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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최군성은 온몸이 뻣뻣해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육소유, 너...”

“저, 전 군성 오빠랑 같이 나갈래요.”

육소유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최군성이 땀범벅이 돼 물었다.

“뭐?”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개를 숙여 육소유의 반짝이는 두 눈을 보자 찌릿하며 마음이 움직였다. 그 눈에는 두려움과 억울함이 가득 들어있었지만, 그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최군형은 입술을 꾹 물고는 몸에 힘을 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 그럼 제가 소유랑 갔다 올게요.”

“응, 빨리 가! 천천히 있다 와!”

부모들이 모두 어리둥절해 있는데 최군형만 웃으며 말했다.

최군성은 최군형을 째려보고는 육소유의 손에 이끌리다시피 해서 문을 나섰다.

“어떻게 된 거야? 군형아, 너...”

임우정이 어리둥절하게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다가 최군형을 보며 물었다. 강서연이 그녀의 손을 잡고 옅게 웃었다.

“우정 언니, 어떻게 말할지 모르겠는데 마침 잘됐네. 사실 그때 혼약도 충동적으로 한 거였잖아. 아이들 결혼 문제는 우리가 너무 간섭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언니 생각은 어때?”

임우정이 멍해지더니 고개를 돌려 육경섭을 쳐다보았다. 최군형은 듬직하고 영리한 데다가 능력도 있어서 둘도 없는 사위 후보였다.

하지만 어떻게 찾아온 딸인데, 고작 이런 일 때문에 딸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

육경섭은 젊을 때처럼 호탕하게 웃고는 손을 아내의 어깨에 올리며 말했다.

“맞아, 소유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하라고 해! 어차피 다 최 씨잖아!”

임우정이 웃으며 그를 툭 쳤다.

강서연과 최연준은 서로를 쳐다보며 말하려다 말았다. 그 자리에 육명진도 있었기에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됐다.

그들 몇 사람은 거실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강서연은 은근슬쩍 임우정에게 딸과 사이가 어떠냐고 물었다.

임우정이 씁쓸하게 웃고는 작게 말했다.

“뭐랄까... 낯설어.”

“어떻게 그래?”

강서연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임우정이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20년이 지났어. 20년 동안 내 딸을 못 챙겨줬다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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