의 표본을 바꿔치기할 줄은 몰랐다.

그들은 혈연관계가 있었기에 DNA 검사지는 또다시 아무런 쓸모가 없어졌다.

육연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심호흡하며 이 모든 게 곧 끝날 것이라도 되뇌였다. 최군성을 끌고 나온 것도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군성 오빠, 사실 나...”

최군성이 그녀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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